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8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24 조회수4,011 추천수9 반대(0)

며칠 전부터 눈이 뻑뻑해지더니 자고 일어나면 충혈이 되었습니다. 인공눈물을 넣고, 안약을 넣었지만 여전히 불편하였습니다. 안과에 전화해서 예약을 잡고,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59년간 저를 위해서 눈은 많은 일을 하였습니다.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영화를 볼 수 있었고,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고, 구름과 달 그리고 꽃과 나비를 보았습니다. 그렇게 수고해준 눈을 위해서 감사의 표시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비용이 좀 들지라도 눈을 위해서 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했습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자신을 돌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영적인 성숙을 위해서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영혼이 몸을 떠나면 그 많은 재물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니 재물을 하늘에 쌓아야 합니다.’

 

정년퇴임하는 분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가족들을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는 선물을 하였는데 본인을 위해서는 선물 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가족을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수고한 본인을 위해서 선물을 하나 하겠다고 마음먹었답니다. 혼자서는 가기가 머쓱해서 친구와 함께 갔고, 정년퇴임 선물로 작은 반지를 하나 골랐다고 합니다. 직장 생활이 바빠서 평일미사에 참례하지 못했는데 본인의 영적인 선물로 평일미사에 참례하겠다고 하였답니다. 선물(膳物)은 좋은 뜻을 담아 주는 것입니다. 선물(present)은 오늘을 충실하게 사는 것입니다. 오늘을 충실하게 사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오늘을 충실하게 사는 사람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길이 열립니다. 그러기에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가정의 달 5월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이웃과 본인을 위해서 정성어린 선물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기꺼운 마음으로 주님께 영광을 드리고 네 손의 첫 열매를 바치는 데에 인색하지 마라. 제물을 바칠 때는 언제나 즐거운 얼굴을 하고 십일조를 기쁘게 봉헌하여라.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네게 주신 대로 바치고 기꺼운 마음으로 능력껏 바쳐라. 찬양 제물을 바치는 이는 나를 공경하리라.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우리에게 가난과 그로인한 고통이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에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이 척박하고, 소출이 적기 때문이 아닙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익빈부익부의 골이 더욱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들이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 생각한다면 우리들 또한 그 선물을 이웃들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곳이 새 하늘과 새 땅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목적지가 다르면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최선을 다해서 되돌아 와야 합니다. 산에 오를 때 가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앞서가던 일행이 되돌아오는 경우입니다. 길을 잘못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뒤에 있던 사람이 첫째가 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바벨탑은 오르면 오를수록 위험하기 마련입니다. 그 탑의 정상에는 구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올라야할 천국의 계단은 나눔의 계단이어야 합니다. 희생의 계단이어야 합니다. 선물을 주는 계단이어야 합니다. 성공, 명예, 권력의 바벨탑은 무한 경쟁의 수레바퀴입니다. 그러나 천국의 계단은 누구나 갈 수 있습니다. 경쟁도 치열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나 가지 못하는 계단입니다. 선택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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