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목자의 삶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24 조회수1,589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은 성소주일입니다. 성소가 무엇인지는 오늘 매일미사에도 언급이 돼 있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입니다. 성소 하면 제일 먼저 사제나 수도자를 생각하게 될 겁니다. 몇 년 전에 성소주일에 제 본당에 한 신부님이 1년 동안 안식년을 하시면서 더부살이를 하셨던 신부님이 계십니다. 성소주일에 미사를 집전하시면서 성소에 대한 강론을 하셨습니다. 지금은 다른 본당에서 사목을 하시고 계십니다. 영명이 저와 똑같습니다. 베드로 신부님이십니다. 강론 중에 그분이 퀴즈를 하나 냈습니다. 저는 처음엔 솔직히 몰랐습니다. 힌트를 주시는데 그때 저는 정답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았습니다. 속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미사 중에 정답을 말하기엔 분위기가 좀 그렇지 않습니까?

 

신부님의 질문이 지금 정확하게 생각은 나지 않지만 아마 가장 기본이 되는 성소가 뭔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질문이 힌트였습니다. 바로 세례성사였습니다. 세례는 누구나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니 가장 근원적인 성소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착한 목자와 삯군이 나옵니다. 대부분 오늘 복음을 보면  복음에서 목자가 나오니  아마 성직자이신 신부님들만을 생각하실 겁니다. 물론 예수님이 제일 먼저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다른 걸 한번 묵상하고자 합니다. 작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 압송로를 걸었습니다. 그땐 제 생애에 마지막이 될지 몰라서 걸었습니다. 60킬로미터입니다. 세 번 참석해서 두 번 완주하고 한 번은 중간까지만 걷고 다리 상태가 좋지 못해 중도에 포기했습니다. 작년에는 어떻게 시간이 되셔서 전주교구호남교회사 연구소장님으로 계시는 사도요한 신부님이 참석하셔서 같이 걸었습니다.

 

마침 많은 시간을 신부님과 대화를 하면서 걸었습니다. 그때 춘천교구에서 참가한 자매님도 같이 나란히 걸으면서 이 자매님이 특히 순교자 영성에 대해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교회사에 대한 지식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이에 관련한 심도 깊은 대화를 신부님과 이야기하시는 것을 저는 들으면서 중간 중간에 그 내용에 대해 질문만 하면서 중요한 내용은 가슴에 담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지점에서 신부님과 저와 둘만 대화를 하다가 성소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가장 인상적인 내용 하나가 기억에 남는 게 있었습니다. 지금 기억이 조금 희미합니다. 그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건 기억이 납니다.

 

본당 신부는 지옥에까지 가서라도 영혼을 구원하고 난 후에 자기(신부,사목자)는 나중에 구원을 바란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요지는 그렇습니다. 이런 예가 더 쉬울 겁니다. 배에 조난이 되었을 때 선장이 있습니다. 선장은 제일 먼저 탈출을 하는 게 아니라 승객의 안전을 위해 구호조치를 다 마무리한 후에 마지막에 자신의 몸을 생각하는 그런 내용과 흡사합니다. 지금 신부님께 전화로 여쭤보기엔 민폐라 다음에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난 후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때 신부님의 그 말씀을 듣고 순간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진짜 목자는 그래야 하는가 하고 말입니다. 그땐 저는 목자가 될 사정은 아니지만 수도자가 되려고 마음을 먹은 상태였기 때문에 비록 수도자는 사목하는 신부님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정신만을 그런 정신으로 살고, 그런 마음으로 수도자의 길을 간다면 그것도 훌륭한 수도자가 되는 길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가슴에 담았습니다.

 

지금은 다시 세상에서 살게 되었지만 오늘 복음에 나오는 목자의 심정은 꼭 성직자만 그런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평신도도 평신도로서 왕직, 예언직, 사도직도 수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길을 가기 위해서 우리는 세례를 받은 것입니다. 폼으로 세례를 받은 게 아닐 겁니다.

 

목자는 고달픕니다. 양들이 말을 잘 들으면 괜찮지만, 양은 온순한 동물로 알지만 실제는 성격이 좀 그렇습니다. 한 성격 합니다. 그러니 이사야에도 제 갈 길을 가고 싶어 뿔뿔이 가는 것으로 묘사를 한 걸로 보면 고집도 보통 고집이 아닙니다. 이런 양들을 지키려고 지금도 기도하시는 착한 목자이신 신부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오늘은 그분들을 위해서 사제를 위한 기도를 한 번씩 다 바쳤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목자이신 신부님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를 하고 그분들의 고충을 헤아려보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를 할 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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