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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마티아 사도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13 조회수3,656 추천수8 반대(0)

넷플렉스에서 시지프스라는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예전에 터미네이터라는 영화처럼 미래에서 사람이 현재로 온다는 설정입니다. 터미네이터와 같이 시지프스에서도 미래는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습니다. 인간의 삶은 현재보다 궁핍합니다. 자연은 파괴되었고, 문명도 파괴되었으며, 먹을 것도 없는 미래입니다. 그런 미래에서 성공확률이 5%도 안 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현재로 사람들이 온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미래의 삶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미래에서 온 사람 중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현재에 와서 풍족하게 사는 것입니다. 미래에서 온 사람은 정보를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잘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주식, 복권은 미리 결과를 알면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난의 현장도 미리 피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현재를 통해서 미래의 고통을 없애려는 사람입니다. 전쟁의 원인을 없애려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현재에서의 풍요와 안락함은 가치가 없습니다. 전쟁을 피할 수 만 있다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면 죽음까지도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드라마에서 몇 가지 질문이 나옵니다. ‘어디에서 왔습니까?’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언제 왔습니까?’라는 질문도 있습니다. 어디에서라는 말은 공간의 문제입니다. 언제라는 말은 시간의 문제입니다. 공간과 시간은 우리의 존재를 드러내는 말입니다. 어디에서 왔든지. 언제 왔든지 우리에게 주어지는 질문이 하나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무엇하러 왔습니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2000년 전에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어디에서 오셨는지 잘 모릅니다. 가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가셨는지 잘 모릅니다. 아직 가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님께서 무엇을 하러 오셨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는 사람은 이미 하느님 나라를 시작한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이미 시작된 하느님 나라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십자가의 희생을 통해서 부활로 꽃이 핀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뽑으셨고, 제자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도록 사명을 주셨습니다.

 

예전에 박도식 신부님께서 무엇 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제목으로 교리서를 출판하였습니다. 영적으로 메마른 현대인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책이었습니다. 신앙인들에게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지를 알려주는 이정표와 같은 책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지금 이곳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하느님을 볼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가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온유한 사람은 하느님의 나라를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 때문에 복음 때문에 박해를 받으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오늘 제1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배반하고 떠난 유다의 자리를 대신할 사도를 선출하자고 제의를 했습니다. 사도들은 기도를 하였고, 마티아가 유다의 자리를 대신 할 사도로 선출되었습니다. 마티아 사도는 교회 공동체에서 하느님을 위한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맡겨 주시는 일이 있다면 마티아 사도처럼 우리들도 충실하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명을 받아 들여야 하겠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은 이미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명을 삶의 자리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것은 권고나 부탁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명령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를 선택하셨으니 겸손하게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았으니, 가서 열매를 맺어라. 너희 열매는 길이 남으리라. 알렐루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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