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휴학한다는 것 - 수필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07 조회수1,602 추천수2 반대(0) 신고

                                                          휴학한다는 것

                                                                                                              강헌모

  자녀들 중에 대학을 다니다가 휴학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가슴 아픈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군대 가기 위해 어쩔 수없이 휴학을 한다는 건 이해가 된다. 하지만 개인이나 가정 사정으로 인하여 휴학을 한다는 건 마음이 쓰리다.

  줄곧 학업을 이어 졸업을 하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한 자녀들이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원하는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돈에 허덕여서 휴학을 해야만 하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돈이 뒷받침된다면 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 가는 휴학을 할 수도 있다. 그러면 군대에서는 늦게 입대하는 것이 되어 동료 군인들에게 좋지 않게 비칠 수도 있지만 학업을 끊이지 않고 공부한 보람이 있어서 그것도 괜찮은 일일 거다.

내 아들은 4년제 대학교에서 1년을 마치고 군대 갔기에 군 휴학을 했었다. 그런데 제대하고 복학을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군대생활하면서 마음이 바뀌었는지, 상관이나 동료들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그랬다. 재학하는 학교에서는 연락이 왔는데 복학을 하지 않은 아들과 아빠인 내 마음은 과연 어떠했을까. 마음이 편치 않은 건 당연한 일이다. 해서 군대를 갔다 와서 복학을 하지 않았으니 이러저러한 아르바이트식의 일을 하다가 늦게 서야 또 다른 대학교에 들어갔다. 어느 날 아들은 대학에 대한 생각이 났는지 학위는 있어야겠다고 했다. 해서 나는 전문대학교를 추천해 주었다. 고등학교 내신 성적에 맞게 수시를 지원하도록 조언해 주었다. 해서 인천에 있는 명문 공업전문대학교에 진학하였다. 13: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가는 행운을 맞았다. 기분이 좋았다. 면접도 잘 받는 모양이다. 입학하고 나서 1년을 어렵게 다녔다. 1학기에는 외할머니 집에서 다녔고, 2학기에는 방을 얻어 자취를 하며 다녔는데, 돈 때문에 겨우 1학년을 마쳤다. 그러고는 휴학을 하였다. 휴학한 후 1년이 되면 2학년에 복학을 하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였다. 1년 연장해서 다시 휴학을 하였다. 그런 아들을 보니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한번 휴학하면 복학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걸 절실히 느꼈다. 휴학할 때는 복학을 쉽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생활하다보니 그렇게 되지 않는다. 일반휴학이라는 명목으로 하였는데 3년까지 가능하다고 하지만 휴학하기 위해서는 담당교수님을 뵙고 상담하여야 하니 더더욱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제때에 학업을 해서 잘 마쳐야 하거늘 공부하다 도중에 휴학을 하니 마음이 착잡하다. 대도시에서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은 든다. 돈이 뒷받침이 안 되면 힘이 없어 학업을 할 수 없다는 걸 느낀다.

  휴학하고 일을 해서 돈을 모아 계속 학업을 해야 하는 처지라 신경이 쓰인다. 가정형편이 어려우니 더더욱 힘이 든다. 공무원 연금공단에서 자녀들의 대학학자금을 대출받아 등록금을 내곤 했었다. 나중에 무의자로 분할해서 상환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그것이 빚이니 생활하면서 감당하기가 어렵다. 대학을 외지에서 다니려면 방값, 생활비등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생활비가 들어가니 더더욱 힘이 드는 걸 느꼈다.

  한 번 더 연장한 휴학기간동안 잘 생활해서 내년에는 꼭 복학해서 학교를 잘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아들은 돈을 벌어서 절약해서 모아 1년 남은 학업을 끝내고 학위를 받았으면 한다. 휴학하고 돈을 번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니 잘 참고 견디어 내어 알뜰하게 생활하였으면 한다. 강한 마음으로 생활해서 곡 복학하여 졸업을 해야 한다는 굳은 신념을 지녀야 하리라.

  딸도 휴학을 1년 하였는데, 안쓰러웠다. 생각했던 것 보다 성적이 안 나와서 실망해서 휴학을 했나보다. 가정형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자녀들이다. 2년간 연속해서 국가 장학금을 받고 다녔던 딸로 인해 가정경제에 도움이 되었다. 헌데 한때는 장학생으로 선발 될 성적이 나오지 않았기에 휴학을 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해서 집에서 먼 거리에 위치한 곳 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백화점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하곤 하였다. 큰돈은 모으지 못하고 그냥 딸의 생활비정도라면 맞을는지 모르겠다.

  1년 동안 학업을 하지 않고 아르바이트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돈이 있으면 놀면서 생활비를 쓸 수 있지만 그런 처지가 아니어서 힘든 거다. 또 마음의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하니 말이다.

  딸이 휴학을 했을 때 마음은 어떠했을까. 아들인 남자의 마음과는 다를 수도 있을게다. 대학교에 같이 들어간 친구들은 공부를 계속해서 제 때에 졸업을 하는데, 복학해서 1년을 늦게 졸업해야 하는 처지니 마음이 가볍지는 않을 수 있겠다.

  아무래도 휴학을 하는 자체가 좋은 일이 아닐 거라 생각되어져 마음의 짐이 생길 거다.

  1년 뒤에 딸은 복학을 하였다. 복학하기 위해 등록금을 내고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딸도 다시 학업을 할 수 있다는 마음에 생기가 도는 듯 했다. 1년 동안 사회생활해보니 아무래도 공부하는 것보다는 못하였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자퇴나 중퇴나 휴학은 아무래도 편한 친구라 할 수 없다. 나도 대학을 다녔다. 하지만 중퇴한 때도 있었고, 다른 대학교에 들어가서 공부하다 휴학을 한 때도 있었다. 아니 휴학이라 할 수 없는 그냥 쉬는 시기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오래전의 일이라 그렇다. 하여간 1년은 쉰 건 사실이다. 전과를 하려고 한 건지, 하여튼 나는 학과를 세 군데를 다닌 이력이 있어 부끄럽다.

  나는 아들이 휴학계를 내는 걸 보고 빠진 것 없이 잘 했는지 궁금해 했다.

  복학을 해야 하는데, 그 시기를 넘겨 휴학을 연장하지 않거나 등록을 하지 않으면 제적되니 만큼 신경이 많이 쓰이기도 했다. 휴학을 연장하고 나서 인천에서 가져온 휴학확인서를 보는 순간 내 마음은 또 쓰라렸다. 종이 한 장에 적혀있는 걸 보고 누누이 확인하며 착잡한 마음으로 생각에 사로잡혔다. 1년 뒤에 꼭 복학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다시금 새겨본다.

 

                                                              2019. 3. 18.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