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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하신 예수님이 오실 갈릴래아 호숫가로 우리 모두 갑시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03 조회수1,212 추천수0 반대(0) 신고

 

이제 몇 시간 후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뵈러 부활성야 미사를 봉헌하려고 많은 분들이 가실 겁니다. 오늘 전례 때 선포될 복음은 마르코 복음의 부활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후에 예수님의 시신을 안장하신 곳을 유심히 본 여인들이 예수님이 계신 무덤에 이른 아침에 찾아갔습니다. 그 여인들 마음은 예수님께 향료를 발라드리려는 마음에 갔던 것입니다. 무덤에 갔지만 예수님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디론가 사라지신 것입니다. 이게 웬일인가 하고 몹시 걱정이 되는 상황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천사는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사실과 함께 제자들에게 가서 이 사실을 알리고 갈릴래아로 예수님이 찾아가실 거라는 언지를 남깁니다. 예수님께서 생전에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들은 겁에 질려 몹시 두려운 마음에 덜덜 떨었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려면 갈릴래아로 가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부활하셔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면 되지 않을 겁니다. 오늘 저희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오신다는 갈릴래아로 갈 겁니다. 그곳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오시기 때문입니다. 복음에는 왜 예수님께서 갈릴래아로 가셨는지 그 이유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인지 한번 상상해보려고 합니다.

 

그 이전에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을 보고 또 십자가에서 비참한 모습으로 최후를 보내신 모습에 망연자실했을 겁니다. 그들은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그 시대에 그들이 새로운 야망을 가지고 뭔가 하려는 꿈을 키웠는데, 그 일이 무너지니 실망과 절망으로 변했을 겁니다. 이젠 그런 건 하나의 헛된 욕망이라고 생각하고 눈앞에 닥친 현실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이 예전에 고기잡던 장소에 다시 되돌아갔습니다. 인간적으로는 당연히 이해가 되고도 남습니다. 그들이 처음으로 예수님을 만난 곳이 그들의 생업이 이루어진 장소였고 그곳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 곳이기도 합니다.

 

갈릴래아는 예수님께서 기적을 베푼 곳이기도 합니다. 지도를 보니 갈릴래아 호수를 보면 주로 다 북쪽에서 반원을 이루는 형태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갈릴래아로 가신 상징적인 이유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예수님을 만났을 땐 인간 예수님, 스승인 예수님을 만난 장소였다면 두 번째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될 갈릴래아는 스승인 예수님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주님으로 만나게 될 장소가 될 것 같습니다.

 

이젠 예수님을 만나게 되면 그저 물고기나 잡는 어부가 아닌 진정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고 하실 작정입니다. 이제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일을 하게 되는 사명을 부여받는 자리가 되는 곳입니다. 그 사명을 주신 후에 예수님께서는 그 임무를 잘 해 줄 것을 믿고 승천을 하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갈릴래아로 가야 되는데 우리에게 갈릴래아는 어디가 될까요?

 

우린 오늘 부활하신 예수님을 저녁에 만나러 가게 됩니다. 예수님을 뵈러 가는데 만약 뵙지 못한다면 얼마나 애석한 일이 되겠습니까? 이제 예수님을 만나러 가는 여인들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보겠습니다. 예수님께서 계신 동굴 문을 가로막고 있었던 돌이 치워져야, 예수님께서 거기 계시든 계시지 않든 의미가 있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 돌은 예수님의 부활과 상관없이 예수님을 만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입니다. 그 돌이 있는 한 우리는 아마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을 만나지 못할 겁니다. 이 돌은 우리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그 돌은 실제 예수님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 앞에 있는 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돌 때문에 우리가 예수님을 보지 못할 수가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돌은 어떤 돌일까요?

 

수없이 많을 겁니다. 자신을 위해서만 살려고 하는 욕심,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 남을 시기하는 시기, 인간이 가진 모든 욕심이 될 것입니다. 이게 있는 한 예수님이 부활하셔도 우리의 눈을 이런 게 가리기 때문에 뵙지 못할 수가 있을 겁니다. 누구나 오늘 우리는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을 만나 뵙기 위해 지금 갈릴래아로 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가서 예수님을 만나고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는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고 오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고 의아해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만나시려고 다시 오실 것이지만 모든 사람이 다 뵐 수는 없을 겁니다.눈을 뜨고도, 바로 앞에 계셔도, 자기가 자신의 눈을 스스로 탐욕 때문에 가리게 되면 아무리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셨어도 뵐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아마 많은 분들은 다 만나 뵙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로 오셨을 때 이 갈릴래아는 더 이상 우리가 있어야 할 장소가 아닌 장소인 갈릴래아를 상징할 것 같습니다. 이건 예수님을 만나기 이전의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 다시 회귀하면 안 된다는 그런 상징적인 의미도 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활하시기 전에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곳에서 탈출해야만 한다는 걸 알려주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부활성야에서는 우리 마음에 어둠 같은 동굴을 밝혀줄 초를 보면서 예수님께 이런 마음의 돌도 치워주실 것도 빌어보면 어떨까요? 오늘 모든 분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뵙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부활 다시 한 번 더 축하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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