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14 조회수2,602 추천수9 반대(0)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당에 모종을 심었습니다. ‘가지, 상추, 피망, 고추, 토마토, 오이, 깻잎을 심었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심었습니다. 올해는 새로운 의미를 찾아보았습니다. 소일이지만 생명을 키우는 것은 하느님의 창조에 일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거름을 주고, 물을 주면서 조금씩 자라는 것을 보는 것도 기쁨입니다. 수시로 자라는 잡초를 뽑아 주면서 마음에 자라는 분심, 잡념, 욕심도 뽑아내면 좋겠습니다. 작년처럼 이웃들과 나눠 먹으려 합니다. 함께 일하는 분들에게도 출근하면서 인사하면 좋겠다고 부탁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시는 분들은 늘 작은 일이라도 하신다고 합니다. 마당에 심은 모종들이 하느님의 창조에 동참하는 일이 되고, 건강에 도움이 되고, 영적으로 도움이 되고,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면 하느님께 감사할 일입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이란 쾌락을 향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들러는 권력을 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빅터 프랭클은 인간이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빅터 프랭클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그들 인생의 의미를 찾도록 도와줌으로써, 내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되었다. 인간은 아무리 정신적으로 힘겨운 상황, 신체적 억압 속에서도 정신의 자유, 정신적 독립의 흔적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는 반드시 인생이 던지는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의미는 우리의 이해를 초월한 것이고, 거기에 계속 있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그것을 추구할 때, 믿음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다.” 빅터 프랭클은 이와 같은 이론을 정립하여 의미치료(Logotherapy)"를 확립하였습니다. 자아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었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입니다. 작년 4월 미국 로스엔젤레스대교구 로버트 배런 주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17세기 위대한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은 인류의 모든 문제는 홀로 방에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없음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인들은 현 상황을 삶의 중대한 질문과 진지하게 대면하면서 방 안에 홀로 앉아 내적 수행으로의 초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네 복음서 중 하나를 통독해보기를 권한다. 이참에 영성 서적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묵주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자. 묵주기도는 가톨릭 전통에서 가장 탁월한 기도 중 하나다. 파스칼의 말이 맞는다면, 우리의 가장 깊은 문제들은 방에 홀로 앉아 영적 묵상을 하면서 해결될 수도 있다.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를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가 견뎌내고 있는 격리 생활은 오히려 기회일지도 모른다.”

 

부활시기에 우리는 미사의 독서로 사도행전을 읽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사도들에게 삶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두려움은 담대함으로 변하였습니다. 절망은 희망으로 변하였습니다. 복음을 전하면서 겪는 박해와 고통은 걸림돌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가까이 다가가는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복음을 전하면서 많은 협조자를 만났을 때면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기뻐하였습니다. 공동체에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면 주님께서 겪으셨던 십자가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사도행전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는 사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도들은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고, 그들의 삶을 통해서 신앙을 증거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도들의 기도를 들어주셨고, 놀라운 축복을 주셨습니다. 황무지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듯이, 믿음의 결실들이 아시아의 각 지방에서 맺어졌습니다.

 

우리들의 복자, 성인들 역시 한국 천주교회 초기에 신앙을 증거한 사도였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는 바로 한국 교회의 사도행전입니다. 지금 우리는 피를 흘려야 하는 박해의 시기를 지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 어느 박해의 시대보다 더 커다란 배교의 유혹에 직면해 있습니다. ‘물질 만능주의와 자본주의는 하느님의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자발적으로 물질과 자본의 노예가 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다원주의와 이성 중심의 생각은 유일하신 하느님을 상대화하기도 합니다. 우리들은 이 시대에 새로운 사도행전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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