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7. 엘리의 죽음 / 엘리와 사무엘[1] / 1사무엘기[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01 조회수1,497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7. 엘리의 죽음(1사무 4,1-22)

 

그때에 필리스티아인들이 이스라엘을 대적하여 싸우려고 아펙에 모여들었다. 이에 때맞추어 이스라엘도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우러 나가고자 에벤 에제르에 진을 쳤다. 이렇게 양 진영은 그들만의 독특한 전열을 갖추고 맞섰다. 그렇게 싸움이 커지면서 이스라엘은 필리스티아인들에게 곳곳에서 패배하였다. 그래서 필리스티아인들은 벌판의 전선에서 이스라엘 군사를 무려 사천 명가량이나 죽였다. 군사들이 진영으로 돌아오자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말하였다. “주님께서 어찌하여 오늘 필리스티아인들 앞에서 우리들을 치셨을까? 이제 실로에서 주님의 계약 궤를 모셔 옵시다.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오시어 원수들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실로에 사람들을 보내어 주님의 계약 궤를 모셔 왔다. 엘리의 두 아들도 함께 왔다. 계약 궤가 진영에 도착하자, 온 이스라엘은 땅이 뒤흔들리도록 큰 함성을 올렸다. 필리스티아인들이 이 큰 함성에, “히브리인들 진영에서 저런 함성이 들리다니 무슨 까닭일까?” 하고 묻다가, 주님의 궤가 도착하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말하였다. “그 진영에 신이 도착했다.” 그리고 그들은 소리 질렀다. “우리는 다 망했다! 이런 일은 일찍이 없었다. 우리는 망했다! 누가 저 강력한 신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겠는가? 저 신은 광야에서 갖가지 재앙으로 이집트인들을 친 신이 아니냐! 그러니 필리스티아인들아, 사나이답게 힘을 내라. 히브리인들이 너희를 섬긴 것처럼 너희가 그들을 섬기지 않으려거든, 사나이답게 싸워라.”

 

그렇게 필리스티아인들이 맞서 싸우자, 이스라엘은 패배하여 저마다 자기 천막으로 도망쳤다. 이처럼 처참한 대살육이 벌어졌는데, 그 결과로 이스라엘군은 보병이 무려 삼만이나 쓰러졌으며, 하느님의 궤도 빼앗기고 엘리의 두 아들 호프니와 피느하스도 그 전투에서 죽었다. 그날 벤야민 사람 하나가 싸움터에서 빠져나와 실로로 달려왔다. 그의 옷은 찢어지고 머리에는 흙이 묻어 있었다. 그때에 엘리는 그 하느님의 궤 때문에 마음이 떨려, 길가 의자에 앉아서 멀리 내다보고 있었다. 그는 자기 아들들의 죄악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의로운 노인이었다. 그 사람이 성읍에 들어와 소식을 전하자 온 성읍 주민들이 울부짖었다. 엘리가 그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 웬 소리가 이렇게 시끄러우냐?” 하고 묻자, 그 사람이 엘리에게 급히 와서 소식을 전하였다. 엘리는 아흔여덟 살이나 되었고, 눈이 굳어져 앞을 볼 수가 없었다.

 

그 사람이 엘리에게 제가 바로 싸움터에서 온 사람입니다. 오늘 제가 싸움터에서 도망쳐 나왔습니다.” 하자, 엘리는 내 아들아, 그래, 그곳 사정이 어떠냐?” 하고 물었다. 전령이 대답하였다. “이스라엘은 필리스티아인들 앞에서 힘없이 도망쳤고, 군사들이 대학살을 당하였습니다. 사제님의 두 아들 호프니와 피느하스도 죽고, 하느님의 궤도 빼앗겼습니다.” 전령이 하느님의 궤를 언급하자, 엘리가 대문 옆 의자에서 뒤로 넘어지더니 그만 목이 부러져 죽었다. 엘리는 이미 늙었고 몸까지 지쳐 있었던 것이다. 그는 마흔 해 동안을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일하였다.

 

그때에 엘리의 며느리, 피느하스의 아내는 임신 중이었는데, 아이 낳을 때가 다 되었다. 그 여인은 하느님의 궤를 빼앗기고 시아버지와 남편마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몸을 웅크린 채 아이를 낳았다. 갑자기 진통이 닥쳤던 것이다. 여인이 숨을 거두려 할 때, 그를 돌보던 여자들이 아들을 낳았으니 걱정 말아요.” 하고 일러 주었다. 그러나 여인은 그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마음도 두지 않더니, “, 하느님의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구나.” 하면서, 아이를 이카봇이라 하였다. 하느님의 궤를 빼앗기고 시아버지와 남편마저 죽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 여인은 하느님의 궤를 빼앗겼기 때문에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 하고 말하였던 것이다.

 

이카봇’, 이는 영광이 떠났다라는 뜻이다. 엘리의 며느리는 아들을 낳는 그 기쁜 순간에도 몸을 웅크린 채 하느님의 궤의 빼앗김에 걸맞게 아들의 이름을 슬프게 불렀다. 그 출산의 고통과 남편과 시아버지의 죽음을 뒤로하고 그녀마저 마지막 길을 가면서 아들 이름을 이카봇이라 지었다. 이 마지막 장면에 사무엘을 등장하지 않는다. 하느님도 부재다. 엘리는 그가 지키려했던 주님의 궤의 빼앗김에 그 어떤 변명도 없이 죽었다. 마지막 노후보다 죽을 때가 더 아름다웠다. 그의 며느리도 죽어가면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하느님의 영광을 외쳤다. 이제 하느님께서는 계약 궤를 탈취한 필리스티아인들에게 당신의 우월성인 영광을 보여 주실 것이다.

 

도움의 바위를 뜻하는 에벤 에제르 전투에서 필리스티아인들은 이스라엘로부터 하느님의 궤를 빼앗아 아스돗으로 옮겼다.[계속]

 

[참조] : 이어서 ‘8. 벌 받는 필리스티아인들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계약 궤,이카봇,피느하스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