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랑이 실종된 신앙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31 조회수3,499 추천수2 반대(0) 신고

 

본당에 계신 형제님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 이웃 본당에 아는 교우님이 계십니다. 지금 형제님과 자매님은 격리 아닌 격리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것이 아니라 가정적인 문제로 그렇습니다. 자매님은 수도권에 살고 있는 딸 집에서 지금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따로 떨어져 생활을 하게 된 원인은 형제님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 가정의 가정사를 말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이런 사실을 어떤 분으로부터 들어서 알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루빨리 자매님과 형제님이 다시 행복한 가정으로 변화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며칠 전에 저에게 또 이런 사실을 알려주신 형제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저를 포함한 모든 신자가 자신의 신앙을 한번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가정불화가 있는 형제님이 평소에 자매님이 오랫동안 하셨던 레지오 단원들에게 부탁을 하신 모양입니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지만 지금 자매님이 계신 곳으로 동행을 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방편으로 자매님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는데 누구 하나 하겠다고 말씀을 하신 분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에게 이런 사실을 말씀해 주시는 형제님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오랜 세월 이 자매님은 레지오 단장도 하시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성모님과 함께 기도도 하고 레지오 활동을 하셨습니다. 물론 거리가 멀기도 하고 또 코로나 여파로 인한 문제도 없지 않아 있기 때문에 주위 분들이 손사래를 칠 수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신앙생활을 한 것으로 봐서는 그 자매님의 입장에서 보면 물론 그분들의 가정 내 문제이긴 하지만 자매님 스스로 생각을 해보신다면 몇 개월 동안 본당을 떠나 오랜 시간 같이 레지오 활동을 하며 서로 자매님, 자매님 하며 영적으로 예수님의 피를 함께 나눈 본당 교우들에게 한편 섭섭한 느낌도 가지셨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서 제 마음속에는 비록 육적으로는 남이지만 같은 신앙을 하는 교우로서 마음이 참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는 그분들을 조금도 탓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런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다만 이런 상황이 단지 같은 형제자매로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저도 그와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의 잘못을 떠나서 그분들이 가신다고 해서 문제가 약간 있는 형제자매님의 가정이 모두 원상회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그래도 같은 신앙생활을 한 정을 생각했을 때 조금은 아쉽다는 것입니다. 바로 사랑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두 분에게 부탁을 한 게 아니고 많은 분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형제님이 부탁 드렸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비록 그 형제님에게 문제가 있었지만 어려움에 처한 한 가정이 다시 원만한 가정으로 되길 바라고 희망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어제 이런 사실을 말씀해 주신 형제님에게 말씀드렸습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떤 걸 원하시겠습니까? “극단적으로 말해서 설령 미사를 궐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어려움에 처한 형제자매님에게 그 가정이 회복될 수 있도록 애를 써주는 게 어쩌면 그게 더 하느님을 찬미하는 제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말씀에 형제님도 동의하셨습니다. 제가 분명 사전에 극단적이라고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미사가 분명 중요한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요지는 미사만큼이나 형제애를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하고자 하는 뜻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하느님을 사랑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려드리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하느님은 나만의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하느님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지금 그분 가정을 내려다보시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실까요? 그 아픈 가슴을 위로해드리는 것은 단순히 우리가 드리는 미사도 중요하지만 그분들이 화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수 있다면 그게 어쩌면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인 미사에 버금가는 미사성제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많은 봉사를 하고 신앙생활을 오래 했다고 해도 그 마음에 사랑이 없다면 그런 신앙이 열매 없는 신앙으로 전락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면은 저를 포함해서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