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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05 조회수2,114 추천수8 반대(0)

부활 선물로 자전거를 받았습니다. 자전거를 처음 탄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입니다. 자전거를 빌려서 타곤 했습니다. 그 뒤로 자전거를 탈 기회가 적었는데 1999년 본당 신부가 되었을 때도 자전거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논두렁도, 강가의 길도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뺨을 스치는 바람을 느낄 수 있었고, 길가에 핀 코스모르를 보았습니다. 본당을 떠나 사목국으로 오면서 자전거를 탈 기회가 없었습니다. 20년 만에 다시 자전거를 타게 되었습니다. 함께 지내는 신부님들 대부분이 자전거가 있고, 자전거로 뉴욕을 쉽게 다니고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선물 받은 기념으로 신부님들과 부르클린 브리지까지 다녀왔습니다. 25킬로미터입니다. 자전거로는 먼 길은 아니었지만 제게는 길게 느껴진 여정이었습니다. 사실 본 것도 별로 없었습니다. 앞에 가는 신부님의 뒷모습만 보고 따라갔기 때문입니다. 자주 다니다 보면 예전에 본 것처럼 하늘의 새도 보고, 바람을 느끼고, 자유의 여신상도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하기 전에 베드로 사도는 나약했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서 물위를 걷다가 두려움을 느꼈고, 물속으로 빠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건져 주시면서 왜 이렇게 믿음이 약하냐?’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하셨을 때입니다. 베드로는 주님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탄아 물러가라.’라고 하시면서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그렇습니다. 베드는 두려움에 예수님을 배반했습니다. 믿음이 없어서 절망에 빠지고, 어둠 속으로 빠졌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전에 세상의 것을 먼저 찾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베드로 사도는 예전의 베드로가 아니었습니다. 당당했고, 두려움도 없었고, 지혜로웠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선포하였습니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이 약속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손들과 또 멀리 있는 모든 이들, 곧 주 우리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모든 이에게 해당됩니다.” 베드로 사도의 설교를 듣고 많은 사람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날 밤에만 신자가 삼천 명 가량 늘었습니다. 한국의 초대교회에는 많은 순교자가 있습니다. 배움이 부족했던 백정도 주님을 증거하며 순교하였습니다. 아직 어린 소년도 기꺼이 목숨을 바쳐서 순교하였습니다. 기력이 약한 노인도 순교하였습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는 일에는 지식도, 나이도, 건강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성령을 받으면 주님께서는 힘을 주시고, 용기를 주시고, 지혜를 주십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주님께서 마리아라고 부르셨을 때 비로소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신앙은 그런 것입니다. 먼저 하느님께서 우리를 불러 주시는 것입니다. 회개를 통해서 우리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면서 신앙은 시작됩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이제 모든 것의 우선순위를 주님께 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즐겨했던 오락, 취미, 만남이 뒤로 밀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와 선교 그리고 나눔의 삶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부활의 삶을 산다는 것은 이제 내 삶의 우선순위를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살도록 결심하는 것입니다. 일상의 삶에서 우리를 속박하는 것들을 끊어 버릴 수 있다면, 주님 부활의 의미를, 주님 부활의 기쁨을 보다 진실 되게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부활하신 주님의 기쁨과 주님의 영광이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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