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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 행주와 걸레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01 조회수867 추천수4 반대(0) 신고

 

두 달 전에 행주가 좀 필요해서 행주를 샀습니다. 극세사로 된 행주였습니다. 어떻게 마트에서 판매하는 색깔이 분홍색밖에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분홍색을 선택했습니다. 두 개를 번갈아가며 사용하다가 중간에 설거지를 하면서 어떤 음식물 국물이 행주에 물이 그만 들었습니다. 이게 금방 세탁하면 색이 빠질 줄 알았는데 빠지지 않았습니다. 약간 물이 배였는데 미관상 보기가 좋지 못해 행주로 사용하기에 좀 그래서 걸레로 사용하기로 하고 그때부터 걸레로 사용했습니다.

 

오늘 문득 걸레를 보면서 재미난 묵상을 하나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마트에서 구매할 때는 행주로 사용하려고 산 것인데 어떻게 그것도 똑같은 제품인데 물론 제가 잘못해서 그런 것이지만 하나는 원래 용도대로 행주로 잘 쓰고 있고 하나는 그만 걸레로 사용되는 걸 보고 크게 생각한 바가 있어서 재빨리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행주와 걸레는 둘 다 뭔가를 깨끗하게 하고 청결하게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근데 약간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행주는 위생상 그래도 조금은 깨끗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행주는 더러워져도 세척을 하면 깨끗한 이미지 그대로 남습니다. 행주는 걸레로 사용하려면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근데 걸레는 한번 걸레로 사용되면 아무리 설사 깨끗하게 소독을 하고 한다고 해도 행주로 사용하기엔 조금 힘듭니다. 걸레는 처음부터 걸레가 아니였습니다. 제 부주의로 음식물 국물을 설거지할 때 잘못 처리하다가 국물이 배어 그만 걸레로 용도를 변경하게 된 것입니다. 이 생각을 하면서 신앙에 한번 적용해봤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 처음엔 다 깨끗한 행주처럼 깨끗한 행주였을 겁니다. 잘 관리를 하면 행주로서 역할을 계속하게 될 것입니다. 근데 자칫 잘못하면 가령 제가 설거지할 때 실수로 음식물 국물이 배게 되었을 때 그나마 빨리 세척했으면 행주로 사용할 수가 있었을 겁니다. 저는 물속이고 또 세제로 휑구면 금방 깨끗해질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건 제 생각이었고 오판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신앙생활하면서 이런 오판을 많이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물질은 가능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일이 벌어지면 빨리 세척을 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조치일 수가 있을 겁니다. 그렇게 해도 잘 되지 않을 수도 있을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이게 아니더라도 묵은 때가 잘 지워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겁니다. 묵은 때는 사실 제때 세탁을 하지 않고 그게 횟수가 누적되면 묵은 때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영적인 때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행주가 되느냐 걸레로 되느냐는 원래부터 결정된 것이 아니고 처음엔 같이 출발했는데 어떻게 자신을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로 벌어지는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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