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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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03 조회수4,468 추천수9 반대(0)

주일미사를 봉헌하면 신자들의 기도가 있습니다. 대부분 봉사자가 기도문을 읽고, 교우들은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라고 응답합니다. 사제는 신자들의 기도를 인도하고, 신자들의 기도가 끝나면 그 기도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청하면서 마무리합니다. 미사를 봉헌하면서 신자들의 기도 내용을 무심히 듣고 지나가곤 합니다. 신자들의 기도가 끝나면 예물봉헌과 성찬의 전례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신자들의 기도에 저의 감정이 함께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몇 주 전입니다. 한 자매님이 신자들의 기도를 하면서 다 읽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기도의 내용은 가족들의 건강이었습니다. 기도의 내용 중에 치매로 고생하는이라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자매님은 그 부분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셨고, 신자들의 기도는 잠시 중단되었습니다. 그날 신자들의 기도는 봉사자로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가족 중에 치매로 고생하는 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도문을 읽으면서 마음이 울컥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날 신자들의 기도는 단순히 미사의 한 부분이 아니었고,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께 청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미사를 봉헌하면서 마음이 울컥했던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지난 어머니날이었습니다. 미사를 잘 마치고, 어머니들을 위한 축복의 기도가 있었습니다. 기도문 중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작년에 하느님의 품으로 가신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저는 잠시 멈추었습니다. 곧 마음을 추스르고 기도문을 읽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이지만 미사에 함께하신 많은 교우들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생각하였다고 합니다. 글과 마음이 하나가 되면 글은 감동이 되고, 기쁨이 되고, 위로가 됩니다. 글과 마음이 따로 가면 글은 단순한 글로 남을 뿐입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 중에도 마음이 울컥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갈릴래아 호수를 바라보면서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축성된 성혈과 성체를 모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릴 때였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해 내어 줄 내 몸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너희와 많은 이의 죄를 사하기 위한 나의 피다.’ 그날은 큰 감동으로 다가 왔습니다. 부족한 제가 성체와 성혈을 모시고 기도한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부족한 제게 성체와 성혈의 모습으로 오시는 주님께 감사드렸습니다. 그렇습니다. 매일 봉헌하는 미사에 마음이 함께하면 신앙의 신비가 됩니다. 매일 봉헌하는 미사에 습관적으로 참례하면 전례가 됩니다.

 

오늘은 본당사제들의 수호성인인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의 축일입니다.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님은 정성을 다하여 영적 가르침과 고해성사를 베풀었습니다. 평생을 아르스에서 겸손하고 가난한 삶을 살았던 신부님에게 해마다 2만여 명이 고해성사를 받고자 찾아왔다고 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기차역이 없던 아르스에 새롭게 기차역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르스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은 찾아온 신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아파했고, 그들의 슬픔을 함께 슬퍼했고, 지친 이들의 마음을 위로했다고 생각합니다. 신부님을 만난 많은 교우들은 진심으로 회개하였고, 영적인 기쁨을 얻었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신부님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을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이방인 여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인의 진심은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여인의 겸손은 예수님께도 전해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아파 누워있는 여인의 딸을 치유해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두려움과 근심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은 온통 두려움과 근심 덩어리입니다. 사랑과 희망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은 온통 신앙의 신비입니다.

 

이집트에서 위대한 일을 하신 분, 자기들을 구원하신 하느님을 잊었네. 함족 땅에서 이루신 놀라운 일들을, 갈대 바다에서 이루신 두려운 일들을 잊었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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