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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의 감옥살이를 묵상하면서...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04 조회수3,434 추천수0 반대(0) 신고

지금 전국이 폭염으로 더위와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본당 신부님이 휴가를 가셔서 오늘은 옆 본당에 미사를 갔습니다. 미사 후에 성체조배실이 있어서 성체조배를 한 시간 했습니다. 이 본당 성체조배회회장님의 배려로 언제든지 제2조배실에서 조배를 하려면 할 수 있습니다. 전에는 제1조배실에서 할 수 있게 배려를 해 주셨지만 원칙은 지켜야 할 것 같아서 2조배실에서 했습니다. 지속적인 성체조배회원만 1조배실에서 원칙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저희 본당에서 조배회원이었고 또 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교구 월례회에서 뵙기 때문에 사실상 친분이 있어서 그렇게 배려를 해 주신 것도 있습니다. 지금 저희 본당은 폐쇄가 된 상황입니다. 7년 가까이 조배회원으로서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시간은 아무런 어려움이 없이 할 수 있었는데 이것도 이제 코로나로 인해서 한동안 하지 않으니 전에 했던 것보다 조금은 힘들었습니다. 오늘 유리 칸막이를 두고서 성체가 현시된 주님과 마주앉아 조배를 하면서 다양한 기도를 했습니다. 통회의 기도도 하고 또 기도 중에 생각해야 할 분도 예수님께 아뢰고 한 시간 동안 다양한 기도를 했습니다. 언젠가 한 번 미사 때 불현듯 이상한 분심이 든 적이 있었습니다. 미사 때 감실에 계신 예수님을 모셨다가 또 잠시 후에 기도 후에 예수님을 감실에 모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때 신부님은 감실에 계신 예수님께 깊은 절은 하지 않습니까? 그 모습을 보면서 우섭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을 어디 감옥과도 같은 곳에 가두어두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또 나오지 못하시도록 열쇠로 잠궈두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어이가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엉뚱한 생각을 하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때 이런 것을 가지고 묵상을 해봤습니다. 감실에 갇혀 있는 예수님을 말입니다. 참 우리는 못할 짓을 많이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부님께서 제병을 축성하셔서 예수님의 몸을 만들어서 그 몸을 또 미사 때 내어주시고 나머지는 혹시 모를 병자성사 때와 같은 경우를 대비해서 감실에 모셔야 하고 또 다른 이유로 정확하게는 알지 못하지만 아무튼 감실에 모십니다. 우리는 미사 후에 자유롭게 돌아다니거나 집에 가거나 자유로운 몸이 됩니다. 우리는 자유로운 몸이 되는데 그 시간에 예수님은 마치 영어의 몸이 된 것처럼 현존해 계십니다.

 

조배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작에 있는 유리 속에 예수님을 모십니다. 예수님의 모습은 볼 수 있지만 예수님의 몸은 두 유리를 사이에 두고 압착된 상태로 계십니다. 오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참 우리는 예수님께 못할 짓을 너무나도 많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2조배실에서 좁은 공간에서 선풍기라도 켜 놓은 상태에서 있지만 예수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예수님은 추우면 춥다고 말씀을 하시지도 않고 더우면 덥다고 말씀을 하시지 않습니다. 오로지 말없이 언제나 그런 상황이라도 당신의 자녀가 당신 앞에 와서 당신을 봐 드리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하시는 분이십니다. 아마 그러실 겁니다.

 

성작에 있는 유리로 예수님의 몸을 압박해놓은 상태로 계신다고 하시더라도 너희들이 내 앞에 오기만 하면 난 이런 고통도 고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너희가 나의 현존을 느끼기만 한다면 그 어떤 무엇도 바랄 게 없다고만 말씀을 하실 것 같습니다.

 

1조배실과 2조배실 사이에 유리 칸막이를 두고서 생각한 게 있습니다, 예수님께서야 그 유리 장막이 어디 장애물이겠습니까마는 저는 유리를 통해서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는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유리가 예수님과의 교감을 할 수 있는 뭔가를 가로막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이 유리장막과 같은 게 우리에게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유리장막도 무너뜨려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깨어부수기를 원하실 겁니다. 우리는 그걸 과감하게 행동으로 하지 못하고 몸을 사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이런 장막을 완전히 걷어내야만이 하느님의 현존에 함께 머물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나 그 장막을 두고 다른 공간에서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치 교도소에 있는 가림막과도 같다고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무너지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묵상을 해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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