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0-04 조회수1,769 추천수8 반대(0)

국 중에 김이 나지 않으면서 뜨거운 국이 있습니다. 매생이 국입니다. 완도에는 미운사위에게는 매생이 국을 끓여 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매생이 국은 뜨겁지만 거의 김이 나지 않기 때문에 무심코 먹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뜨거운 국물은 뱉기 마련입니다. 잘못하면 목에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나운 동물이나 독이 있는 뱀을 보면 피하기 마련입니다. 가까이 하다가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몸은 자극에 반응하면서 진화하였습니다. 자극에 반응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려웠습니다. 더운 사막에 사는 사막여우는 더위를 이겨 내기 위하여 적당히 마른 몸을 가지고 있고 큰 귀를 통해 몸속의 열을 많이 방출합니다. 반대로 추운 북극에 사는 북극여우는 추위를 견디기 위하여 몸에 지방층이 두껍게 발달했으며 작은 귀로 열이 많이 방출되는 것을 막습니다. 사막여우, 북극여우와 같이 생물이 오랜 시간에 걸쳐 환경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을 적응이라고 합니다.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추운 북극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의 평균 몸무게는 77kg이지만 더운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평균 몸무게가 57kg입니다. 몸속의 지방은 체온이 발산되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에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에스키모인들의 몸은 다른 지역의 사람들보다 지방층이 매우 많이 발달되어 있어 몸무게가 많이 나가게 됩니다. 반대로 기후가 따뜻하면 할수록 몸속의 열을 많이 방출해야 하므로 지방층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따뜻한 지역으로 갈수록 사람들의 지방층이 적어지므로 평균 몸무게가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기후의 차이는 에스키모인들과 사막인들의 몸무게뿐만 아니라 체형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에스키모인들은 대체로 팔과 다리가 짧고 큰 가슴과 긴 상체를 가지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뭉툭한 체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에 열이 덜 노출되도록 발달하였습니다. 반대로 사막인들은 신체의 표면이 외부에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가늘고 긴 몸을 가지고 있어 몸의 열을 효과적으로 발산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몸이 환경과 자극에 적응하는 것은 본능적인 면이 있습니다. 인간도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몸과 마음으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마치 비워있는 집에 먼지가 쌓이듯이 마음에도 먼지가 쌓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밀과 가라지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농부는 밭에 밀을 심었지만 가라지도 함께 자란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의 몸은 아무리 적응을 잘 한다고 해도 늘고, 병들고, 죽는 과정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경험이 되고, 연륜이 될 수 있습니다. 깨달음을 얻고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종교는 우리가 몸으로 사는 존재가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사는 존재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 것은, 우리를 위해 죽으신 것은 몸의 적응과는 다른 길입니다. 그러나 그 희생과 죽음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 주는 부활의 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몸과 마음을 다스리시는 하느님을 따라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요나의 말을 들었던 니네베 사람들은 모두 회개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회개한 니네베 사람들을 벌하지 않으시고 용서해 주셨습니다. 나의 몸을 가꾸는 만큼 나의 마음이 하느님께로 향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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