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8.16.“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 |||
---|---|---|---|---|
작성자송문숙 | 작성일2021-08-15 | 조회수3,287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마태 19, 16-22(연중 20주 월) 오늘 우리는 참으로 중요한 질문을 해 봅니다. 우리 삶의 본질이요,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입니다. 바로 이 질문을 오늘 <복음>에서 부자 청년이 예수님께 합니다. 이는 <루카복음>(10,25)에서는 율법학자가 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마태 19,16)
그는 무슨 선한 일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혹시 우리도 그렇게 여기고 있지는 않는지요? 그 어떤 공로를 쌓고 그 공로의 대가로 영원한 생명을 얻으리라고 여기지는 않는지요?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십니다. “네가 생명에 들어가려면 계명을 지켜라.”(마태 19,17)
이는 우선 생명을 얻는 길은 선한 일을 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계명을 지키는 데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더 나가서는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 곧 ‘주님께 속한 사람’이 생명을 얻는다는 말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생명의 길은 ‘행위’를 하는 데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가 되는 데에 달려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 젊은이는 이러한 뜻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런 것들은 제가 다 지켜왔습니다.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마태 19,20) 하고, 다시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태 19,21)
이 말씀은 잘 알아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자칫,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자신이 가진 재산을 팔라”, “그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라”, 그리고 “당신께로 오라”, “그리고 당신을 따르라”는 네 가지 행동의 실행으로 알아듣기 쉽습니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면, 더 깊은 차원의 말씀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 말씀은 네 가지를 통한 ‘행동의 전환’을 말씀하고 계신다기보다, 그렇게 행동하게 하는 ‘존재의 전환’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곧 이 문장의 핵심은 뒤 구절에 있습니다. 뒤 구절은 당신께로 와서 당신을 따르는 존재, 곧 당신께 속한 사람, 당신의 소유가 되라는 말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 구절은 그러한 존재가 되는 전제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부자청년은 자기 자신에게 속해 있었고, 그래서 자신의 행위를 쥐락펴락하는 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자기의 재물에 속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을 따르고, 재물을 따랐던 것입니다. 곧 자신이라는 우상, 재물이라는 우상을 따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예수님께 속한 사람, 그래서 예수님을 따르는 존재적 전환을 요청받은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의 말씀이 그 부자 청년을 벌거숭이로 만들어 버렸던 것입니다. 그를 가리고 있는 껍데기의 옷이 발가벗겨지고, 자신의 실상이 드러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젊은이는 이 말씀을 듣고 슬퍼하며 떠나갔습니다.”(마태 19,22) 오늘 우리도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청년처럼 머뭇거리고 주저하다가 슬퍼하고 자신에게로 되돌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완전한 사람이 되는 길,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은 무슨 위대한 행위를 해서가 아니라, 주님을 따르는 주님의 소유, 주님께 속한 존재가 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마태 19,21)
주님! 주님께서는 저의 허울을 벗기십니다. 가리고 있는 겹겹의 옷을 벗기시고, 벌거숭이로 만드십니다. 제 자신을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으면서도 타인을 위해서는 인색하기 짝이 없는 제 이기심의 옷을 벗기십니다. 이기심과 자애심을 버리고, 가진 것을 다 나누게 하소서. 나아가, 낮은 이를 섬기고, 당신을 따르게 하소서. 무슨 일을 하던 당신을 위하여 하고, 당신께 찬미와 영광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