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복음 말씀 체험담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05 조회수1,965 추천수1 반대(0) 신고

 

사흘 전 주일 저녁에 저녁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주일 이틀 전부터 목 상태가 조금 좋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주일에는 물도 삼키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저녁에 미사를 참례하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약국을 가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요즘에는 주일에 문을 여는 약국이 잘 없습니다. 거의 항상 주일에도 문을 여는 약국이 있어서 약 500미터 남짓 떨어진 거리까지 도보로 갔습니다. 약국 안에 들어가 증상을 이야기하고 약을 구매했습니다.

 

주일날에는 마침 슬링백을 보통 휴대하고 다니는데 그날 주일에는 가지고 가지 않았습니다. 생명주일이라 신부님께서 교구보에 생명주일에 관한 담화문과 교구 총대리 신부님께서 기고하신 글도 있고 해서 미사 후에 집에서 꼭 읽어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손에 교구보를 쥐고서 약국으로 간 것입니다. 그날은 보통 그 약국에서 약을 사면 주는 약이 있는데 좀 다른 약이었습니다. 그래서 좀 살펴본다고 하다가 교구보를 그만 진열대 밑에 놓아두고 약값을 계산한다고 하면서 카드를 주고 받으면서 교구보를 깜빡하고 놓아두고 왔습니다. 약 봉지만 가지고 오다가 다시 본당을 지나가려고 하는 순간 교구보가 없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차 약국에 놓아두었구나 싶었습니다. 순간 고민했습니다. 신부님께서 신신당부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물론 교구 홈페이지에 가면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어쩔 수 없을 때만 보지 보통 가능하면 종이 활자를 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고민을 했던 것입니다. 바로 옆이면 고민할 것도 없는데 사실 갔다가 성당까지 오는 것만 해도 왕복으로 하면 1킬로미터도 되고 시간도 빨리 가야 약국 문을 9시쯤에 닫는 모양이라 9시 전까지 가야 해서 고민을 했던 것입니다. 그것도 그것이지만 사실 약국을 다시 가게 된 것은 교구보를 챙기지 않으면 혹시나 아무 데나 나뒹굴게 될 것 같아서 그게 좀 마음에 걸려서 가게 된 것입니다. 겨우 문 닫기 전에 도착해서 찾게 된 것입니다.

 

근데 놀라운 것은 교구보 밑에 폰이 있는 것입니다. 순간 놀라웠습니다. 폰까지 약국에 놓아두고 온 걸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약사님한테는 폰을 놓아두고 가서 왔다고 하고 인사를 하고 왔습니다. 약국 문을 나오면서 순간 저는 오늘 복음이 생각났습니다. 포도나무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야 한다고 하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며칠 전에도 나왔는데 또 나옵니다. 그냥 집까지 걸어가면서 집에 가서 이 일을 굿뉴스에 올리려고 했는데 마침 주일에 두 개나 글을 올렸기 때문에 다음 기회에 이 일을 오늘 복음이 나오면 그때 언급하기로 하고 그만 집에 가면서 묵상만 했습니다. 포도나무에 가지가 붙어 있어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잘린 가지처럼 던져져 말라 버린다는 말씀을 묵상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잘린 가지가 던져진다는 이 말씀의 의미를 제가 잘못 알게 되었습니다. 액면 그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한 형제님께서 올려주신 원어 복음 설명을 통해서 원어에서 말씀하시는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형제님의 글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무식하면 이렇게도 복음의 의미를 잘못 해석할 수도 있겠구나 했습니다. 사실 궁금하기도 해서 이 내용을 개신교 싸이트에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개신교 목사님의 원어 설교를 보니 형제님 말씀과 같았습니다. 물론 확실하게 그때 이해를 했지만 돌아가던 길에서는 이 말씀을 좀 더 다른 관점에서 묵상했습니다. 사실 이 말씀을 자세히 보면 직유법으로 사용된 말씀입니다. ‘잘린 가지처럼에서 처럼이라는 말씀을 사용하신 것입니다. 이 말씀은 내 안에 있지 않은 것을 잘린 가지에 비유하신 것입니다. 이때 내 안이라는 의미를 좀 더 피부로, 예수님의 말씀의 의미를 제 개인적으로는 저만의 독특한 체험으로, 그 말씀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가면서 이렇게 묵상했습니다. 만약 주일에 제가 슬링백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그 슬링백 안에 교구보를 넣어두었을 것입니다. 그랬더라면 그날 그런 번거러움도 겪지 않아도 됐을 겁니다. 저는 백 안이 마치 예수님의 품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교구보는 잘린 가지로 생각했습니다. 물론 다시 찾았기는 했지만 슬링백이라는 것은 몸에 딱 밀착해서 착용하는 가방입니다. 밀착은 몸과 딱 붙어 있는 상태입니다. 마치 포도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날 물론 덤으로 폰도 찾아서 다행이었습니다. 폰을 찾지 못했다면 그다음 날에 가면 찾을 수도 있지만 그날 제가 감사하게 생각한 게 있습니다. 사실 그냥 제가 인터넷으로 교구보를 보면 된다고 생각하고 또 교구보가 나뒹굴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했다면 그날 약국에 가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도 교구보를 아낀 마음 때문에 폰도 찾을 수가 있었던 것으로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게 더 신앙적으로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일에 이 일화 덕분에 저는 포도나무의 이 비유 말씀을 실생활에서 예수님 말씀을 생생하게 체험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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