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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9-02 조회수4,112 추천수2 반대(0) 신고

베드로는 가장으로서 밤새 고기를 잡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왠지 고기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일진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허탕만 치고 말았습니다. 때는 이른 새벽이나 이른 아침 무렵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배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이런 제자들의 모습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시몬의 배에 오르셔서 배를 조금 뭍에서 옮겨가자고 하시면서 이동 후에 뭔가 가르침을 주셨다고 복음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 복음 말씀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그물을 깊은 곳에 내려서 고기를 잡아봐라고 말씀을 하셔서 그렇게 했을 뿐인데 그렇게 하자마자 그물 안으로 많은 고기가 잡혔습니다. 얼마나 많은 고기를 잡았던지 루카복음사가는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라고 말할 정도라고 합니다.

 

이때 시몬 베드로는 그만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을 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이런 모습에 주위 다른 제자들도 놀아움을 금치 못했던 것입니다. 놀라움을 넘어서 베드로는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두려워하는 베드로의 모습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용기를 주시면서 이제부터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그들은 배를 다시 뭍에다 대어 놓고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은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는 게 오늘 전체 복음의 내용입니다.

 

오늘 복음을 새벽에 묵상하면서 좀 이색적인 묵상을 해봤습니다. 베드로는 고기를 많이 잡은 것은 보고 왜 예수님께 자신이 죄인이라고 고백을 하게 되었는지 그 의문을 가지고 묵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는 데 저는 오늘 복음 전체 묵상을 하는 데 할애를 했습니다. 그럼 저와 함께 떠나보실까요? 예전부터 이게 많이 궁금했는데 오늘은 그 해답을 마치 찾은 것 같습니다.

 

원래 갈릴리 호숫가에서는 고기를 잡으려고 하면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고기가 없다고 합니다. 실제 오늘날 연구를 해보면 그렇다고 합니다. 오늘날은 그렇다고 한다고 하고 그럼 그때 당시도 그랬을 거라는 전제를 두겠습니다. 그럼 예수님의 말씀은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질까요? 지금 베드로의 입장에서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서 밤새 고기를 잡는다고 애를 쓰고 허탕만 치고 내일을 위해서 그물을 손질하고 돌아갈 채비를 할 상황에서 주님의 말씀을 따르게 된 것입니다. 이때 베드로는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상상을 해봅니다. 예수님 참 딱하십니다. 고기잡는 거라면 이 바닥에서 그래도 제가 잔뼈가 굵은 사람인데 지금 깊은 곳은 더군다나 고기가 지나가는 길도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고기가 없는 곳인데 그런 곳에다 그물을 내리라고 하시니 그게 말이나 될 법이나 하신 말씀인지 하고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을 겁니다.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묵상이니 정황상 그럴 개연성이 높습니다.

 

그랬는데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 고기가 많이 잡히게 된 것입니다. 그들이 한평생 고기를 잡아왔던 그들 나름의 상식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때 베드로는 무릎을 탁 치고 깨달았던 것입니다. 잠시 되돌아가보겠습니다. 오늘 복음을 잘 보면 예수님께서는 배를 조금 이동하신 후에 뭔가 가르침을 주셨다고 하셨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러신 연후에 그물을 내리라고 지시를 하셨던 것입니다. 복음에는 단지 이 사실만 언급됐지 무슨 가르침을 주셨는지는 언급돼 있지 않습니다.

 

저의 오늘 복음 묵상의 단초는 여기서부터 사실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추측하건데 여기서 예수님은 순종과 죄에 대한 설교를 잠시 하셨을 거란 묵상을 해봅니다. 제가 그런 추론을 하게 되는 배경은 고기가 잡히지 못할 장소에 그물을 내리라고 하신 말씀에 베드로는 자기의 생각과는 맞지 않지만 예수님의 말씀대로 순종을 했는데 고기가 많이 잡히게 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배운 게 없었지만 아마도 영적인 감각은 뛰어났던 것 같습니다. 이해는 되지 않지만 단순히 생각해보면 그건 그렇다치고 지금 당장은 먹고 사는 세상적인 기준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냥 그런 현상을 이상한 현상이라고 치부를 하고 말았다면 복음에 그런 내용이 담긴 의미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겁니다.

 

근데 베드로 사도는 달랐습니다. 바로 그 현상을 영적으로 바라보는 깨달음이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자기의 교만을 알게 된 것입니다. 자신이 누구보다도 고기를 잡는 것만큼은 예수님보다 더 월등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랬던 그 자신보다도 더 예수님이 고기의 물길을 꿰뚫고 계시다는 걸 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잠시나마 예수님의 말씀을 믿지 못했던 그 마음을 가지고 뉘우친 것 같습니다. 달리 죄인이 아니라 그런 불손한 마음을 가진 게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베드로 사도는 순박했던 것 같았습니다. 아니 할 말로 그냥 이렇게도 넘어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안면몰수하고 오늘 예수님 덕분에 고기를 많이 잡게 됐습니다.”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베드로 사도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죄인이라고 고백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그런 기적도 기적이지만 그 속에서 바로 예수님의 신성을 발견할 수 있는 영안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그런 고백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랬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생업을 던지고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제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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