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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도란도란글방/ 열 처녀의 비유 (마태25,1-13)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27 조회수3,633 추천수1 반대(0) 신고

 

 

(공동번역성서) 2021. 8. 27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도란도란글방

 

열 처녀의 비유

(마태25,1-13)

1 “그때에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2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3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4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5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6 그런데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7 그러자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저마다 등을 챙기는데, 8 어리석은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이 꺼져 가니 너희 기름을 나누어 다오.’ 하고 청하였다. 9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안 된다. 우리도 너희도 모자랄 터이니 차라리 상인들에게 가서 사라.’ 하고 대답하였다. 10 그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다. 11 나중에 나머지 처녀들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지만, 12 그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13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여러분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열 처녀의 비유를 아시지요? 우리 주님께서 천국은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간 열 처녀다라고 천국(天國)을 소개하십니다.

천국은 금 대문, 보석 기둥, 비단 지붕으로 만들어진 그런 아름다운 곳이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시고 천국은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간 열 처녀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말은 천국이라는 것은 공간적(空間的)인 개념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이 비유를 보면서 종종 오해하는 것이 신랑을 기다리던 어리석은 다섯 처녀는 자다가 봉변을 당했고, 슬기로운 처녀 다섯은 졸림에도 불구하고 눈을 부릅뜨고 신랑을 기다렸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마태25:5) 5 신랑이 늦도록 오지 않아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어떠세요? 정말 다섯은 자고 다섯은 깨어 있었나요? 아니오. 열 명 다 잤습니다. 그럼 슬기로운 처녀와 어리석은 처녀는 어디서 갈리는 것입니까?

슬기로운 처녀는 등불과 기름을 함께 가져갔고, 어리석은 처녀는 등불만을 가지고 갔다는 것입니다. 기름을 안 가져 간 것이 왜 어리석은 행동입니까? 만일 신랑이 일찍 왔다면 그 무거운 기름을 가져간 처녀들이 오히려 어리석은 처녀들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왜 주님은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처녀들보고 어리석은 처녀들이라고 하십니까?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처녀들은 기회주의(機會主義)적인 사고를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어리석은 처녀들은 만일 기름을 준비했는데 신랑이 일찍 오면 그 기름은 무용지물이 되고 마니까, 다른 말로 내가 손해 보게 되니까, 내가 그 무거운 것을 날라야 하고 또 쓰지도 못할 기름을 사야 하니까, 나중에 부족하면 그 때 가서 준비하고 지금은 나 편한대로 살자라는 아주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세상(世上)적인 사고방식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합리적인 사고방식(思考方式)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자기에게 유익(有益)이 되지 않는 것은, 모두 쓸데없는 것으로 여기는 사고방식을 말합니다. 그러한 사고방식을 주님은 어리석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왜 오늘날 그리스도인이라고 자처하는 많은 사람들의 신앙생활(信仰生活)이 이렇게 소홀한지 아세요? 그 것은 신자(信者)라고 하는 사람들이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리를 듣긴 들었지만 언제 오실지 모르니까,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하고 지금은 나의 생존에 유익이 되는, 현재 나에게 시급한 세상일을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기회주의 적인 발상이지요.

지금 내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 나에게 유익 되는 것이 뭐가 있습니까? 거기다가 지금 생각에는, 예수님은 나의 인생(人生) 동안에는 절대 안 오실 것 같아요. 그렇죠?

그러니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動機附輿)가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지금 세상일을 열심히 하면 당장 나에게 유익이 옵니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사업, 공부, 여행, 오락, 음주 가무이 모든 것들이 현재의 나에게 행복과 유익을 가져다주는 것들입니다.

거기에 반해 기도, 미사예배, 설교, 신자다운 삶이런 것들이 지금 당장 나에게 어떤 유익을 가져다주나요? 아니오.

 

그 처녀들에게 기름이 무거운 짐이 되었던 것처럼, 그런 것들은 유익을 가져다주기는커녕 오히려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입니다. 그러니 자꾸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조금만 있다가 하지 뭐, 벌써부터 준비하는 것은 나에게 손해야이게 바로 어리석은 다섯 처녀인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말입니다. ‘신앙생활은 나중에 열심을 내어 해도 되는 것이지만 돈은 지금 못 벌면 안 되는데, 미사예배(禮拜)는 나중에 드려도 되지만 이번 주에 안 놀러 가면 내가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이 한 조각 날아가 버리는데,

그러니까 나중에도 할 수 있는 것은 그 때가서 하고 지금 당장 나를 행복하게 해 주고 나에게 유익이 되는 것을 하자이게 어리석은 처녀들인 것입니다.

 

그러나 슬기로운 다섯 처녀는 어떻습니까? 합리적인 세상관점(世上觀點)으로 볼 때에는 참 미련한 여자들이지요? 신랑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그 무거운 기름통을 들고 갑니다. 나중에 모자라면 얼른 가서 사오면 되는데 미련하게 처음부터 그 무거운 기름통을 들고 갑니다. 지금 들고 갑니다.

그 여자들은 주님이 언제오시든 나의 삶의 모든 관심은 그 주님밖에 없어, 혹시 기름이 떨어져서 주님이 나를 못 찾으면 안 되니까 기름을 충분히 준비해 두자하고 그의 모든 관심(關心)을 신랑을 기다리는 것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 그 기름통과 등불이 주님이 나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좌표(座標)이기 때문에 그 처녀들에게는 온통 그 등불에 관심이 가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오직 신랑밖에 없습니다. 그 슬기로운 처녀들은 이 세상 누구보다 그 신랑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기의 평판이나 유익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오로지 신랑을 만나야 하겠다는 열망만이 그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이 세상 어떤 것보다 그 사랑하는 신랑을 기다리는 일이 가장 행복한 것이기에 처음부터 기름을 잔뜩 준비해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런 그림을 그려보세요. 그 신랑(新郞)을 기다리는 기다림의 삶이 그 신랑이 오는 그날까지 연결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신부가 결국에 그 신랑을 만나게 되는 날에 맛보게 되는 행복과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엄청난 것입니다.

그러나 그 날을 기다리고 있는 현재의 날들도 역시 그날의 행복과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어떤 것에도 한 눈 팔지 않고 기쁨으로 신랑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그 슬기로운 처녀들은 기다림 속에서 이미 신랑을 만나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 오지는 안았지만 온다.‘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벌써 좋아 죽겠는 것입니다.

슬기로운 처녀들은 미래에 일어날 일을 지금 일어난 일로 앞당겨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천국인 것입니다. 그 기다림 자체가 행복이며 기쁨인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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