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주님께는 이스라엘 사람들도 소중했지만 니네베 사람들 역시 소중했습니다!
작성자박양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0-04 조회수943 추천수3 반대(0) 신고

성경에 등장하는 여러 예언자들 가운데 참으로 솔직하고 인간적인, 그래서 어쩌면 오늘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한 예언자가 있었으니, 바로 요나입니다. 보통 다른 예언자들은 비록 주님의 명령이 두렵고 떨렸지만, 거부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때로 너무 부담스러워 주님께 따지기도 하고, 울부짖기도 했지만, 대체로 마지막에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했습니다. 

 

그러나 요나는 주님께서 전하라고 하는 말씀,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네베로 가서 그 성읍을 거슬러 외쳐라. 그들의 죄악이 나에게까지 치솟아 올랐다.”는 예언의 말씀을 들은 체 만 체 하며, 주님을 뒤로 하고 도망쳐버렸습니다. 부담스런 주님과 엮이지 않으려고 타르시스로 가는 배를 타버린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신 소명에 대한 거부의 결과는 혹독했습니다. 그는 놀랍게도 물고기 뱃속으로 들어가 사흘간이나 머무는 특별한 체험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참 하느님께서도 참 재미있으십니다. 거부에 대한 벌로 육체적 질병을 겪게 한다든지, 뜻하지 않은 시련을 겪게 하셔도 될 텐데, 요나를 물고기 뱃속으로 들어가게 합니다. 

 

물고기가 사람 뱃속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사람이 물고기 뱃속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아마도 커다란 고래 뱃속이었겠지만. 고래뱃속 깊은 곳, 캄캄한 곳에서 사흘을 버티는 동안 요나의 인생은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됩니다. 절박한 상황 앞에 놓인 요나는 간절히 온 마음을 다해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 기도는 존재론적인 심오한 변화를 가져옵니다. 

 

사흘간의 죽음체험을 통해 요나는 온전한 주님의 참 예언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또한 요나는 참회와 동시에 찬양과 감사의 기도를 주님께 바칩니다. 

 

“제가 곤궁 속에서 주님을 불렀더니 주님께서 저에게 응답해 주셨습니다. 당신께서 바다 속 깊은 곳에 저를 던지시니 큰 물이 저를 에워싸고 당신의 그 모든 파도와 물결이 제 위로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주 저의 하느님 당신께서는 저를 구렁에서 저를 건져 올리셨습니다.”(요나서 2장 3~7절) 

 

드디어 요나는 일말의 두려움 없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백성들 앞으로 다가섭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때로 거침없이 주님께서 주신 메시지를 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요나로부터 전해진 신탁의 말씀에 니네베 주민들은 임금에서부터 시작해, 모든 대신들과 백성들이 참회를 하게 됩니다. 단식과 금육을 실시하면서 크게 가슴을 쳤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크게 회심하는 표시로 사람들만 자루 옷을 걸치고 단식을 하면 될 텐데 아무런 죄도 없는 소나 양, 낙타나 염소에게까지 자루 옷을 입혔으며 단식에 동참하게 만들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강제로 이상한 옷을 입히고 밥도 주지 않으니 동물들이 꽤나 당황했을 것입니다. 그만큼 니네베 사람들의 회개 의지가 강력했던 것입니다. 

 

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신 주님의 마음이 드디어 눈 녹듯이 녹아내렸습니다. 단단히 징벌하려던 주님께서는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그들의 모습을 보셨습니다.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습니다. 

 

한편 편협된 요나의 구원관에 비해 주님께서는 구원의 보편성을 장엄하게 선포하십니다. “오른쪽과 왼쪽을 가릴 줄도 모르는 사람이 십이만 명이나 있고, 또 수많은 짐승이 있는 이 커다른 성읍 니네베를 내가 어찌 동정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요나서 3장 11절) 

 

우리 주님은 크고 너그러우신 분입니다. 주님께는 이스라엘 사람들도 소중했지만 니네베 사람들 역시 소중했습니다. 그들 역시 당신께서 손수 창조하신 사랑스런 피조물이었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