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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2주간 월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12 조회수1,484 추천수0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은 존재의 근원을 이해하는 데 핵심은 지금 눈에 보이는 외형적인 모습에 있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모습 속에서 근본 존재의 근원을 찾아봐야 한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람은 누구나 어머니 뱃속에서 어머니 태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이건 단순히 육적인 태어남입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납니다. 이건 불변의 진리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니코데모와 예수님과의 대화를 통해 하나 알 수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사람의 탄생은 육적으로 태어나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 영적으로 태어나는 새로운 탄생의 의미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엔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날 때는 육에서 태어나지만, 우리가 이런 상태로는 절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야만 하느님 나라에 갈 수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물이 있습니다.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입니다. 물은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씻게 해 주는 정화의 성질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엔 우리 모두는 어머니 뱃속에 있는 양수에서 태어났습니다만, 우리는 또 다시 한 번 더 하느님의 물로 태어나지 않으면 그냥 단순히 지극히 살만 가지고 태어난 육적인 존재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이 살의 의미는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죄의 뿌리가 되는 욕망 속에서 원죄의 속성을 가지고 태어났고 그 욕망이 또 다른 죄의 굴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굴레를 벗어나야만 죄라는 속성에서 탈피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처음엔 인간의 육적인 속성에서 태어났지만 하느님의 속성을 가진 성령의 물로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니코데모의 말대로 다시 우리는 어머니 뱃속으로 들어가서 태어날 수가 없은 것처럼 말입니다. 니코데모는 바리사이파였지만, 예수님 속에서 하느님의 신성을 일찍이 알아본 인물이었습니다. 성격이 소심했는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봐야 했기 때문에 그래서 밤에 찾아갔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대화에서 니코데모에게 에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를 볼 수가 없다고 하셨을 때 이때 라는 것은 물리적인 장소의 개념인 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내용상 보면 위는 물과 성령이라는 말씀이 이어지는 걸로 봐서는 성령 하느님을 상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성령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외형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모습이 수반되는 걸 의미할 수도 있지만, 그런 의미를 가지지 않고도 그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죄의 굴레를 끊는 것, 다시 말해 죄로부터 탈피입니다. 이 탈피는 육적인 삶에서 영적인 삶으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이것이 새로운 탄생인 거듭남의 비밀이 숨어 있는 하느님의 신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새로운 양수가 필요합니다. 양수는 어머니 뱃속에서 태아의 생명을 보존해 주는 보호벽 역할을 한 것처럼, 우리는 이런 양수가 없으면 지금 이 몸으로는 우리의 영원한 본향으로 갈 수가 없을 겁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마치 자외선이 우리 몸을 상하게 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 보호하듯이, 우리도 이처럼 우리 주위에 있는 죄의 유혹을 차단하는 새로운 방어벽을 만들어야 할 겁니다. 그 방어벽은 물리적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의 존재가 육적인 삶만 살다가 그저 죽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원래는 영원한 생명의 세계에서 살았던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하늘의 것을 추구하는 영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애쓰는 게, 바로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남을 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게 바로 영적인 양수와 같은 것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삶을 사는 데에는 반드시 희생이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 희생이 또 다른 피 흘림입니다. 그 피 흘림만이 우리가 하느님 나라를 가는 데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과정인 셈입니다. 희생의 또 다른 말은 사랑입니다. 사랑이 없는 희생은 위선이고 기만입니다. 이런 것으로는 하느님 나라의 기업을 물려받을 수가 없을 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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