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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님, 살레시오회 : 이제 더 이상 스승님을 배신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작성자박양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20 조회수2,196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 복음 장면은 참으로 특별하고 의미심장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단과 아침식사를 끝내신 다음, 수제자와의 개별 면담을 가지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질문을 하나 던지시는데, 그 질문 하나가 분위기를 참 묘하게 만들었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 복음 21장 15절)

 

시몬은 너무나도 당연한 대답, 그러나 진정성이 조금 떨어지는 대답을 습관적을 하고 있습니다.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똑같은 질문을 또 한번 더 하시고, 거기에 또 한번 보태셔서 세번이나 거듭 물으셨습니다. 그제야 시몬은 동일한 질문을 세번 건네시는 스승님의 의도를 알아차리셨습니다.

 

얼마전 시몬 자신이 스승님을 세번이나 배신한 수치스런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참으로 고단수이신 예수님이십니다. 야단 한번 치지 않으시고, 언성 한번 높이지 않으시고 똑같은 질문 세번을 통해, 수제자 배반 사건을 은근히 질책하신 것입니다. 똑같은 질문 세번을 통해 수제자에게 초강도 정신 교육을 시키신 것입니다.

 

똑같은 세번의 질문에 거듭 똑같은 대답을 반복하면서 수제자는 더욱 마음을 새롭게 하였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나는 더 이상 스승님을 배반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목숨이 끊어지면 끊어졌지 더 이상 스승님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고단수이신 예수님의 특별한 제자교육방식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수제자 직분을 수여했지만 베드로 사도가 못내 못미더웠던 예수님이셨습니다.

 

럭비공 같아서 언제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베드로 사도였습니다. 뜨겁게 타올랐다가도 순식간에 식어버리는 다혈질 베드로 사도를 잘 파악하고 있었던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래서 한번 두 번이 아니라 세 번씩이나 질문을 거듭하신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도 그런 예수님의 진의를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창피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지만 마음속으로 굳은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스승님을 배반하지 않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수제자의 세번이나 반복되는 사랑 고백이자 신앙고백을 들으신 후, 그때 마다 한 가지 당부 말씀을 건네십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얼마나 고마운 예수님의 당부인지 모르겠습니다. 세번이나 배반한 수제자, 그러나 크게 가슴을 치고 회개하며 거듭난 수제자에게 건네신 스승님의 신신당부는 “내 양들을 돌보아라.”였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이제 당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가시면서 수제자에게 우리 양들을 잘 돌보라고 간곡히 당부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은혜롭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도 듭니다. 예수님 권고 말씀에 따라 사목자로서 양들을 잘 돌봐서 영적·육적으로 살찌우게 만들고, 기쁨과 행복을 주는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데...

 

그와 반대로 오히려 목자가 양들을 힘들게 만들고, 궁지로 몰아넣고, 짜증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큰 걱정이 앞섭니다.

 

예수님의 권고 말씀에 따라 세상의 모든 목자들의 양들을 좋은 풀밭으로 잘 이끄는 존재, 양들의 행복과 구원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존재로 거듭 회심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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