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아름다운 밤하늘을 수 놓으려면 빤짝하고 마는 별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7-23 조회수3,946 추천수2 반대(0) 신고

 

어제 목요일 저녁 미사에 가기 전에 잠시 춘천교구에 사시는 자매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신앙 체험이라면 체험이고 또 조언이면 조언이라고 할 수 있고 해서 원래는 전화번호를 알 수 없었지만 다른 밴드에서 자매님께 쪽지를 사전에 보내드려 어떻게 알아서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11월 달에 윤지충 바오로 압송로 길, 일명 진산길을 걸으면서 알게 된 분입니다.

 

어느 구간에서 호남교회사 연구소장님으로 계신 사도요한 신부님과 세 명이서 나란히 걷게 되었습니다. 그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매님이 교회사에 대해 평신도라고 말하기엔 좀 어렵다고 할 정도로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지고 이야기하시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때 흐름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짧은 질문도 하곤 했습니다. 자매님이 성지 111곳을 다 순례를 해서 축복장을 받은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냥 단순히 순례하시면서 도장 찍는 데에만 급급하신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순례를 하시면서 다양하게 나름 순교자의 영성을 공부하셨던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그때 알았습니다. 이건 제가 중간에 신부님과 자매님과 나누시는 대화를 통해서 놀라웠거던요. 교회사에 대한 배경지식 말입니다.

 

질문을 드렸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지식을 가지게 되었는지 여쭤보니 순례를 하시면서 나름 공부를 하신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그것이지만 단순히 그런 지식 때문에 전화를 드린 게 아니었습니다. 얼마 전에 저희 본당 자매님 한 분이 순례 축복장을 받으셨습니다. 본당에서 시상이 있었습니다. 확실한 건 잘 모르지만 어느 날 순간 이 자매님이 본당에서 뵌 지가 꽤 돼서 궁금했는데 순례를 다니신다고 보이지 않으셨던 모양입니다. 저도 이미 3년 전에 전국 성지를 다 순례하려고 한번 계획을 세웠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만 수도자가 되겠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일로 계획에 차질이 있어서 중도에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번에 자매님께 한번 궁금한 사항을 여쭤보고 싶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순례를 하시면서 순례를 하시기 전과 비교해서 신앙의 변화가 있다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또 그 변화가 유익한 변화였는지 그게 궁금했습니다. 분명 유익한 부분이 왜 없었겠습니까? 근데 2년 전에 전주교구 초남이 성지에 계시는 수녀님이 아 지금 문득 생각이 나네요. 그날 처음으로 나바위 성지를 갔다가 오면서 초남이를 다시 한 번 들렀습니다. 그날이 7월달이고 김대건 신부님 기념일이었습니다. 아무튼 그날 수녀님이 냉커피와 빵을 주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 순례를 하면서 도장 찍는 데만 신경을 쓰는 사람도 있다고도 했습니다.

 

자매님과 짧은 통화를 나누었지만 저에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또 미사를 참례해야 하기 때문에 오랜 통화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더 많은 내용을 듣지 않아도 그 내용 속에 다 포함된 것 같았습니다. 제가 받은 강한 울림을 잠시 언급하고자 합니다. 제가 궁금했던 내용을 글에서 언급한 내용처럼 질문을 드렸습니다. 이 질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첨가했습니다. 저도 순례를 하면서 특히 순교자들의 피가 많이 서려 있는 가령 대구 교구에 있는 한티성지 같은 곳에 다녀오면 순교자분들의 삶을 신앙 안에서 녹여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그 시간이 오래 가지 않는 것입니다. 그때만 빤짝이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게 궁금했던 것입니다.

 

많은 성지를 순례를 한다고 해도 이처럼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와 같다면 하지 않는 것보다는 유익하겠지만 시간과 노력에 비해서 그렇게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런 의문을 가졌기 때문에 이에 대해 자매님의 견해를 한번 듣고 싶었습니다. 짧은 내용이었지만 강한 울림을 주셨습니다. 제가 빤짝 그때만 이런 표현을 사용했을 때 자매님께서 하늘에 있는 별도 빤짝하는 별도 많이 있어야 아름답게 수를 놓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그냥 보면 단순하고도 맞는 말씀이었습니다. 근데 울림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다른 내용을 첨가하셨지만 그건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저는 이 짧은 내용이 어제 통화에서 강한 울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해변에 있는 모래사장에 있는 모래도 다 모래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여서 모래사장을 이루는 것처럼 그 하나하나가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저녁에 미사를 참례하고 집에 돌아오면서 묵상해봤습니다. 이분의 말씀에 비추어서 신앙을 생각해봤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크게 욕심을 가지지 말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도 어쩌면 교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목표를 가지고 채우려고 하는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에 연연하지 말고 소박하게 설령 잠시만 빤짝이고 마는 별이 된다고 해도 영원히 다시 빤짝하지 않고 죽는 별이 되지만 않는다면 또 다시 빤짝이고 마는 별이 된다고 해도 그런 별이 무수하게 모여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를 놓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별 하나가 제 신앙에 있어서 밤하늘에 있는 하나의 별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작년에 진산길 어느 구간에서는 정말 별이 쏟아질 것처럼 수도 없이 많이 있는 구간의 하늘을 봤습니다. 그런 모습을 회상해보니 자매님의 말씀이 더 와 닿는 것 같습니다. 큰 별만 되고자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의 신앙 역사에 그 작은 별도 모이면 자신의 전체 신앙의 역사가 돨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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