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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룻을 보면서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게 무엇인지?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20 조회수3,118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을 보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이 복음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단순합니다.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인지 질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제일 먼저가 하느님 사랑이고 이와 동등하게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동급으로 간주하셨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동급으로 왜 여기셨을까를 한번 묵상해봤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도 나옵니다. 나오미는 과부가 된 몸입니다. 두 며느리도 과부가 된 신세입니다. 시어머니는 두 며느리를 생각해서 자기 살 길을 찾아가라고 하였지만 오르파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말씀대로 시어머니와 이별을 하고 자기 갈 길을 찾아갑니다. 하지만 룻은 어떤 이유에서 그런지 시어머니와 함께하려고 합니다. 룻은 이미 시어머니의 신앙을 지켜봤을 겁니다.

 

어머님의 하느님이 제 하느님이시라고 고백합니다. 이와 같은 고백을 하는 걸로 봐서도 나오미의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어땠는지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룻은 단순히 시어머니의 신앙도 신앙이지만 인간적인 사랑이 더 우선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는 젊지만 늙으신 시어머니를 홀로 지내시게 할 수가 없었던 것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간적인 생각으로 말하면 시어머니가 "자, 이제 우리와 함께 지내자." 하고 말씀을 하셨더라면 어쩔까 하고 고민이 됐을 수도 있습니다.

 

시대가 다르지만 요즘 같은 시대를 보더라도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모신다는 것은 왠만하면 다 회피하려고 하는 시대입니다. 그때 그 당시에는 그런 문화가 아니였더라도 주변 상황을 본다면 시어머니를 모시는 게 그녀들에겐 그렇게 자신의 인생에 덕이 될 일이 별로 없었던 상황임에도 룻은 시어머니를 봉양할 생각을 한 것은 참으로 기특한 며느리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친정 어머니였다면 당연히 피를 나눈 부모님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가 있다고 하지만 룻은 달랐습니다.

 

룻이 만약 시어머니 품을 떠난다고 해도 그렇게 비난 받을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어머니의 뜻대로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룻은 단순히 세상 관습에 묶여서 자신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서만이 시어머니를 선택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바로 연민의 정이었을 겁니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과부의 몸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차이는 조금 늙고 젊고 그 차이였던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과부의 몸으로 살아가기 힘든 세상인데 더군다나 늙은 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더더욱 힘든 상황이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외면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합법적으로 시어머니의 뜻에 따른다는 명분으로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은 걸로 보면 룻의 마음속에는 시어머니를 떠나서 따뜻한 인간애가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그게 인간의 사랑이고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런 룻의 마음을 어떻게 보실까 한번 생각해봅니다. 저는 아마도 룻은 시어머니를 생각하는 갸륵한 마음을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동일하게 여기셨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비록 룻은 시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했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여기셨을 겁니다. 답은 마태오 복음 25장 최후의 심판에 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나약하고 힘없는 이가 바로 예수님 당신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죄와 연관시켜서 이런 묵상을 한번 해봅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죄를 짓고 살아갑니다. 살면서 죄를 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것만이 우리가 천국에 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게 쉬운 게 아닙니다. 천국에 가고 영생을 얻는 것은 부자 청년에서도 나오지만 아무리 계명을 잘 지킨다고 영원한 생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그보다 자신의 재산을 이웃을 위해 자선을 베푸는 것이 더 완전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도 따지고 보면 사랑입니다.

 

수많은 계명보다도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는 하늘나라에서는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상기시켜주는 것입니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하느님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어쩌면 룻과 같은 사랑을 실천하는 게 가장 아름다운 사랑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사랑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일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이런 사랑을 하길 원하실 것입니다. 룻의 마음이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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