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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살레시오회 : 저는 성전(聖戰)을 치러 냈습니다. 달려야 할 길을 끝까지 달렸습니다!
작성자박양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9-12 조회수2,535 추천수8 반대(0) 신고

유럽의 한 교구 신자들은 사제들의 강론을 듣는 것이 얼마나 지루하고 힘겨웠던지, 이런 식으로 계속 할거라면 강론을 없애자는 제안서를 교구청에 전달되기도 했답니다.

 

저도 가끔씩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하는, 잘 준비되지 않은 강론, 그날 성경말씀의 주제와는 관계가 없어도 너~무 관계가 없는 강론, 담화문 발표식의 강론, 신자들과의 교감이라고는 전혀 없는 일방통행식 강론, 이야기가 계속 가지를 쳐서 원줄기로 돌아오지 않는 길고도 긴 강론을 들으면서, 때로 강론도 고문, 혹은 폭력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론은 신자들의 영성생활에 너무나 큰 의미가 있고, 큰 기여를 하기에 제1순위에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님의 살아있는 강론과 삶은 큰 경종을 울리며 다가옵니다.

  

주교님의 강론은 언제나 군더더기가 없고 명쾌했습니다. 거기다 재미와 감동이 더해졌습니다. 자연스레 수많은 사람들이 멀리서부터 그를 찾아왔습니다. 그의 강론을 통해 사람들은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그의 강론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꿨습니다.

  

주교님의 강론은 결코 추상적이거나 구름 잡는 식의 애매모호한 강론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펼쳤던 강론의 특징은 핵심 키워드에로의 몰입이었습니다. 날카로움과 균형감각을 동시에 지녔습니다. 풍부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으로 언제나 청중들을 압도했습니다.

  

그의 설교가 얼마나 감동적이었던지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눈물과 탄성으로 인해 자주 설교가 중단되곤 했습니다. 환호와 박수, 눈물과 탄성은커녕 하품과 졸음, 분심과 분노를 유발시키는 오늘 우리들의 강론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주교님의 설교는 때로 쌍날칼보다 날카로웠습니다. 나누지 않는 부자들에게 강력한 경고장을 던졌습니다. 왕실의 부유하고 사치스런 생활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물 좋은 자리에 앉기 위해 뇌물을 상납한 주교들을 가차 없이 면직시켰습니다.

 

워낙 강경한 노선을 고수했던 주교님이었기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결국 그는 황실과 반대파 고위성직자들에 의해 파문되어 2차례나 유배를 떠나야 했습니다. 유배지에서 그는 238통이나 되는 보물 같은 편지를 남겼습니다. 407년 9월 14일 유배지에서 선종했습니다.

  

유배를 떠나기 전 남긴 말씀입니다.

 

“저는 성전(聖戰)을 치러 냈습니다. 달려야 할 길을 끝까지 달렸습니다.”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백성들을 향한 위로의 말씀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넘실거리는 큰 파도와 높은 풍랑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지만 결코 우리를 삼켜 버리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란 반석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바다가 아무리 화를 낸다 해도 그리스도의 바위를 파괴할 수는 없습니다. 파도가 큰 탑처럼 하늘 높이 치솟는다 할지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배를 삼켜 버릴 수는 없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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