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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과연 고자가 복이 있을까?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13 조회수3,410 추천수0 반대(0) 신고

 

내일은 막시밀리아노 콜베 성인의 축일입니다. 순간 깜빡했는데 가브리엘 신부님 묵상글을 보고 아차 했습니다. 제가 아는 신부님의 축일을 하마터면 잊을 뻔했습니다. 저녁에 미리 축일 인사를 드렸습니다. 4년 전에 신부님께서 책을 하나 선물해 주셨습니다. 정확하게 제목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 고자가 나옵니다. 이것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성교육 관련 공부를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교회에서 출판한 몸의 신학에 대한 책도 읽어봤습니다. 사실 오늘 복음에도 나오지만 고자라는 내용은 좀 언급하기가 거북한 내용입니다. 신부님께서 주신 책을 읽어보고 오늘 복음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가졌던 궁금증도 해결되었습니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복음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고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옛날 중국 역사를 보더라도 고자가 되느니 그냥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인간적으로는 비참한 것입니다. 근데 아주 특이하게 고자가 되려고 엄청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와는 종교가 다르지만 그런 곳이 있습니다. 그 종교는 언급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렇다고 사이비는 아닙니다. 이미 공인된 종교입니다. 그 종교의 수행자는 원래는 아주 정상적인 몸입니다. 수련을 통해서 고자가 되려고 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종교의 관점으로 이야기하면 깨끗한 영혼을 가진 몸이 되기 위한 것입니다.

 

제가 20대 때 우연히 어떤 스님이 알려주셔서 그런 수련을 하는 곳에 한 번 가 본 적이 있었습니다. 암자의 조그만한 방에서 벽만 쳐다보고 명상을 하는 것입니다. 21일 과정이었습니다. 아주 힘든 고행이었습니다. 음식은 최소한 생존을 할 수 있을 만큼만 먹었고 물도 약 1.5리터 정도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반찬은 밥에다 채소 반찬 두 가지가 전부였습니다. 하루에 방에 있는 시간이 18 시간이었습니다. 며칠 하다가 도저히 힘들어서 그만 포기하려고 하다가 스님과 약속한 게 있어서 차마 포기하겠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어렵게 어렵게 21일 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세속인이기 때문에 21일만 한 것입니다. 잠은 누워서 자지 못합니다. 앉은 채로 벽에 기대어서 잡니다. 저랑 같이 한 사람은 이틀 하고 그냥 집에 갔습니다. 21일 과정을 마치고 이 수련만 10년 넘게 한 스님이 있어서 하루는 스님과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스님은 우리나라에서 아주 유명한 대학을 나오고 속세를 떠나서 인도로 정신세계에 대한 공부를 하러 갔다가 인도에서 우리나라 스님을 우연히 만나서 이 수행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수행을 하는 목적이 뭔지 질문을 했습니다.

 

그분이 생각하는 종교적인 관점에서는 다음 생에서 아주 깨끗한 영혼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그렇게 한다고 합니다. 아무튼 종교적인 신념 때문에 하긴 하지만 대단한 분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살았더라면 아주 잘 살고 부를 누릴 수 있는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그 생활을 한다는 게 저야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할 수 있지만 일반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나 했습니다. 십년 동안 수행을 하면서 여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건 그렇다치고 여자를 보지 않고 방 안에만 있다고 해서 여자 생각이 나지 않겠습니까?” 하니 하시는 말씀이 처음엔 잘 되지 않는데 7년쯤 되니 여자 생각이 나도 여자라는 인식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21일 과정이니 누워서 자지 않았지만 이분들은 평생을 이런 수련을 하니 집중적으로 수련을 하는 경우 아니고서는 잠은 누워서 주무신다고 했습니다. 그분이 여러 종교와 정신세계를 탐구하면서 하나 깨달은 게 있다고 하는데 많은 종교와 정신세계에서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음욕과 정욕을 이기면 보통 인간이 느낄 수 없는 특이한 정신세계를 체험한다는 것입니다. 그 세계를 한번 경험하면 그건 우리 인간 세상에 마약과 같은 쾌락은 쾌락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건 인간의 말로 표현하기 힘든 황홀경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 경지에 도달하면 뭔가 확신이 든다고 했습니다.

 

흔히들 불교에서는 좋은 몸을 받는다고 하는 표현을 합니다. 만약 세상 사람 모든 사람이 이렇게 한다면 하느님의 창조 사업은 문을 닫게 돼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도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니 기독교 관점에서 말한다면 이런 것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받아들이면 이보다 더 좋은 것도 없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이는 보통 사람으로서는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될 것입니다.

 

하늘나라를 위해서 스스로 고자가 되려고 하는 것은 정말 하느님의 은총이 아니고서는 힘들 것 같습니다. 특히나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남자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참으로 힘든 세상입니다. 마음으로도 여자를 보고도 음욕을 품지 않으려고 몸부림치고 노력하면 몸도 쉽지만은 않지만 그에 맞게 반응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런 수련을 하는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으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고자가 불행하지만 하느님 나라에서는 고자가 복이 있다고 하는데 그게 얼마나 축복인지는 하늘나라에 가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마도 분명한 것은 고자처럼 살 수만 있다면 그 영혼은 고결한 영혼이 되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많은 다른 종교에서도 그런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우리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옛날 우리 신앙의 선조 여인들의 삶에서 보면 동정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것만 봐도 알 수가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 고자가 된다는 것은 액면 그대로 해석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정신으로 무장을 해야 요즘과 같은 문란한 시대를 살면서 세속에 그나마 물들지 않고 하느님을 바라보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로 그런 노력은 인간의 본능을 억제하는 것과 같아서 그게 자신에게는 공로가 된다고 얼마 전에 한 원로 신부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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