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1. 바아사와 엘라의 이스라엘 통치(1열왕 15,33-16,14)

아히야의 아들 바아사가 티르차에서 만고의 죄인 예로보암의 아들 나답을 거슬러 모반을 일으켜 온 이스라엘의 임금이 된 때는, 유다 임금 아사 제삼년이었다. 그는 무려 스물네 해 동안(기원전 910-887년)이나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그는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르고 예로보암의 길을 걸었다. 백성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임금이 아니라, 자신만을 위한 역모를 범했다. 예로보암이 이스라엘까지도 죄짓게 한 그 죄를 그도 뒤질세라 그대로 따라 걸었다. 유다의 아사와 이스라엘 임금 바아사 사이에는 그들이 살아 있는 동안 내내 전쟁이 일어났다.

바아사에 관한 주님의 말씀이 하나니의 아들 예후에게 내렸다. 이 예언자 예후를 같은 이름의 이스라엘 임금과 혼돈할 수가 있다(2열왕 9-10 참조). 그러나 예후 예언자는 아마도 여호사팟 임금에게 말을 전하는 선견자와 같은 인물일 것이다(2역대 19,2 참조). “나는 너를 먼지에서 들어 높여, 내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영도자로 세웠다. 그런데 너는 예로보암의 길을 걷고 내 백성 이스라엘을 죄짓게 하여, 그들의 죄로 나의 분노를 돋우었다. 이제 내가 바아사와 그 집안을 쓸어버리겠다. 네 집안을 느밧의 아들 예로보암의 집안처럼 만들겠다. 바아사에게 딸린 사람으로서 성안에서 죽은 자는 개들이 먹어 치우고, 들에서 죽은 자는 하늘의 새가 쪼아 먹을 것이다.”이런 처참하고 무시무시한 예언은 훗날 엘리야 시대 때의 아합 임금에게도 내렸다.

바아사의 나머지 행적과 그가 한 일, 그리고 그의 무용에 관한 것은 이스라엘 임금들의 실록에 쓰여 있지 않은가? 바아사는 자기 조상들과 함께 잠들어 티르차에 묻히고, 그의 아들 엘라가 그 뒤를 이어 임금이 되었다. 주님께서 하나니의 아들 예후 예언자를 통하여 바아사와 그의 집안에 관한 말씀을 내리신 것은, 그가 예로보암 집안처럼 되어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온갖 악한 짓을 저지르고, 제 손이 하는 일로 주님의 분노를 돋우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예로보암 집안을 치기까지 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그도 자기 전임자의 온 집안을 학살하였다.

이리하여 유다 임금 아사 제이십육년에 바아사의 아들 엘라가 이스라엘의 임금이 되어, 티르차에서 두 해 동안(기원전 887-886년) 다스렸다. 그런데 엘라의 신하이며 병거대의 절반을 지휘하는 지므리라는 장수가 그를 거슬러 모반하였다. 마침 임금이 티르차에 있는 궁내 대신 아르차의 집에서 연회 중에 술에 취하여 있을 때, 그의 병거의 반을 통솔하는 장관 지므리가 들어와 그를 쳐 죽이고, 유다 임금 아사 제이십칠년에 그 뒤를 이어 임금이 되었다. 지므리는 임금이 되어 왕좌에 앉자마자 바아사의 온 집안을 쳐서, 그에게 딸린 사람 가운데 일가든 친구든 사내는 단 하나도 남겨 두지 않았다. 그 역시 엘라의 아버지 바아사가 한 것처럼 전임자이자 자신의 주군인 엘라는 물론, 바아사의 집안 전체를 송두리째 멸하였다. 참으로 처참했다.

이렇게 지므리는 바아사의 온 집안을 사라지게 하였는데, 주님께서 하나니의 아들 예후 예언자를 통하여 바아사를 두고 하신 말씀 그대로였다(16,1-4 참조). 그것은 바아사가 지은 모든 죄와 그의 아들 엘라가 지은 죄 때문이었다. 그만큼 이들도 느밧의 아들 예로보암처럼 매우 몹쓸 짓들을 저질렀다. 이렇게 그들은 자기들만 죄를 지은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도 죄짓게 하여, 그들이 만든 우상들로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의 분노를 돋우었다. 죄는 또 다른 죄를 만들었다. 엘라의 나머지 행적과 그가 한 모든 일은 이스라엘 임금들의 실록에 쓰여 있지 않은가?

유다 임금 아사 제이십칠년에 지므리가 임금이 되어, 티르차에서 단지 이레 동안(기원전 886년) 다스렸다.[계속]

[참조] : 이어서 ‘12. 지므리와 오므리의 이스라엘 통치’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