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6. 솔로몬의 기도(1열왕 8,22-53)

그러고 나서 솔로몬은 이스라엘 온 회중이 보는 가운데 주님의 제단 앞에 서서, 하늘을 향하여 두 손 펼치고 이렇게 기도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 하늘과 땅 그 어디에도 당신 같은 하느님은 없습니다. 당신은 계약을 지키시고 자애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또한 당신께서는 제 아버지 다윗에게 말씀하신 것을 지키셨습니다. 친히 말씀하신 것을 실현해 주신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의 종 제 아버지 다윗에게, ‘네 자손들도 제 길을 지켜 나가기만 하면, 네 자손들 가운데 왕좌에 앉을 사람이 내 앞에서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신 것을 지켜 주십시오. 그러므로 이제 당신의 종 제 아버지 다윗에게 하신 말씀이 진실하다는 것을 꼭 드러내 주십시오.”

그의 말을 계속된다. “그러나 어찌 당신께서는 땅 위에 계시겠습니까? 하늘 위의 하늘도 당신을 모시지 못할 터인데, 제가 지은 이 집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러나 당신 종의 이 기도를 돌아보시어, 오늘 저의 이 기도 들어 주십시오. 그리하여 밤낮으로 이 집을, 곧 ‘내가 머무를 곳이다.’ 하신 이곳을 살피시어, 이 기도만은 꼭 들어 주십시오. 또 당신의 이 종이 드리는 간청을 들으시어, 부디 당신께서 계시는 곳 하늘에서 들어주십시오. 들으시고 용서해 주십시오.”

그는 계속 말을 잇는다. “또 누구든지 죄 짓고 자신에게 저주를 씌우는 맹세를 하게 되어, 여기에 와 맹세하면, 당신께서는 들으시고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그리하여 죄 있는 자에게는 유죄를, 의로운 이에게는 무죄를 내리시어 그 의로움에 따라 갚아 주십시오. 당신 백성이 죄지어 적에게 패배하였다가도, 여기서 기도하고 간청하면, 당신께서는 용서하시어, 그들의 땅으로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그들이 죄 지은 탓으로 비가 내리지 않을 때에도, 당신께서 그들을 벌하시는 것이므로, 그들이 자기들 죄에서 돌아서면 당신께서는 당신 종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또 솔로몬은 기도를 계속 이어간다. “정녕 당신께서는 좋은 길을 가르치십니다. 당신 백성에게 주신 이 땅에 비를 내려 주십시오. 기근과 흑사병, 마름병과 깜부깃병이 돌거나 메뚜기 떼와 누리 떼가 설치고 적이 성읍을 포위할 때, 온갖 환난과 질병이 번질 때, 당신 백성이 개인으로나 전체로나 저마다의 고통을 느끼고 기도하면, 당신께서는 들으시어 용서해 주십시오. 당신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아시니, 그 행실로 갚아 주십시오. 당신만이 사람의 마음을 아십니다. 그렇게 해 주시면, 그들은 당신께서 조상들에게 주신 땅에 사는 내내 당신을 경외할 것입니다.”

이이지는 솔로몬의 기도다. “또한 이방인이라도 그들이 당신의 위대한 이름을 듣고 당신께 기도하면, 당신께서는 그 무엇이나 이루어 주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세상 모든 민족들이 당신의 백성처럼 경외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 집이 당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당신 백성이 적과 싸우러 나갈 때나, 당신께서 그들을 어느 길로 보내시든지, 그들이 당신께서 선택하신 도성과 제가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지은 이 집을 향하여 당신께 기도하면, 당신께서는 하늘에서 그들의 기도와 간청을 들으시고, 그들의 사정을 돌보아 주십시오.”

그의 말은 이어진다. “죄짓지 않는 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이 백성도 당신께 죄를 지어, 당신께서 적에게 넘겨주시면, 그들은 적국에 잡혀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땅에서 회개하고 ‘저희가 죄를 저질렀습니다.’ 하면, 당신께서는 계시는 곳 하늘에서 그들의 기도와 간청을 들으시고 그들의 사정을 돌보아 주십시오. 또한 당신께 죄지은 당신 백성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계속되는 솔로몬의 기도다. “당신을 거역하여 지은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사로잡아 간 자들이 그들을 가엾이 여기게 해 주십시오. 그들은 당신 백성이며 당신 소유로서, 당신께서는 그들을 이집트의 그 도가니에서 구해 내셨습니다. 눈을 뜨시어 당신 종의 간청과 당신 백성 이스라엘의 간청을 굽어보시고, 그들이 당신께 부르짖을 때마다 그들의 호소를 들어 주십시오. 주 하느님, 당신께서 저희 조상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실 때에 당신의 종 모세를 통하여 말씀하신 대로, 세상의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그들을 가려내시어, 당신 소유로 삼으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솔로몬은 이 모든 기도와 간청을 주님께 드리고는, 두 손을 하늘로 펼치고 무릎을 꿇고 있던 주님의 제단 앞에서 일어났다.[계속]

[참조] : 이어서 ‘17. 솔로몬의 축복과 성전 봉헌’이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