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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3. “오늘 밤은 왜 다른 밤들과 다른가?”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02 조회수1,774 추천수3 반대(0) 신고

  마르 16, 1-7(부활성야)

 

                                            “오늘 밤은 왜 다른 밤들과 다른가?”

 

이는 유대인들의 “세다 예식” 중에 있는 질문입니다. “세다 예식”이란 파스카 축제 첫날 밤,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하는 가족 식사를 말합니다. 이 식사에서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출애굽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이 질문을 던집니다.

                                           “오늘 밤은 왜 다른 밤들과 다른가?”

 

오늘 우리도 이 질문을 던져 봅니다. “오늘 밤은 왜 다른 밤들과 다른가?”

그것은 한 마디로, 죄에서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살아남을 체험한 밤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살아났다는 이 사실, 곧 부활했다는 이 사실은 단지 죽었던 생명이 다시 살아나 생명을 연장해 간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변화된 생명, 곧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단지 우리를 새로운 삶에로 바꾸는 정도가 아니라, 존재 자체를 바꾸어 놓는 일입니다. 그러니,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생명으로 바꾸셨습니다.

이를 두고 사도 바오로는 고백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습니다.

                                     ~우리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콜로 3,1-3)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는 비로소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던 우리의 생명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숨겨져 있어 볼 수 없다고 해서, 결코 없는 것이 아닙니다. 곧 ‘빈 무덤’으로 비어 있다고 해서, 결코 없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비어 있고,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체험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기 때문입니다.

부활을 체험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던 사람, 사도 바오로는 고백합니다.

                                    “이제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사는 것입니다.”(갈라 2,20)

 

이토록,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던 우리의 생명이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활입니다. 오늘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알렐루야!

 

오늘, 진정 우리는 그렇게 새로이 탄생되었고, 변화 되었습니다. 그렇게 변화와 탄생의 은총을 입었습니다. 그러기에 진정한 의미의 “생일”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변화된 생명은 변화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곧 부활을 산다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모습 그대로, 우리도 기꺼이 모든 이를 위하여 자신을 내어주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자 내가 여러분에게 신비 하나를 말해주겠습니다.

                                          우리 모두 죽지 않고 다 변화할 것입니다.”(1코린 15,51)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빈 무덤’을 봅니다. ‘빈 무덤’, 그것은 적어도 예수님의 죽음을 둘러싸고, 그 어떤 일인가가 벌어졌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곧 예수님의 죽음 안에서, 무언가 새로운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왜냐하면, ‘무덤’이 죽은 이를 묻는 곳이라면, ‘빈 무덤’, 그것은 죽음 그 자체를 묻어버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빈 무덤’은 부활의 근거는 될지언정, 부활이 사건으로 체험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빈 무덤’은 제자들이 눈으로 직접 본 역사적 사실이긴 하지만, 그것은 부활의 참 뜻을 ‘눈으로는 볼 수 없다’는 상징을 말해줍니다.

그것은 자유일 것입니다. 예수님마저 죽어버린 예수님의 빈자리인 자유입니다. 곧 예수님을 예수님 되게 하는빈자리 입니다. 주님을 주님 되게 하는 빈자리입니다. 곧 우리의 제한된 시선에 갇혀지지 않는 자리입니다.

그러기에 부활의 삶은 또한 예수님의 자유를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것일 것입니다. 주님의 자유로움에 신뢰와 의탁을 두고 내맡기는 삶을 살아가는 것일 것입니다. 우리도 그렇게 자유로워지는 일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르 16,7)

 

주님!

곁에 계시는 당신을 두고도

모르는 척 무시하고 비껴가도 당신께서는 저를

형제라 아우라 부르시며 다정히 손을 잡으십니다.

붙들려 있게 하소서. 꼭 붙들려 있게 하소서.

당신 사랑에 늘 붙들리게 하소서.

꼭 붙들고 늘 함께 동행 하시는 당신을 보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을 보게 하소서.

형제들 안에서 보고 계시는 당신의 얼굴을 보게 하소서.

저희들 안에 들어와 꽃을 피우는 당신의 사랑을 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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