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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8.18.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17 조회수3,152 추천수2 반대(0) 신고

 

                                     마태 20, 1-16(연중 20주 수)

 

 

오늘 <복음>은 하늘나라를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를 통해서 말씀해주십니다.

이 비유 속에는 하느님의 보화, 곧 하느님 자비의 신비가 있습니다.

이 신비는 <첫째>, 포도원 주인은 대체 때를 가리지 않고 품꾼을 불러들입니다. 그는 이른 아침부터 하루 일과가 다 끝나갈 저녁 무렵까지, 다섯 차례나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손수 장터로 나가, 품꾼을 불러들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일의 능력이나 실적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도 않고, 오히려 병들고 노쇠해서 팔려가지 못하고 남은 사람들을 포도원으로 불러들입니다. 도대체가 계산이라고는 모르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주인입니다. 사실은 애시 당초부터 일을 부리기 위해 품꾼들을 불러들인다기보다, 그들을 살게 하기 위해 불러들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부르심 그 자체가 이미 은총입니다. 이는 하늘나라가 당신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불쌍한 우리를 위하여 주어지는 하느님의 은총이요, 하느님의 자비임을 드러냅니다.

<둘째>로는, 품삯을 줄 때에 맨 나중에 불려 온 자부터 줍니다. 상식적으로는 이른 아침부터 온 품꾼에게 먼저 주는 것이 타당할 것이지만, 굳이 순서를 바꾸어 역순으로 품삯을 주는 것은, 오후 늦게서야 일터로 부름 받게 된 이들에 대한 주인의 깊은 배려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들은 자신들의 능력이 없는 까닭에, 하느님의 자비에 내맡길 수밖에 없는 꼴찌들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가장 필요한 자에게 우선적으로 흘러들 수밖에 없는 가난한 이를 위한 우선적인 선택을 말해줍니다. 곧 가장 불쌍한 자에게, 가장 먼저 베풀어지는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냅니다.

<셋째>로는, 모두에게 똑같이 고루 품삯이 주어집니다. 포도원 주인은 일한 만큼의 형평에 맞게 정당하게 노동의 대가를 셈쳐주지 않았습니다. 일한 시간이나 일의 실적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도 않고, 무조건 똑같은 품삯을 고르게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먼저 온 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아니라, 계약을 맺은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었으며, 단지 뒤에 온 이들에게는 자비가 베풀어졌을 뿐입니다.

이렇게 정당함에 자비를 더하여 쳐주는 포도원 주인의 권한행사와 너그러운 처사는 하느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자비를 말해줍니다. 그러니 이는 하늘나라가 인간이 일한 대가로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하느님의 주권적인 사랑이요, 자비임을 밝혀줍니다.

결국, ‘꼴찌가 첫째가 되는 이 비유는 이 지상에서의 꼴찌들에게 대한 보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자비를 드러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마치 포도원 주인이 애초부터 은혜를 베풀기 위해 품꾼들을 포도원으로 불러들였듯이,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기 위해,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아 교회로 불러들이십니다. 여기에는 먼저 온 자와 나중 온 자가 따로 없으며, 모두가 큰 자비를 입었을 뿐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가멸은 처지를 슬밉다 하지 않으시고, 비천한 신세를 자비로 돌보시는 무한하신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기뻐하며, 영광과 찬미를 드려야 할 일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을 앞세우는 데는 첫째가 되고, 자기를 내세우는 데는 꼴찌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정당한 삯을 주겠소.”(마태 20,4)

주님!

당신은 무능하여 맨 나중에 올 수밖에 없었던

꼴찌들부터 품삯을 주십니다.

애시 당초 일을 부리기 위해 불러들인 것이 아니라,

살리기 위해 불러들이신 까닭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 부르심은 이미 은총입니다.

은총은 계산이 아니라 자비셨습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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