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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01 조회수1,144 추천수1 반대(0) 신고

 

만약 누군가를 잘 알려고 하려면 그 사람과 오랜 시간을 함께해야만 그 사람을 잘 알 수가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땐 제가 개신교를 다녔고 또 인터넷상에서 종교로 만났던 것입니다. 같은 경상도이지만 대구 사람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말이 참 정겹고 특히나 옛날 말투로 하는 호칭이 저에겐 참 좋았습니다. 요즘 시대에 오라버니라는 호칭을 하는 말은 드라마 같은 곳에서나 들을 법한 말일 겁니다. 결혼을 전제로 해서 만났기 때문에 지금으로써는 첫 여자이자 마지막 여자였습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습니다. 정말 순수하게 사랑한 여자였습니다. 제 심장도 줘도 아깝지 않은 여자였습니다. 바다를 좋아해서 포항에 자주 갔습니다.

 

다들 연애를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부터는 눈빛만 봐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낼 수가 있습니다. 그건 같이 함께한 시간이 많아야 가능한 것입니다. 지금 십 몇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살아 있을 때 그 눈망울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시간만 나면 서울에서 대구까지 자주 왔다 갔다 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 그애와 함께한 시간이 저에겐 아주 중요한 추억과도 같은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전제로 해서 만난 여자라 그 외 만난 여자는 그냥 학창시절에 만난 선후배 여자 정도일 겁니다.

 

저에겐 여자 선배가 많았습니다. 선후배로 지냈고 오랜 시간 함께했어도 어느 정도로만 선배의 성격이나 마음을 알 수가 있는 정도입니다. 시시콜콜할 정도로 알 수가 없습니다. 제 여자도 아닌데 굳이 그렇게까지 알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같이 오랜 시간을 함께했지만 결혼을 생각한 여자와 선배랑 비교해보면 하나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선배는 함께한 시간만 보면 결혼하려고 했던 여자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선배도 있습니다. 졸업 후에 직장이라는 것으로 함께한 시간을 포함하면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신의 경지까지는 아니더라도 결혼할 여자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그건 물론 함께한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필립보에게 오랫동안 제자들과 예수님과 같이 함께한 시간도 많은데 어떻게 해서 나를 잘 모르느냐?”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무슨 말씀이겠습니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의 의도는 이 정도면 당연히 나에 대해 좀 알아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말씀이 아니겠습니까? 근데 제자들은 예수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그들이 예수님을 바라보는 마음에 달렸던 것 같습니다. 마치 제가 여자 선배를 바라본 거랑 장래를 생각하며 만난 여자랑의 차이와 같은 것입니다. 선배를 만날 땐 선배까지로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선후배에 대한 예의만 지키면 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결혼을 약속한 여자는 달랐습니다. 평생을 함께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이가 각별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하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얼마나 예수님과 우리 사이에 마치 연인처럼 사랑을 나누듯 자신의 마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연인처럼 예수님께 온전한 마음을 드렸느냐 드리지 않았느냐에 따라 예수님의 마음을 잘 알 수가 있느냐가 결정될 겁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마음이 적게 가는 건 당연합니다.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상대방을 잘 알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잘 알 수 있는 것도 이 이치와 같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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