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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삼손과 들릴라[18] / 판관들의 시대[1] / 판관기[1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07 조회수1,723 추천수0 반대(1)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8. 판관 삼손(6-4/5) : 삼손과 들릴라(판관 16,4-22)

 

사실 헤브론은 가자에서 쾌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그렇게 무거운 짐짝을 맨몸으로 쉽게 나를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그것도 산꼭대기에다 올려다 놓아 누구나가 다 볼 수가 있도록 해 두었다. 필리스티아 사람들의 억장이 무너졌고 자존심마저 상하는 일이기도 했다. 이스라엘에게는 하느님의 자비가 실린 징표이기도 했으리라. 이러한 일이 있고 난 뒤, 삼손은 소렉 골짜기에 사는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곳은 삼손의 고향 초르아 서쪽에 있는 조그마한 계곡이다. 그 여자 이름은 들릴라였다. 필리스티아 제후들이 그 여자에게 올라가서 말하였다. “삼손을 구슬러 그의 그 큰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우리가 어떻게 하면 그를 잡아 묶어서 꼼짝 못 하게 할 수 있는지를 알아내어라. 그러면 우리가 저마다 너에게 은 천백 세켈씩은 주겠다.”

 

그리하여 들릴라가 삼손에게 물었다. “당신의 그 큰 힘이 어디서 오는지, 어떻게 하면 당신을 묶어서 꼼짝 못 하게 할 수 있는지 말해 주세요.” 삼손이 그 여자에게 대답하였다. “마르지 않은 싱싱한 줄 일곱 개로 묶으면, 내가 약해져서 여느 사람처럼 된다오.” 그래서 필리스티아 제후들이 마르지 않은 싱싱한 줄 일곱 개를 올려 보내자, 들릴라는 그것으로 삼손을 묶었다. 복병을 미리 자기 방에 숨겨 둔 들릴라가 그에게 말하였다. “삼손, 필리스티아인들이 당신을 잡으러 와요.” 그러자 삼손은 불에 닿은 삼 오라기를 끊듯이 그 줄들을 끊어 버렸다. 이렇게 그 힘의 비밀이 알려지지 않았다. 들릴라가 삼손에게 말하였다. “이봐요, 당신은 나를 놀렸어요. 나한테 거짓말을 했어요. 무엇으로 묶으면 되는지 이제 말해 주세요.” 삼손이 그 여자에게 대답하였다. “한 번도 쓰지 않은 새 밧줄로 묶기만 하면, 내가 약해져서 여느 사람처럼 된다오.”

 

그래서 들릴라는 새 밧줄을 가져다가 삼손을 묶고 나서는 조용히 말하였다. “삼손, 필리스티아인들이 당신을 잡으러 와요.” 그러나 그 방에는 그녀가 미리 복병을 숨겨 두고 있었다. 그러자 삼손은 제 팔을 묶은 밧줄을 실처럼 끊어 버렸다. 이에 들릴라가 삼손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여전히 나를 놀리고 나한테 거짓말을 하는군요. 무엇으로 묶으면 되는지 말해 주세요.” 삼손이 그 여자에게 대답하였다. “내 머리털 일곱 가닥을 베틀 날실로 땋아 말뚝에 매고 벽에 박아 놓으면, 내가 약해져서 여느 사람처럼 된다오.” 그래서 들릴라는 그를 잠들게 하고 나서는, 그의 머리털 일곱 가닥을 베틀 날실로 땋아 말뚝으로 박아 놓은 다음 말하였다. “삼손, 필리스티아인들이 당신을 잡으러 와요.” 그러자 삼손은 잠에서 깨어나서는 말뚝과 날실을 뽑아 버렸다.

 

들릴라가 또 삼손에게 말하였다. “마음은 내 곁에 있지도 않으면서, 당신은 어떻게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 이렇게 나를 세 번이나 놀리면서, 당신의 그 큰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정녕 말해 주지 않는군요.” 이런 말로 들릴라가 날마다 들볶고 조르는 바람에, 삼손은 지겨워서 정말 죽을 지경이 되었다. 그래서 삼손은 마침내 자기 속을 다 털어놓고야 말았다. “내 머리는 면도칼을 대어 본 적이 없소. 나는 모태에서부터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기 때문이오. 내 머리털을 깎아 버리면 내 힘이 빠져나가 버릴 것이오. 그러면 내가 약해져 다른 사람처럼 된다오.” 삼손이 자기 속을 다 털어놓은 것을 본 그녀는, 필리스티아 제후들을 불러 모으려고 전갈을 보냈다. “이번에는 직접 올라오십시오. 그가 자기 속을 죄다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자 제후들이 그녀에게 저마다 돈을 잔뜩 들고 올라왔다. 들릴라는 삼손을 무릎에 뉘어 잠들게 하고는, 사람 하나를 불러 일곱 가닥으로 땋은 그의 머리털을 면도날로 깎게 하였다. 그러자 삼손의 힘이 빠져나가 버렸다. 그리하여 들릴라가 말하였다. “삼손, 필리스티아인들이 당신을 잡으러 와요.” 삼손은 잠에서 깨어나, ‘지난번처럼 이번에도 밖으로 나가 몸을 빼낼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였다. 그는 주님께서 자기를 떠나셨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필리스티아인들은 삼손을 붙잡아 그의 눈을 후벼 낸 다음, 가자로 끌고 가서 청동 사슬로 묶어, 감옥에서 연자매를 돌리게 하였다. 그런데 그의 깎인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기 시작하였다. 

 

이 일은 삼손만이 필리스티아인들에게 망가진 것이 아닌, 이스라엘의 구원자가 원수의 손에 잡혀있게 된 것이다.[계속]

 

[참조] : 이어서 ‘19. 판관 삼손(6-5/5) : 삼손의 복수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들릴라,필리스티아,나지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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