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3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9-10 조회수3,532 추천수9 반대(0)

마음도 진화하는가?’라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몸의 진화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증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음이 진화한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합니다. 동물이나 식물에게는 마음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간만이 감정, 이성, 공감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물들에게도, 식물들에게도 감정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동물도 공감의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마음도 진화하는 것이 아닐까요? 학자들은 감정에는 6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기쁨, 분노, 두려움, 혐오, 슬픔, 고통의 감정입니다. 동양에서도 ‘47을 이야기합니다.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4단입니다. ‘희노애구애오욕이 칠정입니다. 4단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겸손한 마음, 옳고 그름을 식별하는 마음입니다. 7정은 기쁨, 분노, 슬픔, 두려움, 사랑, 미움, 욕망의 감정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주변의 상황에 적응하면서 진화하였다고 합니다. 두려움을 모르면 용감하겠지만 일찍 죽을 수 있다고 합니다. 혐오를 모르면 위생상태가 안 좋아져서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합니다. 고통을 모르면 상처 나고, 부러질 수 있다고 합니다. 늘 기쁘면 잘못을 성찰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야생마는 잘 달리지만 길들이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나 야생마를 길들일 수 있다면 능히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명마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감정은 선하거나 악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잘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를 더럽게 하는 것은 밖에서 들어와 도로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더럽게 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로는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힙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잔의 겉은 잘 닦지만, 잔의 속은 잘 닦지 않습니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라고 합니다. 인류는 이성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하지만 역사는 비이성적인 삶을 살았던 인류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실의 삶에서도 우리는 비이성적인 판단을 경험합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는 200개가 넘는 횟집이 있습니다.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가장 저렴하면서 가장 신선한 가게를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2달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적당히 둘러보고 또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회를 사먹습니다. 15,000원 짜리 책을 사는 대신 30분 걸어가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지만, 30,000,000원이 넘는 차를 사면서 15,000원을 아끼려고 30분을 걸어가지는 않습니다. 사랑하고 결혼할 때도 그렇습니다. 결혼해도 좋은 이유와 결혼하지 않아도 좋은 이유를 따지면서 결혼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사랑은 이성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성적인 판단을 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죽은 이의 장사는 죽은 이에게 맡기고 지금 당장 나를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하루 종일 일한 사람, 오후에 일한 사람, 저녁에 일한 사람에게도 똑같은 돈을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믿음을 보셨습니다. 자비를 이야기하셨습니다.

 

공감은 좋은 점이 있습니다.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아픔을 느끼면서 연대의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에게는 페르몬이 있어서 쉽게 공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공감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마녀사냥, 매카시즘, 왕따는 대표적인 잘못된 공감의 사례입니다. 예수님께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라며 공감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바라바를 풀어주시오.’라고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공감능력이 없다고 너무 자책할 것도 없고, 공감하지 않는다고 너무 서운해 할 것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정한 여인을 앞에 놓고 돌을 던지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 중에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시오.’ 그리고 여인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도 죄를 묻지 않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때에 누가 여러분에게 보아라, 그리스도께서 여기 계시다!’, 또는 보아라, 저기 계시다!’ 하더라도 믿지 마시오.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예언자들이 나타나, 할 수만 있으면 선택된 이들까지 속이려고 표징과 이적들을 일으킬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깨어 있어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어린이의 말을 하고 어린이의 생각을 하고 어린이의 판단을 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어렸을 때의 것들을 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게 됩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예전처럼 열정이 식었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습니다. 해는 지면 다음날 또 뜨기 마련입니다. 수평선은 돌면 다시 만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삶의 지평은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삶의 지평에 선 우리가 가야할 길을 알려 주십니다. 선한 마음으로 좋은 열매를 맺으라고 하십니다. 그런 사람은 반석위에 집을 지은 것과 같아서 풍랑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을 따라서 우리의 마음에 흔들리지 않는 신앙의 집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신앙의 집에 많은 사람들이 머물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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