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28 조회수2,069 추천수10 반대(0)

매일 아침 산보 가는 길에 성당 앞을 지나게 됩니다. 며칠 전입니다. 성당 앞에서 차가 멈추더니 한 어르신이 내렸습니다. 내리면서 짐이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저를 부르시면서 짐을 성당까지 옮겨달라고 하셨습니다. 길을 가는 중이었고, 시간도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짐을 옮겨 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아침 미사에 오신 분들을 위해서 전복죽을 끓여 오셨다고 합니다. 짐을 옮겨 드리는 중에 어르신께서는 제가 사제라는 것을 알아보셨습니다. 신부님인줄 몰랐다고 하시면서 미안해 하셨습니다. 잠깐의 일이었지만 어르신을 도울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도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키레네 사람 시몬도 저처럼 길을 가고 있었을 겁니다. 로마의 군인은 기력이 약해진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다 넘어지니 걱정이 되었을 겁니다. 빨리 목적지에 가야하는데 예수님이 넘어졌기 때문입니다. 마침 키레네 사람 시몬이 길을 가고 있었고, 로마의 군인은 키레네 사람 시몬에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도록 하였습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은 기쁜 마음으로 갑자기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갔습니다. 그러기에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으며, 십자가의 길 5처에서 그의 행동을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작년 8월입니다. 부르클린의 한인 성당에 계시던 신부님이 3개월간 한국엘 다녀오신다고 하였습니다. 제게 미사를 부탁하였고, 3개월은 충분히 도와 드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홍보를 다닐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으로 가신 신부님은 사정상 다시 성당으로 돌아 올 수 없게 되었고, 후임 신부님이 결정되지 않아서 10개월째 미사를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시간이 허락되는 만큼은 미사를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부르클린 교구에서 후임사제를 결정하면 좋겠습니다. 주변을 보면 기쁜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베로니카 어르신은 후원금을 잘 모으십니다. 후원금을 모아서 아프리카에서 선교하시는 신부님들에게 전해 주시기도 합니다. 남미에서 선교하시는 수녀님에게 전해 주시기도 합니다. 제가 있는 가톨릭평화신문에도 후원금을 전해 주셨습니다. 80이 훌쩍 넘으셨는데도 늘 건강한 모습으로 기쁘게 지내십니다. 건강해서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남을 도우시기에 건강하신 것 같습니다.

 

교회는 완벽한 사람들만이 있는 곳은 아닙니다. 허물이 있는 사람도 있고, 다시 잘못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순간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언쟁을 벌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교회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은총의 빛으로 교회를 비추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부족한 사람들이지만 주님을 믿고 따르면서 서로 아껴주고, 사랑할 때 우리의 부족함도 우리의 허물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우리의 허물을 씻어내는 가장 큰 방법은 바로 겸손함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찬사를 받았을 때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요한은 사명을 다 마칠 무렵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희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분이 아니다. 그분께서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오늘 내가 만나는 분들을 주님께서 보내신 분이라고 생각하며 정성껏 우리들의 마음을 다해서 사랑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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