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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9-28 조회수2,016 추천수9 반대(0)

1984년 신학교 3학년 겨울 방학 때입니다. 친구와 함께 나환자 마을로 봉사 갔습니다. 여름에 다녀온 친구가 같이 가자고 하였습니다. 나환자 마을에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아이들과 함께 놀았습니다. 마을에는 공소가 있었고, 공소 옆에는 사택이 있었습니다. 본당 신부님이 오시면 머물기도 하셨고, 신학생들이 봉사 오면 머무는 숙소였습니다. 공소 옆에는 종탑이 있었습니다. 종을 치면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노래를 좋아하던 친구는 기타를 치면서 아이들에게 노래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때 친구가 불러주었던 노래 중에 아직도 기억나는 노래가 있습니다. 제목은 나의 천사입니다. 가사는 이렇습니다. “우리들이 만나는 즐거운 일요일에/ 우리사랑 영원하라 주님께 기도하며/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마저도/ 우리들의 사랑을 축복하는 곳으로/ 이 세상에 너보다 어여쁜 이 있다면/이 세상에 너보다 사랑한 이 있다면/ 그런 말 모두다 거짓말이야/ 어여쁜 너, 어여쁜 너/ 나의 천사여당시에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의 눈망울이 생각납니다. 제가 천사처럼 그 아이들에게 간줄 알았는데 그 아이들이 제게는 천사였습니다.

 

욕심과 이기심이 가득한 사람은 비록 아름다운 외모와 화려한 의상을 입었어도 결코 천사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얀 날개가 없어도, 화려한 의상을 입지 않았어도, 아름다운 외모를 갖지 않았어도 우리는 모두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전하면 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되면 됩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천사입니다. 배려와 나눔이 있으면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도움의 손길로 다가왔다면 어찌 천사로 기억하지 않겠습니까? 주위를 돌아보면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막연히 잊고 살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사람들입니다. 신문사에도 천사들이 찾아오십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어린이들을 위해서 기부금을 전해주고 가시는 분도 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천사를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함께하는 부르클린 한인성당에도 매주 친교를 위해 기부금을 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천사는 결코 이론 속의 존재가 아닙니다. 늘 우리 곁에 있는 다정한 이웃입니다. 따뜻한 모습으로 이웃에게 다가간다면 누구나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입니다. 미카엘은 누가 하느님 같으랴?’라는 뜻입니다. 가브리엘은 하느님의 사람, 영웅, 이라는 뜻입니다. 라파엘은 하느님께서 고쳐 주셨다.’라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충실히 하는 사람,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 아픈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사람은 모두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형제들의 생일에 맞추어서 세례명을 정해 주셨습니다. 큰 형은 9월에 태어나서 미카엘, 작은 형은 12월에 태어나서 사도 요한, 동생 수녀님은 10월에 태어나서 프란치스카입니다. 저는 5월에 태어났는데 9월이 축일인 가브리엘로 정해 주셨습니다. 태어난 달의 축일은 아니지만 저는 저의 세례명을 참 좋아합니다. 어릴 때는 가별이라고 불렀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나타나서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습니다. 요셉에게 나타나서도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습니다.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응답하였습니다. 남모르게 파혼하려고 했던 요셉은 하느님의 뜻을 따라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저에게 대천사 가브리엘로 세례명을 정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가브리엘 천사처럼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삶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들 모두가 말과 행동으로 천사와 같은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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