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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된다.” 2021년 10월 3일
작성자정호 쪽지 캡슐 작성일2021-10-02 조회수912 추천수0 반대(0) 신고


천주교 부산교구 괴정성당 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유튜브 듣기 : https://youtu.be/XvQU0w5A3e4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된다.”


세상이 어려워지면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하던 고민들을 잠시 놓고 사는 모습입니다. 어려운 일들을 함께 겪으며 우리는 다시 단합하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되찾는 듯 보입니다. 우리가 다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다는 이야기들이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것을 보면서 당연할 수 있는 이 이야기가 꼭 부정적인 것만으로 해석될 이유는 없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국제적인 이 위기를 겪기 전 우리는 어느 시대에서도 경험한 적이 없는 개인주의로 치닫는 중이었습니다. 세상 무엇도 나보다 중요할 수 없는 세상에서는 모두가 개별화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도 구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함께 있어도 서로 ‘남’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가족들도 서로 해체되어 버린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결혼 한 세 쌍 중 한 쌍이 헤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하던 우리나라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결혼 시기가 늦어지는 이유가 곧 출산율의 감소로 나타나고, 또 청년들의 불안한 삶을 이유로 말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복을 찾아 경쟁하고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사람을 대신해 기계가 모든 것을 할 세상을 대비하며 모두가 기본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준비를 하자고 말하던 우리들의 모습 속에서도 우리는 모두 각 개인의 행복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가족 단위의 생활이 이루어진 동안 우리는 생각보다 이미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공간에 있기를 어색해하는 그리고 힘겨워하는 우리를 보았습니다. 가족임에도 말입니다.

복음 속 예수님께 이혼에 대해 묻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모세마저도 어쩌지 못했던 사람들의 굳어 버린 마음을 이야기하십니다.

“너희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모세가 그런 계명을 기록하여 너희에게 남긴 것이다.”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은가를 묻는 이들은 율법을 지키며 살고 사람들의 스승으로 살던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사고에도 이미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누군가를 버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예수님은 그들이 기억하고 다시 찾아야 할 가치를 알려주십니다. 그것은 사람의 원래 모습에 관한 가르침이었고, 결코 변하지 않는 하느님이 세우신 기준이었습니다. 곧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사람은 세상에 개별적으로 태어납니다. 혼자로 태어난 사람은 곧잘 자신의 존재를 ‘혼자’로 인식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근본은 누군가의 사랑을 통해 찾아옵니다. 그리고 사람은 자신을 완전하게 채울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하느님은 그것을 ‘거들짝’ 곧 누군가 타인을 통해 채울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두 사람이 사랑하여 이루는 결혼은 그래서 하느님 창조의 모습과 사람의 근본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일입니다. 곧 혼인은 하느님이 사람에게 내려주신 최고의 축복이고 사람 삶의 근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사랑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은 자신의 고백과 함께 살아가는 것으로 인생을 정하는 창조의 과정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창조의 신비를 경험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누구보다 이 사랑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꼭 이성간의 사랑이 아니어도 가족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우정, 그리고 공동체 안에 형성되는 사랑의 모습은 모두 하느님으로부터 나오는 사람의 근본입니다.

모두의 예상대로 우리가 이전의 상황으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경험하고 있으므로,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을 잃고 있었던 것인지 확인했기에 우리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근본을 되찾는 것으로 이전보다 훨씬 더 좋아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길 꼭 소망합니다.

모든 가족들, 모든 연인들,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이 맺어주신 이 관계가 회복되기를 다 함께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천주교, 부산교구, 괴정성당, 정호 빈첸시오 신부, 오늘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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