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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21.06.20)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1-06-20 조회수7,888 추천수4 반대(0) 신고

 

(갈릴리 바다의 풍랑 속 예수(렘브란트)

2021년 6월 20일 연중 제12주일

복음 마르 4,35-41

35 그날 저녁이 되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36 그래서 그들이 군중을 남겨 둔 채,

배에 타고 계신 예수님을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다른 배들도 그분을 뒤따랐다.

37 그때에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

38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39 그러자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

40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41 그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 말하였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2003년 봄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KBS 라디오의 방송작가가 건 전화였습니다.

라디오 프로에 나와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고민에 빠졌습니다제가 그렇게 말을

잘하지 못하고혹시라도 교회에 누가 되는 말을

실수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주님을 알리는 선교의 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허락했습니다.

방송 녹음을 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오후 2시에 라디오 홀에서 녹음하기로 했는데,

아침부터 생각만 하면 긴장되었습니다.

미리 방송국에 가서 대기하는데도

이 긴장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잠시 뒤에 담당 피디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신부님은 믿음이 있으니까 처음으로 하는

방송이어도 떨지 않으시겠어요.”

아침부터 긴장하고 초조해하며 떨었는데.

피디의 말을 들으면서 제가 왜 이렇게 긴장하고

초조해하고 떨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맞습니다주님께 온전히 저를 맡기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믿는다고 하면서도 함께하지

않으니 떨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도 그렇게

긴장하며 떨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 뒤긴장하게 될 때 주님께 대한 믿음을

되새겨 봅니다주님만 믿는다면 긴장하지

않게 됩니다그래서 과거 순교자들이

죽음 앞에서 그토록 의연했나 봅니다.

예수님께서 배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십니다지친 이들에게 편안한

안식을 주시는 분께서 오히려 지치셨습니다.

그만큼 전교여행의 어려움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시지만 동시에 인간이기에 지치시기도

한 것입니다이렇게 지쳐 주무시고 계시는데,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지요.

이때 제자들은 어떻게 합니까?

바로 스승인 예수님을 깨웁니다.

그토록 예수님과 함께하면서 놀라운

표징을 봐왔지만그들은 여전히 겁을 내며

믿음 없는 모습을 보입니다이 제자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일 것입니다.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하면서도,

자그마한 일에도 두려움을 갖고 얼마나

힘들어했습니까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나약함으로 믿음 없는 모습은

계속될 것입니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자들의 방법을 우리도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 안에서 주무시고 계시는 그리스도를

흔들어 깨워야 합니다주님을 부르면서

간절하게 매달려야 합니다주님께서는

당신의 놀라운 힘으로 우리의 모든 어려움을

말끔히 지워주실 것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행복하세요

생각하는 것이 인생의 소금이라면

희망과 꿈은 인생의 사탕이다.

꿈이 없다면 인생은 쓰다(바론 리튼).

주님을 바라보세요.

2021년 지난 봄에 갑곶성지는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산수유목련을 시작으로 개나리,

진달래벚꽃복숭아꽃 등 각종 꽃으로

화려한 아름다움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작년의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것입니다.

분명 작년에도 갑곶성지를 지키고 있었는데

꽃을 전혀 보지 못한 것처럼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왜일까요?

작년 4월 15제 어머니께서

하늘 나라에 가셨습니다병 중에 계실 때,

그리고 돌아가신 뒤에도 제 마음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꽃이 만발했어도

전혀 보지 못한 것입니다.

꽃은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난민 수용소에서 배고픔으로

힘든 난민에게 음식이 제일 중요할 것 같지만,

가장 먼저 꽃밭을 만든다고 합니다.

마음의 안정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부재로 힘들어했을 때,

주님께서는 분명 아름다운 꽃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런데 이를 보지 않고 있었던 저였습니다.

고통과 시련만을 주시는 주님일까요?

이길 힘도 분명히 주십니다.

그런데 주님을 보지 않기에

고통과 시련만 보였던 것입니다.

(풍랑 속에서의 제자들 모습을 묵상해봅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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