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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5주간 화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04 조회수1,335 추천수0 반대(0) 신고

요즘은 세상이 평화롭지 않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팬데믹도 있고 하루가 멀다하고 비인륜적인 일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하기 때문입니다. 평화 하면 전쟁이 연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종전이 선언되면 일단은 평화가 찾아옵니다. 전쟁 후에 찾아오는 평화는 어떤 평화일까요? 먼저 전쟁은 사람의 생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평화가 있으면 무엇보다도 생명을 잃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마음의 평화도 올 것입니다. 전쟁에 참전하는 군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도 안도의 한숨을 쉴 수가 있을 겁니다. 가정에 평화가 오면 사회도 안정이 됩니다. 평화로울 땐 평화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전쟁의 참상을 겪어봐야만이 평화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 예비군 훈련을 받으면 예비군 훈련장에 간혹 방송이 나옵니다. 아니면 영상으로 교육을 합니다. 지금까지도 인상적인 문구 하나가 기억에 남는 게 있습니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에 대비하라'입니다. 그땐 지금처럼 깊이 생각하는 묵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무심코 듣고 만 것입니다. 좋은 말이다는 정도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한 느낌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사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하지 마라."고 하는 그런 말을 했더라면 좀 더 설득력이 있을 겁니다. 대비하라는 것은 전쟁을 할 수도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사실 그 말은 전쟁을 대비하게 되면 상대방 나라가 대비를 하니 쉽게 전쟁을 일으킬 수가 없기 때문에 그러면 결국 전쟁이 발생하지 않게 되는 고로 평화가 유지된다는 그런 의미로 이해를 할 수가 있을 겁니다. 아마 이게 설득력이 있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왜 천주교 신자가 되고 싶느냐고 하는 설문 조사를 하면, 예전에 보니 마음의 평화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것을 봤습니다. 좋은 말이지만 그건 몰랐을 때입니다. 어떤 경우는 평화를 얻기 위해 신앙을 가지려고 하는데 평화는 고사하고 오히려 세상적인 표현을 하면, 신앙이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걸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을 하셨을 겁니다. 어떤 경우는 차라리 하느님을 몰랐더라면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건 왜 그렇겠습니까? 저도 그렇지만 신앙의 가치를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단순히 평화롭기만 하기 위해서 신앙을 가지는 게 아닐 겁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정확하게 말하자면,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앞으로 전쟁을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이 될 것입니다. 죄를 짓게 하는 유혹과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해야만 하는 고단한 싸움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처음엔 이런 걸 잘 모릅니다. 만약 예비자 교육을 하는데 예비자한테 처음부터 이런 걸 설명한다면 백이면 백 다 나오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이미 미끼에 걸린 것입니다. 하지만 이 미끼에 걸려야만이 우리는 죽음을 맛보지 않는 몸으로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물고기는 미끼에 걸리면 죽은 목숨이 되지만 우린 다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던지신 미끼에 걸리지 않으면 그게 죽는 길입니다. 미끼에 물린 이상 미끼를 던진 분에게 머물러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는, 안락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면 그게 세상이 주는 평화가 될 수가 있을 겁니다.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는 과연 어떤 것일까를 묵상하고자 합니다.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평화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죄를 짓게 하는 악마의 유혹과 처절한 전쟁을 해서, 그 전쟁에서 승리를 해, 다시는 죄의 노예가 되지 않았을 때 찾아오는 평화를 주시겠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평화는 계시록에도 나오지만 눈물과 고통도 없고 하느님의 사랑으로만 가득한 천상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그런 평화를 주시겠다는 것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평화는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게 아닐 겁니다. 세상과 자신과 싸워서 승리한 사람에게만 주어질 것입니다. 그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 우리는 오늘도 신앙의 밧줄을 잡고 천국을 향해 전진하는 늠름한 용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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