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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63 - 맨하튼으로 가는 '메트로'에서 (뉴욕/미국)
작성자양상윤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10 조회수3,790 추천수1 반대(0) 신고

 

숙소에서 나와 맨하튼으로 가기 위해 메트로(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드디어 뉴욕을 보게 되는 것이다, 정확히 말을 하면 맨하튼을 보게 되는 것이다.

 

어제 밤에 케네디 공항으로 도착해서 퀸즈에서 밤을 보냈으니

 

아무리 어두워서 보이는 것이 별로 없긴 했어도 뉴욕을 보기는 본 것이지만

 

나에게는 맨하튼이 뉴욕이요 뉴욕이 곧 맨하튼이기에 이제 진짜 뉴욕을 보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허리우드 영화 때문이듯 싶은데

 

영화 속 뉴욕의 배경은 거의가 맨하튼이었고 그래서 뉴욕이라는 도시가 꽤 크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은연중에 맨하튼이 뉴욕이요 뉴욕이 곧 맨하튼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그나마 그런 생각에서 벗어 나게 된 건

 

이번 여행에서 내가 머물게 될 곳이 퀸즈로 정해진 후로

 

맨하튼 이외의 지역도 뉴욕에 속해있다는 것이 머리가 아닌 피부로 다가왔다.

 

하지만 숙소가 있는 관계로 밤마다 늘 퀸즈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잠 만 잤을 뿐

 

실제로 뉴욕에 머문 닷새 모두를 맨하튼에서 보낸 거나 다름 없었기에

 

내 뉴욕 여행의 기억은 맨하튼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짧은 기간 동안 뉴욕을 여행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것이다.

 

 

 

내가 맨하튼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퀸즈에 숙소를 마련한 이유는 단 하나로

 

세계적으로 물가가 높다는 뉴욕의 숙소 비용 때문이었다.

 

전에 뉴욕으로 여행 다녀온 친구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살면서 스치듯 지나갔던 인연이더라도 뉴욕에 숙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굴에 철판을 열 개 깔고 서라도 며칠간 빈대(?)를 붙어라고 했었고

 

실제로 숙소를 검색해 보니 장난이 아니다.

 

내가 속해 있는 수도회는 국제 수도회로 세계 80여 국가에 진출해 있기에

 

웬만한 큰 도시에는 공동체들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고 실제로도 그렇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하면서 공동체에서 지낸 적은 거의 없었는데

 

아무리 같은 수도회 소속이라고 해도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곳에서

 

사적인 일로 지내는 것이 쌩뚱 맞는 일이기도 하고

 

혹시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휴가중에 공동체에서 지낸다는 것은 결코 편하지 않다,

 

왜냐하면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각자들의 사도직에 따라

 

평소와 다름없는 규칙적이고 바쁜 일상을 보내기 때문이다.

 

적절한 일지는 모르겠지만 휴가중인 사람이 회사에 출근해서

 

동료들은 일하는 동안 혼자만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을 하며 탱자 탱자거리는 것이랑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행에서는 비용의 압박 때문에 미리 뉴욕 공동체에 연락을 했고

 

다행히 지인도 있어서 얼굴에 철판을 조금은 얇게 깔아도 됐었다.

 

그리고 그 공동체가 퀸즈에 있었기에 나의 숙소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퀸즈로 정해진 것이다.

 

 

내가 지냈던 뉴욕 공동체

 

 

 

뉴욕의 메트로가 우리나라 지하철 보다 오래되었으니 당연히 전체적으로 시설도 낙후되어 있고

 

관리 상태도 그리 깔끔한 편은 아닌 것 같았지만 내가 생각했었던 것 보다 나쁜지 않다.

 

내가 본 미국의 지하철은 영화 속의 장면들이 전부로

 

주로 범죄영화의 배경이었고 범죄와 연관된 장소답게 지저분하고 스산하고 음침하고 분위기였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조금은 과장되게 표현하기도 했다는 것을 염두에 두더라도

 

결코 웬만한 용기가 아니고서는 나처럼 미국이 처음인 관광객이 이용할 만한 교통수단은 아닌 듯 싶다.

 

또한 ‘~카더라하는 소문에 가까운 말들이기는 하지만

 

내가 들은 바로는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든지 구석으로 가면 찌린네가 난다든지

 

밤 늦게는 절대 이용하면 안 된다든지 등 거의가 부정적인 것들이다.

 

그러니 내 생각 속의 뉴욕 지하철은 타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어서 타는 것이고

 

타게 되더라도 절대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내 기대치가 워낙 낮아서였는지는 몰라도 

 

실제로 경험한 미국의 메트로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상태가 좋았고

 

단 몇 일 동안, 몇 구간만을 이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쓰레기가 쌓여있는 것도 보지 못했고 


찌린내를 맡아 본적도 없다.

 

소문이라는 것은 돌면서 대부분 긍정적인 것은 축소되고 부정적인 것들이 확대된다,

 

그러니 돌고 돌다 보면 시작이 어떻든 나중에는 부정적인 것들만 남게 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긍정적인 소문은 돌기는커녕 시작도 안 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인간의 기억력도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들을 본능적으로 더 잘 기억한다고 한다,

 

그래야 위험한 상황에서 이전 기억을 되살려 빨리 반응하거나 대처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내가 뉴욕의 지하철에 대해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해도

 

소문의 특성상 혹은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것들만 기억에 남아 편견으로 굳어졌지 싶다.

 

뉴욕 지하철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생각들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잘못된 편견이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확인 할 수 있지만

 

소문으로 듣게 되는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은

 

그 사람을 직접 경험한다고 해도 잘못된 편견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쉽지 않고 또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서로에게 상처를 줄수도 있고 그 상처가 영원히 치료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여 소문으로 사람을 평가하거나 짧은 시간의 경험으로 누군가는 판단하는 것은

 

인간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조심해야 할 일 일것이다.

 

 

 

미국은 인종의 전시장이고 특히 뉴욕은 그 특징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도시라는 말을 들은 적이있다.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원래부터 이민자들에 의해서 생겨난 나라이고

 

여전히 아메리칸 드림을 쫒아 많은 이미자들이 찾아 오니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메트로를 타자마자 미국은 인종의 전시장이라는 그 말이 바로 실감난다.

 

그 많은 승객들 중 내가 생각하는 미국인은 두세 명 정도뿐

 

온통 남미 쪽과 동양 쪽 사람들

 

그리고 어느 계통인지 잘 구별은 안 가지만 분명히 혼혈인 사람들의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내가 미국인들은 전부 흰 피부에 금발이라던가

 

할리우드 영화 나오는 배우들 마냥

 

모두 “얼짱 “몸짱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비록 미국은 처음이지만 유럽 여행도 했었고

 

그 동안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모습의 서양인들을 보아왔다

 

더구나 나는 미군기지로 유명한 의정부에 있는 중학교를 나왔으니

 

대부분 미군이기는 하지만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을 보아왔겠는가?

 

하여 미국인이 모두 흰 피부에 금발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과

 

얼짱에 몸짱이 아니라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부색이나 외모, 체형과는 상관 없이

 

내 나름데로 미국인의 기준이 있었나 본데 그런 미국인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인종들이 있고 미의 기준도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의 상징인 비너스도 고대에는 푸짐하고 넉넉한 모습이지만 그리스 시대에는 배와 허리가 잘록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 유명한 밀로의 비너스가 여자의 가슴만 가졌을 뿐

 

실제는 남자의 신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결코 여성스럽 않은 떡 벌어진 어깨는 당시 미의 기준이 여자가 아닌 남자였기 때문이다.

 

 

밀로의 비너스 - from 구글 이미

 

 

근래에는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서양의 영향력이 크다 보니

 

미의 기준이 상당히 서양에 편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요즘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검은 피부보다는 흰 피부, 팔등신에 두상도 작고 상체보다 


하체의 비율이 길어야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이렇게 서양에 편중된 미의 기준에 대해

 

'서양 사대같아서 상당히 반감을 가졌었는데

 

지나고 생각해 보니 무조건 반감을 가질 일은 아닌 듯 싶다.

 

어떠한 물체든 시각적으로 안정감이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고 그 편안함에 무의식 적으로 끌리게 되고

 

인간의 본능상 안전하고 편안해 보이는 것이 (고전적인 기준으로)아름답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안정감 있는 형태라고 할 때

 

보통은 위쪽이 아래쪽보다 상대적으로 가늘거나 짧거나 작아야 하고

 

반대로 아래쪽 상대적으로 굵거나 길거나 커야 한다

 

오래된 고대 건축물들이며 우리나라의 탑들도 다 그런 형태들이다.

 

그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두상이 작고 하체의 비율이 긴 서양인의 신체비율이

 

좀더 멋지다고 느끼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고 쿨~하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모든 미의 기준이 서양 중심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미의 기준이라는 것은 지역에 따라 상황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며

 

어느 것이 완전한 아름다움이라고 객관적으로 규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쌍꺼풀 있는 눈을 선호했다,

 

그만큼 쌍꺼풀이 미의 기준에서 꼭 있어야 하는 필수적이 요소였으며

 

연예인을 물론 일반들도 유행처럼 쌍꺼풀 수술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한 세대가 채 지나지 않은 지금은 오히려 무쌍이 대세이고

 

미용을 목적으로 쌍꺼풀을 없애는 무쌍 수술도 많이들 한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들의 외적인 미의 기준은 시시각각으로 변하지만

 

내 적인 미의 기준은 아마도 근본적으로 변함이 없는 듯 하다.

 

좋은 사람, 착한 사람, 함께 하고 싶은 사람 등등

 

개인적인 차이가 분명히 있겠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틀 안에서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외모를 거의 꾸미지 않는 나도 비누와 샴푸와 바디젤을 따로 사용하고

 

세수를 하고 나서는 꼭 로션을 바른다,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거나 머리가 뻣뻣해지는 느낌도 싫고

 

또 건조해지면 가렵기도 하고 건강 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제대로 씻지 않는 사람을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양치를 하는 것도 치아 건강을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냄새가 나면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하고

 

나라는 사람을 이빨도 제대로 닦지 않는 게으르고 지저분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 이다.

 

이렇게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외모를 위해 시간과 비용과 노력을 투자한다.

 

하지만 내적인 아름다움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는지?

 

가끔 책은 읽는지?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닌 근본적인 삶의 문제에 대해서 가끔 생각하기는 하는지?

 

심오한 내용의 책이 아니더라도 일년에 몇권이나 읽는지?

 

TV나 유투브에서 드라마나 예능이 아닌 가끔은 심오한 내용의 다큐멘타리를 보기는 하는지?

 

우리는 집을 나서기 전에 거울을 보며 옷 매무새를 가다듬는다,

 

내가 만날 사람에게 그리고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외적인 좋은 모습이 아니라

 

내적인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은 적은 있었는지?

 

샴푸로 머리를 감고 얼굴에 로션을 바르고 몸에 향수를 뿌리듯

 

나의 내면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10, 20, 30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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