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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살레시오회 : 참으로 완전한 사람은 자아에 죽고 주님께 사로잡혀 오로지 주님의 뜻만을 따릅니다!
작성자박양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9-07 조회수3,891 추천수5 반대(0) 신고

오늘 우리는 성모님의 여러 축일들 가운데 탄생일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아버지 요아킴은 나자렛 출신으로 존경받는 부자였습니다. 어머니 안나는 베들레헴 출신의 신심 깊은 여인이었습니다. 두 분은 열심한 신앙인이었지만 연세가 들도록 자녀가 없었습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요아킴은 자녀를 청하기 위해 광야로 들어갔고, 40일간 단식하며 기도를 했습니다. 안나 역시 집에 남아서 탄식하며 기도를 바쳤습니다. 두 분의 기도가 얼마나 간절했던지 마침내 주님께서 응답을 들어주셨습니다.

  

천사가 안나에게 나타나 온 세상에 이름을 떨칠 아기를 낳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안나는 아기가 태어나면 하느님께 봉헌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광야에서 기도하던 요아킴 역시 안나와 비슷한 환시를 받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요아킴이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안나는 성문 앞까지 마중을 나갔습니다. 두 분은 서로 부둥켜 않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드디어 출산 날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출산하고 보니, 결과는? 기대했던 아들이 아니라 딸이었습니다. 남아선호 사상이 강하던 당시 딸이다 보니 많이 두분의 실망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었지만, 즉시 마음을 바꿔먹었습니다. 하느님께 깊이 감사드리면서, 아기에게 마리아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또 하느님께 봉헌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마리아가 세살이 되었을 때, 예루살렘 성전에 데려가서 그곳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맡겼습니다.

  

성모님의 고향인 나자렛은 낙후된 지역 갈릴래아에서도 아주 후미진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전체 인구를 다 합해봐야 4백 명 정도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로마 제국의 식민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도 일제 강점기를 체험해봤기에, 당시 유다인들이 얼마나 힘겹게 살았는지, 나자렛의 마리아 역시 얼마나 팍팍한 삶을 살았었는지에 대해서는 즉시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이 보잘 것 없는 산골 소녀 마리아를 총애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 내려오실 당신의 통로이자 사다리로서 나자렛의 마리아를 선택하신 것입니다.

  

나자렛 마리아에게 전해진 특별한 소식,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는 소식은 마리아 개인에게 있어 너무나 영광스럽고 황송스러운 것이었지만, 동시에 두렵고 부담스런 소식이었습니다.

 

하느님의 크신 초대에 응답함으로 인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자신의 의지를 기꺼이 내려놓음으로 인해 완전한 시온의 딸, 하느님의 딸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중세기 신비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이러한 성모님의 충만하고 역동적인 신앙을 명문장으로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완전한 사람은 자아에 죽고 주님께 사로잡혀 오로지 주님의 뜻만을 따릅니다. 자신과 자아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는 데서 참 행복을 느낍니다. 그는 언제나 하느님의 뜻과 진리만을 알고자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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