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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5. 나봇의 포도원 / 통일 왕국의 분열[2] / 1열왕기[50]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9-22 조회수1,146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5. 나봇의 포도원(1열왕 21,1-16)

 

그 뒤에 일어난 일이다. 이즈르엘 사람 나봇이 이즈르엘에 포도밭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포도밭은 사마리아 임금 아합의 궁 곁에 있었다. 이스라엘 임금인 아합을 가끔 사마리아 임금으로 드물게 사용하곤 하였다(2열왕 1,3 참조). 이 칭호는 특별히 그를 사마리아 땅의 주인으로 묘사할 때가 더 잘 어울린다. 그의 아버지 오므리에게서 유산으로 물려받은(16,24) 사마리아는 이즈르엘의 호화로운 저택과 함께 아합의 고유한 소유가 되었다. 열왕기 저자는 작은 포도밭에 매달리는 아합의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그의 탐욕을 강조하려는 것 같다(이사 5,8 참조). 그렇지만 그는 좀 주관이 뚜렷하지 못했다. 그가 나봇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포도밭을 나에게 넘겨주게. 그 포도밭이 나의 궁전 곁에 있으니, 그것을 내 정원으로 삼았으면 하네. 그 대신 그대에게는 더 좋은 포도밭을 주지. 그대가 원한다면 그 값을 돈으로 셈하여 줄 수도 있네.”

 

그러자 나봇이 아합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는 제가 제 조상들에게서 받은 상속 재산을 임금님께 넘겨 드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이렇게 나봇의 태도는 단순히 자기 조상들의 땅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나붓 가문에게 나누어 주신 땅에 대한 신학적 의미를 충실히 받드는 것이다. 게다가 이 땅을 소유하고 있으면 자기 재산에 대한 권리를 언제든지 행사할 수 있지만, 임금의 손에서 다른 땅을 받게 되면 임금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에게 예속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아합은 이즈르엘 사람 나봇이 자기에게, “제 조상님들의 상속 재산을 넘겨 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한 말에 속이 몹시 상하고 화가 나서 궁전으로 돌아갔다.

 

그리하여 아합은 자리에 누워 벽을 향해 얼굴을 돌리고, 아예 음식을 들려고도 하지를 않았다. 그러자 그의 아내 이제벨이 들어와서 물었다. “무슨 일로 그렇게 속이 상하시어 음식조차 들려고 하지 않으십니까?” 임금이 아내에게 말하였다. “실은 내가 이즈르엘 사람 나봇에게 그대의 포도밭을 돈을 받고 주게. 원한다면 그 포도밭 대신 다른 포도밭을 줄 수도 있네.’ 하였소. 그런데 그자가 저는 포도밭을 임금님께 넘겨 드릴 수 없습니다.’ 하고 거절하는 것이오.”

 

러자 그의 아내 이제벨이 그에게 단호하게 말하였다. “이스라엘에서 왕권을 행사하시는 분은 그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이십니다. 그러니 일어나 음식을 드시고 마음을 편히 가지십시오. 제가 이즈르엘 사람 나봇의 포도밭을 당신께 넘겨 드리겠습니다.” 이는 페니키아 출신인 이제벨은 이스라엘에서 임금이 절대 권력자가 아니라 하느님의 권위에 제한을 받는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 각자에게 그 어떤 권리를 주신 것이다. 아합도 나봇의 이 권리를 함부로 제한할 수가 없었기에 마음을 끙끙거리는 것이다.

 

그 일이 일어난 후에, 그 여자는 아합의 이름으로 편지를 써서 그의 인장으로 봉인하고서는, 그 편지를 나봇이 사는 성읍의 원로들과 귀족들에게 곧장 보냈다. 이제벨은 그 편지에 이렇게 썼다. “단식을 선포하고 나봇을 백성의 첫자리에 앉히시오. 그런 다음, 불량배 두 사람을 그 맞은쪽에 앉히고 나봇에게, ‘너는 하느님과 너의 임금님을 저주하였다.’ 하며 그를 고발하게 하시오. 그리고는 그를 끌어내어 돌을 던져 죽이시오.” 사실 이스라엘 율법은 그 어떤 증언이 효력을 가지려면 적어도 증인이 두 사람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해 놓았다(신명 17,6). 더구나 율법은 하느님과 임금을 모독하는 죄는 죽음의 벌을 받아 마땅했다(탈출 22,27). 이렇게 두 증인의 참석과 원로들의 개입으로, 이 재판은 정의로운 판결의 골격은 갖춘 셈이다. 나봇이 죽음으로, 아합은 죽은 자의 소유를 차지할 수가 있게 되었다. 아합은 분쟁의 요소를 없애려고 아마도 포도밭 상속자가 될 그 아들까지도 살해하였을 것이다(2열왕 9,26; 여호 7,24-25 참조).

 

그 성읍 사람들, 곧 나봇이 사는 성읍의 원로들과 귀족들은 아합의 아내 페니키아 출신인 이제벨이 보낸 전갈 그대로, 그 여자가 편지에 써 보낸 그대로 다하였다. 그들이 온 마을에 단식을 선포하고는 나봇을 백성의 첫자리에 앉히자, 불량배 두 사람이 들어와서 그 맞은쪽에 정중하게 앉았다. 불량배들은 포도밭 주인 나봇을 두고 백성에게, “너는 하느님과 임금님을 저주하였습니다.” 하고 말하며 그를 고발하였다. 그리고는 사람들이 나봇을 성 밖으로 끌어내어 돌을 던져 죽인 다음에 이제벨에게 사람을 보내어 그가 돌에 맞아 죽었습니다.” 하고 전하였다.

 

이제벨은 나봇이 돌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아합 임금에게 다정스레 말하였다. “지금 일어나셔서, 이즈르엘 사람 나봇이 돈을 받고 넘기기를 거절하던 그 포도밭을 조건 없이 차지하십시오. 이제 그 포도밭 주인 나봇은 살아 있지 않습니다. 죽었습니다.” 그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는 아합은 일어나, 이즈르엘 사람 나봇의 포도밭을 차지하려고 그곳으로 재빨리 내려갔다.

 

바로 그때에 주님의 말씀이 티스베 사람 엘리야에게 곧장 내렸다.[계속]

 

[참조] : 이어서 ‘26. 엘리야를 통한 저주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나봇,이제벨,포도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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