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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 가까워진 룻과 보아즈 / 룻기[4]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23 조회수1,421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 가까워진 룻과 보아즈(3,1-18)

 

사실 나오미가 룻에게 일러 준 구원자는 히브리어로는 고엘, 이스라엘에서는 아주 중요한 뜻을 가진 속량의 법이다. 이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가정을 보호하고 지키려는 의도로 여겨졌다. 다시 말해 어느 가정이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가까운 친족이 그 가족들과 재산을 지켜 주고 돌보아 주어야 하는 의무를 지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서로 도우며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해결책의 일환으로 적절하게 시행되었다. 심지어는 누가 살해되었을 경우에는 복수를 대신하는 권리와 의무를 지니기도 했다. 특히 룻과 나오미의 경우, 이들의 구원자는 나오미가 매각하려는 땅을 매입하고 룻과 혼인하여 룻의 남편에게 후손을 마련해 줄 의무까지 지닌다.

 

그리하여 이런 생활이 한참이나 지속되어오는 차에, 시어머니 나오미가 며느리 룻에게 정중하게 말하였다. “내 딸아, 네가 행복해지도록 내가 너에게 보금자리를 찾아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데 네가 함께 있던 여종들의 주인인 보아즈는 우리의 친족이 아니냐? 보아라, 그분께서는 오늘 밤 타작마당에서 보리를 까부를 것이다. 그러니 너는 목욕하고 향유를 바른 다음에 겉옷을 입고 타작마당으로 내려가거라. 그러나 그분이 먹고 마시기를 마칠 때까지 그분 눈에 절대 띄어서는 안 된다. 그분이 자려고 누우면 너는 그분이 누운 자리를 사전에 알아 두었다가, 거기로 가 그 발치를 들치고 누워라. 그러면 그분이 네가 해야 할 바를 일러 줄 것이다.”

 

그러자 룻이 나오미에게 제게 말씀하신 대로 그대로 다 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고는 타작마당으로 내려가서 시어머니가 시킨 대로 다 하였다. 보아즈는 먹고 마시고 나서 흡족한 마음으로 보릿가리 끝에 가서 누웠다. 룻은 살며시 가서 그의 발치를 들치고 누웠다. 한밤중에 그 남자가 한기에 몸을 떨며 웅크리고 돌아눕는데, 웬 여자가 자기 발치에 누워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너는 누구냐?” 하고 묻자, 그 여자가 저는 주인님의 종인 룻입니다. 어르신의 옷자락을 이 여종 위에다 펼쳐 주십시오. 그리고 어르신께서는 누구보다도 저의 구원자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사실 남자가 여자 위에 자기 옷을 펼친다는 것은 그 여자를 자기 아내로 맞는다는 상징적 행동이다(신명 27,20; 에제 16,8 참조). 더구나 룻도 스스로를 여종으로 칭할 정도로 보아즈에게 존대와 공손의 표현을 아무 스스럼도 없이 자연스레 보낸다.

 

그러자 이에 보아즈가 조용히 룻에게 일렀다. “내 딸아, 너는 주님께 복을 받을 것이다. 네가 가난뱅이든 부자든 젊은이들을 쫓아가지 않았으니, 네 효성을 전보다 더 훌륭하게 드러낸 것이다. 자 이제 내 딸아, 두려워하지 마라. 네가 말하는 대로 다 해 주마. 온 마을 사람들이 네가 훌륭한 여인이라는 것을 다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내가 구원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너에게는 나보다 더 가까운 구원자가 있다. 이 밤을 여기에서 지내라. 아침에 그가 너에게 구원 의무를 실행한다면, 좋다, 그렇게 하라지. 그러나 그가 만일 너에게 그 의무를 실행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주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내가 너를 꼭 구원하마. 아침까지 여기에 누워 있어라.”

 

그래서 룻은 이른 아침까지 그의 발치에 누워 있다가, 사람들이 서로 알아보기 전에 일어났다. “타작마당에 이 여자가 왔었다는 사실이 알려져서는 안 된다.”고 보아즈가 말하였기 때문이다. 그때에 보아즈가 네가 쓴 너울을 이리 내어 붙잡고 있어라.” 하고 말하였다. 룻이 그것을 붙잡자 그는 보리 여섯 되를 퍼서 거기에 담아 주고 마을로 들어갔다. 룻이 시어머니에게 오자 내 딸아, 어찌 되었느냐?” 하고 물었다. 룻은 보아즈가 자기에게 해 준 일을 다 말하였다. 그리고는 “‘시어머니에게 빈손으로 가서는 안 되지.’ 하시면서 이 보리를 제게 주셨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나오미가 말하였다. “내 딸아, 일이 어떻게 될지 알게 되기까지는 너는 여기 잠자코만 있어라. 그분은 오늘 안으로 이 일을 결말짓지 않고서는 가만히 있지 못할 것이다.”

 

그 후 보아즈는 성문으로 올라가 거기에 앉았다. 때마침 보아즈가 말하던 그 구원자가 지나갔다. 보아즈가 여보게, 이리로 와서 앉게.” 하고 말하니 그가 와 앉았다.[계속]

 

[참조] : 이어서 ‘5. 룻과 보아즈의 혼인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구원자,고엘,보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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