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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6.“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05 조회수1,986 추천수4 반대(0) 신고

요한 20, 11-18(부활 8부 화)

 

어제 <복음>에 이어, 오늘 <복음>은 부활 예수님께 대한 막달레나 마리아의 사랑이야기 2탄입니다. 사랑의 장소는 동산입니다. 하느님의 계획이 처음 준비되고 이루어진 곳도 동산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동산에서 사랑으로 당신 모습으로 사람을 만드셨듯이, 또 다시 동산에서 사랑으로 부활의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십니다. 에덴동산을 회복시키십니다. 그리고 소명을 주십니다.

두 제자는 이미 돌아갔건만, 마리아 막달레나는 차마 무덤을 떠나지 못하고 “울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울다”의 원어의 뜻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큰소리로 통곡하여 우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곧 사랑이 그만큼 컸던 것입니다. 그 사랑으로 무덤을 들여다보고 하얀 옷을 입고 앉아 있는 두 천사를 봅니다.

                                  “한 천사는 예수님의 시신이 놓였던 자리 머리맡에,

                                   다른 천사는 발치에 있었습니다.”(요한 20,12)

 

성 그레고리우스는 천사가 있었던 “머리맡”“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요한 1,1)는 사실을, “발치”“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는 사실을 상징한다고 설명해줍니다. 곧 부활하시어 우리 가운데 살아계심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뒤로 돌아선 마리아는 예수님이 서 계신 것을 보고도 “그분이 예수님인 줄은 몰랐습니다.”(요한 20,14). 또한 그녀는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요한 20,15)라는 음성을 듣고도 그분이 누구신지를 몰랐습니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들도 그랬고(루카 24,13-35),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의 일곱 제자들도 그랬습니다(요한 21,4).

그렇습니다. 오늘도 우리 주님은 낯선 이의 모습으로 오십니다. 무엇인가를 요청하고 무엇인가를 도와달라고 하는 낯선 이의 모습으로 오십니다. 그러기에, 부활 체험은 낯선 이 안에서 그분을 만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낯선 이의 요청 안에서 그분의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할 일입니다. 그분을 알아보고 ‘눈이 열리어’(루카 24,31)야 할 일입니다. 그분은 나를 아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이 나를 이집트에서 불러내듯, 동굴에서 불러내듯 나를 불러내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요한 20,17)

이는 당신이 더 이상 육신의 손으로 붙들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손으로가 아닌 믿음으로 만지라는 말씀입니다. 자신이 아는 예수님을 떠나보내고, 자신이 모르는 낮선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손보다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만지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고 하면서, ‘우리는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붙든다.’고 말합니다.

결국, 부활은 다름 아닌 사랑의 승리이며, 사랑이 끝나지 않았음을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난 아버지의 사랑으로부터 결코 그 무엇도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부활을 선포하고 증거 하는 일은 예수님처럼,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 일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요한 20,17)

 

주님!

이제는 당신을 놓게 하소서!

제가 붙들면 속박이 되지만 당신이 붙드시면 자유이오니,

제가 붙드는 것이 아니라 당신께 붙들리게 하소서!

붙들고 있는 것은 제 마음일 뿐,

당신은 붙들 수도 붙들려지지도 않으시는 분이오니,

제가 만들어 놓은 제가 원하는 당신이 아니라,

주님이신 당신께 붙들리게 하소서!

당신 사랑은 멈춤이 없사오니,

사랑하는 일에 붙들리어 멈춤이 없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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