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25 조회수3,321 추천수10 반대(0)

스페인에 톨레도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성지순례로 몇 번 다녀왔습니다. 매번 가면서 대성당과 그림 그리고 유물을 보았습니다. 함께 미사하고, 엘 그레코 기념관엘 들렀습니다. 톨레도는 금세공이 유명한 도시입니다. , 장신구, 시계를 구경하였습니다. 고백소에 놓으면 좋을 것 같은 시계를 사서 신부님들에게 드리기도 했습니다. 톨레도는 밖에서 보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성 밖에 있는 다리 건너에서 보곤 했습니다. 역사탐방이라는 면에서 톨레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톨레도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가장 완벽한 성이라고 합니다.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있고, 한 면은 절벽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어디에서도 성을 공격하기 어려운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톨레도는 위기의 상황에서 한 번도 도시를 방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완벽한 조건을 갖춘 성이었지만 성을 지켜야하는 사람들이 나약했고, 서로를 믿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성을 지키는 것은 조건이 아니라, 성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용기와 의지의 문제였습니다.

 

코로나191년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백신이 보급되고 있지만 아직도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한 성당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헌금과 교무금이 줄었다고 합니다. 직원들의 월급도 주고, 성당 운영을 하면서 통장에 잔고가 얼마 없었다고 합니다. 걱정 중에 있었는데 놀라운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새벽에 성당을 문을 여는데 문틈 사이로 봉투가 있었다고 합니다. 봉투에는 약간의 봉헌금이 있었다고 합니다. 수녀님과 보좌 신부님과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다음 날에도 성당 문을 열려고 보니 봉투가 있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에는 편지와 함께 꽤 많은 봉헌금이 있었다고 합니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이 재산의 반을 성당에 봉헌하셨습니다. 신부님은 감사하면서도 너무 많은 액수라서 어르신에게 돌려드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은 한번 하느님께 봉헌한 것이니 성당에서 알아서 하라며 받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본당 신자분들은 신부님께서 매일 새벽에 성당 문을 열고 기도하는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성당의 형편이 어려운 것을 알고, 성당 문틈으로 봉헌금을 내셨습니다. 사제를 사랑하는 교우들과 매일 아침 성당 문을 열고 기도하는 사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있는 미주가톨릭평화신문도 작년 한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홍보를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올해에도 아직 홍보를 다닐 여건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아직은 신문을 만들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 직원들 급여를 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있었습니다. 제가 매일 올리는 묵상 글을 보시고 한국에서 후원금을 보내주시기도 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직원들이 올해는 급여를 삭감하였습니다. 우편함에 후원금을 넣어주고 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비가 온 뒤에 땅은 더 단단해진다고 합니다. 마스크를 벗고, 이동이 자유로워지면, 구독신청서를 들고 홍보를 다니려고 합니다. 미주지역에 교회의 소식을 전하는 신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가르침과 신앙의 진리를 전하는 신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가르침에 목마른 독자들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것들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찾는 독자들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은 성당 문을 열면서 바닥을 보곤 했다고 합니다. 문틈으로 봉헌금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였다고 합니다. 저도 우편함을 열어보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기대합니다. 독자들이 구독료와 후원금을 보내주시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가난해서, 굶주려서 하느님과 멀어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교회가 하느님과 멀어졌을 때는 교회가 너무 많은 재산을 소유했을 때였습니다. 교회가 너무 많은 권한을 가졌을 때였습니다. 교회의 권력으로 세상의 권력을 다스렸을 때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 권력과 자리를 원했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른 제자들도 야고보와 요한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권력과 자리는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섬기는 사람만이 하느님의 뜻을 따를 수 있고, 그런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은 손을 내밀 것입니다.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보답을 주시고 당신의 예언자들이 옳다는 것을 드러내 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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