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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난과 영원한 월계관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20 조회수1,185 추천수1 반대(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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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제가 보낸 카톡에 답장을 주셨습니다. 이분이 굿뉴스에서나 카톡으로 보내주시는 글을 보면서 한 생각이 있습니다. 확실한 건 잘 모르지만 신앙의 내공은 절로 생기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분 같습니다. 말은 길게 한다고 울림을 주는 건 아닐 겁니다. 경험이 가장 훌륭한 선생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저는 신앙에 대해 아는 건 별로 없지만 설령 조금 안다고 해도 귀동냥한 수준입니다.

 

물론 책을 통해서 알 수도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도움은 될 수가 있지만 지금까지 저의 짧은 경험으로 본다면 나름 영성서적을 보통의 평균적인 신자 이상으로 읽었다고 해서 신앙이 성숙되고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걸 기본으로 한 상태에서 그다음엔 시련을 통해서 인내를 배우고 그런 과정을 통해 형성된 내공이 있을 때 믿음이 확고히 뿌리를 내릴 수가 있다는 걸 주위에 믿음의 내공이 강한 분들을 보면서 느끼는 생각입니다.

 

본당에서도 그런 분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저희 본당에 수사님 한 분과 수녀님 한 분, 두 분의 수도자를 하느님께 봉헌하신 분이 계십니다. 수사님은 의사의 길을 가다가 수사의 길로 가셨습니다. 꽃동네에 계시다가 지금은 남미에 계십니다. 아버지께서도 예전에 소아과 의사였습니다. 부모님 두 분을 보면서 항상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어린 아이를 상대만 해서 그런지 아이 같은 순수한 모습이 얼굴에 배어 있습니다. 어머니 되시는 자매님은 성가대에서도 오랜 세월 봉사를 하셨습니다. 이젠 연세도 있고 하셔서 봉사를 하지 않으십니다. 이분을 봐도 그냥 얼굴에서도 경건한 신앙인의 모습이 그대로 배어 있는 걸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건 제 혼자만의 느낌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된 분위기입니다. 한두 사람만 그렇게 느낀다면 주관적이라고 할 수가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낀다는 것은 무엇인가 모르지만 그런 카리스마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분들도 하루아침에 그런 모습이 된 것은 아닐 겁니다. 시련을 떠나서 나름 신앙인의 모습에 합당한 사람으로 살아가시려고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기에, 아마 지금의 그런 모습으로 변화가 되셨을 거라고 보여집니다. ‘생긴 대로 논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이 비속한 말 같지만 이 말이 진리입니다. 사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노는 대로 생긴다'가 더 정확한 말이 맞을 겁니다. 자기가 살아가는 인생의 모습이 그대로 자기 얼굴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이게 진실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지금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자신의 얼굴에 다 기록이 될 겁니다. 이건 지울 수도 없을 겁니다.

 

예전에 스님한테서도 이런 내용의 법문을 많이 들었습니다. 죽을 때 사람의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이 한평생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사우나를 가지 않습니다만 사우나에서 자주 만나는 분이 계십니다. 거의 매일 만납니다. 장의사를 하고 계십니다. 종교하고는 상관은 없어도 이분이 하시는 말씀을 봐도 이분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분은 아니시지만 고인을 예전에 염하면서 그분의 경험을 토대로 비추어보면 어떤 분은 자기가 봤을 때 느낌으로 좋은 곳에 가셨을 것 같다는 확신이 오는 사람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참 세상을 살면서 험악하게 살았네 하고 그런 느낌이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좋은 느낌을 받는 사람은 반드시 유족에게 그런 느낌을 전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것도 유족들에게 고인을 위해서 해 주는 덕담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냥 할 일만 해 주시는 걸로 일을 마친다고 하셨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분과 또 불가에서는 법문의 말씀을 근거로 해서 보면 생긴 대로 논다는 말 속에 엄청난 진리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독서를 보면 스테파노는 돌에 맞아 순교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마지막에는 주님을 찬미하며 자기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시기를 간청하면서 순교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모습은 마지막에 예수님의 모습과 똑같습니다.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위해, 복음을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바치면서까지 또 남에게 돌을 맞아가면서까지, 원망 없이 주님만을 위해 주님이 가신 그 길을 그대로 간 모습을 보니, 우리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진정한 예수님의 자녀가 되는지, 다시 한 번 더 말없는 교훈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런 모습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닐 겁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면서 온갖 시련을 이기며 인내한 사람만이, 그 경지에 오를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만이 하느님으로부터 영원한 하늘의 월계관을 받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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