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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눈에 보이지 않는 선교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7-17 조회수2,547 추천수2 반대(0) 신고

 

금요일 저녁에 본당에 계시는 두 분 형제님과 저녁을 함께 먹었습니다. 본당 신자가 운영하는 고깃집입니다. 본당과도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우리는 예약을 하지 않고 자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갔습니다. 세 사람이 앉을 자리는 있었습니다. 마침 옆 테이블에는 예약이 되어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이미 간단한 음식이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옆 테이블도 예약하신 분들이 한 분 두 분씩 모여 오붓한 모임을 가지는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보니 가족 모임이었습니다.

 

저희 일행이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에 옆 테이블에서 한 아리따운 여자 분이 저희 테이블로 오셔서 양해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아주버님 생신이라 생신 축하 노래를 좀 부르려고 한다고 하시면서 양해를 구했던 것입니다. 그러시면서 축가가 끝난 후에 케이크를 조금 주시겠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저희는 흔쾌히 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여자 분을 보면서 생각한 게 있습니다.

 

이런 경우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식당에서 가족 모임을 하면서 조촐하게 생일 파티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굳이 옆 테이블에 크게 불편을 주지 않는 이상 그냥 그와 같은 양해를 구하지 않고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아무리 가족 파티를 한다고 하더라도 다소 옆에 사람이 없으면 모르는데, 사람이 있다면 혹여 피해를 줄 수가 있다고 생각해 이처럼 양해를 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여자 분은 후자에 해당할 겁니다.

 

축하 노래가 끝난 후에 접시에 작은 케이크 한 조각을 주셔서 저희는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먹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에티켓 같은 것을 무시하고 그냥 할 수도 있지만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 여자 분과 아주버님과 연배를 보니 차이가 많이 나는 것처럼 보였는데 보통 보면 조금은 어려운 자리일 수 있는데도 생기발랄하게 분위기를 만들고 하시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놀라웠지만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얼굴을 보니 이뿌장한 얼굴이었습니다. 제가 이걸 강조하는 게 아닙니다. 이 여자 분의 마음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얼굴만큼이나 아름다워서 그 모습이 사람을 흐뭇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희 일행은 식사 후 기도를 한 후에 일어서면서 제가 그냥 일어서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옆 테이블에 있는 분들에게 감사히 잘 먹었다는 인사를 드리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시라고 말씀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분들도 감사하다는 인사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돌아서 식당 문을 나오면서 우연히 눈이 그쪽 테이블로 잠시 향하게 되었습니다. 가족 분들 몇 분이 저희 일행을 바라보시는데 그 표정이 참 묘했습니다. 자리를 일어나면서 그분들에게 인사를 드린 게 그분들에게 조금은 좋은 인상을 남겼는 것 같습니다. 저는 두 분 형제님들과 몇 년을 가끔 식사 자리를 하게 되면서 제가 식사 전 기도와 식사 후 기도를 확실하게 하는 습관을 들여놓았습니다.

 

마지막에 제가 기도를 했습니다. 마지막에 성호경을 그으면 보통 신앙을 가지지 않은 분들도 성호경을 하면 가톨릭 신자라는 것을 요즘은 많이 알고 계십니다. 그분들도 예의가 있는 분이었지만 그분들도 우리 일행이 기도하는 모습에서 가톨릭 신자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좋은 시각으로 우리를 바라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말 그분들의 표정이 마치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성당 다니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좀 행동이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그런 표정이었습니다. 물론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분명한 것은 호의적인 모습으로 바라본 것은 분명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봤습니다. 그 여자 분의 행동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더 느낀 게 있습니다. 작은 행동일 수 있지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참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 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느꼈습니다. 말도 말이지만 그에 맞는 작은 행동도 그렇습니다. 작은 케이크 조각이었지만 조각 속에 있는 사람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작은 행동 하나가 이렇게 주변에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것 같아 세상을 살더라도 이렇게 살면 아름다운 삶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응당 당연한 것이고 작지만 인사를 전하는 사소한 이런 것도 어쩌면 보이지 않는 선교가 될 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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