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지금 앞이 보이지 않아도 가다보면 희망의 태양은 반드시 떠오를 것입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01 조회수3,599 추천수0 반대(0) 신고

새벽에 일어나 매일미사 책을 보면서 묵상을 한 후에 묵상글을 굿뉴스에 올리고 나서 한숨 자려고 하다가 다른 신부님들의 묵상글을 모두 읽었습니다. 양 스테파노 신부님의 묵상글을 마지막으로 읽으면서 순간 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영감이 하나 있었습니다. ‘가다보면이라는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보이지 않아도 가다보면이렇게 또 추가가 되어 떠올랐습니다. 왜 이런 생각이 떠올랐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잠은 자지 않고 예전에 산림청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중학생들을 데리고 지리산 종주하는 캠프에 제가 재난 구조 통신지원 봉사를 하게 된 일이 생각났습니다. 취미로 햄 무선통신을 했고 또 적십자 활동을 중학교 때부터 했기 때문에 적십자 재난 무선 통신과 매년 지리산에서 11일에 해맞이 행사에서 인명구조 봉사를 하기 위해 사전에 많은 예비 훈련을 하게 됩니다. 하루를 제대로 봉사하기 위해 최소 한 달 전부터 배낭을 메고 가까운 산을 오르곤합니다. 연말에는 실제 지리산에 가서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서 모의 훈련을 합니다.

 

봉사자 대부분은 이미 적십자에서 하는 인명구조에 관련된 공부를 이수한 사람들입니다. 그때 산악 구조 행사에 참여하면서 배운 게 있습니다. 요즘은 제가 그 일을 그만둔 지 오래됐습니다. 가톨릭으로 개종한 후에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 행사뿐만 아니고 모든 적십자 활동도 그만두었습니다. 이런 모든 일을 항상 주관하고 관리하는 분이 있습니다. 특전사 출신이고 2000년도에 매미 태풍 때는 그당시 서울에 살고 있어서 같이 봉사를 하지 못했지만 그분은 봉사를 한 후에 지병을 얻었습니다. 이 분과 함께 주로 예비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연락을 한 지도 꽤 오래됐습니다.

 

야간산행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때 나눈 대화가 있었습니다. 연습은 전날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잠을 자지 않고 산행을 하면서 무선으로 통신을 확인하면서 전파사각지대를 체크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리산에는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에 인명사고가 났을 땐 시간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급할 땐 119와 연계해서 헬기를 띄워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 산행을 하면서 굳이 지리산에 와서 연습을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냥 단순한 산행이라면 인근 산에서 연습을 하고 통신 전파 체크만 하루 전에 와서 점검을 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분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천왕봉을 오르는 사람은 중산리에서만 올라오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고 또 하산도 다양한 방향으로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당시 봉사를 한 사람들은 저만 빼고 다 뛰어난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냉정하게 말했을 때 제가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제가 더 그 훈련이 절실했을지 모릅니다. 그런 말을 해도 그분들이 하는 게 더 정상이었을 겁니다. 그때 그분이 하신 말 가다보면이 있었습니다. 이 말은 지금은 그와 같은 이유를 말해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제 사고가 난 후에 생각해보면 왜 그런 훈련이 필요한지를 알 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분의 말씀이 맞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새벽에 여러 신부님의 묵상글을 보면서 마지막에 생각한 내용이 이 말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신앙적으로 많이 힘든 분이 계실 겁니다. 방황을 하기도 하고 좌절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기도 한 분도 계실 겁니다. 야간산행을 할 때 지금은 어두워서 비록 헤드랜턴에 의지해서 앞을 보고 길을 찾아 산행을 하지만 가다보면 어느새 동이 트고 여명이 밝아오는 시점이 있는 것처럼 우리의 신앙여정도 그 여명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힘을 내서 가다보면 언젠가는 찬란한 태양이 떠오를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반드시 어둠이 지나가면 태양은 비가 오지 않는 이상 뜨게 돼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현실이 앞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가다보면 반드시 앞이 보이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런 희망을 가지고 오늘 하루도 하느님께 부족한 몸이지만 보리떡 5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어린 아이의 봉헌이 기적을 이룬 것처럼 우리의 보잘것없는 작은 봉헌이라도 기꺼운 마음으로 하느님께 주일을 봉헌하면 지금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언젠가 이 봉헌이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기적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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