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0-07 조회수1,652 추천수9 반대(0)

카뮈의 소설 이방인이 있습니다. 이방인을 몇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공간의 관점입니다. 지금은 교통수단의 발달로 낯선 곳으로 가는 것이 수월합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낯선 곳으로 간다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결단이 있어야 했습니다. 중학생 때입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서 전학 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같이 학원도 다녔고, 친구의 집으로 놀러 가기도 했습니다. 경상도 말투가 강했던 친구에게 서울을 낯선 곳이었고, 마치 이방인과 같았습니다. 시간의 관점입니다. 그린란드에 살던 원주민들은 시간의 관점에서는 거의 2000년 전의 모습이었습니다. 생각, 관념, 문화가 달랐습니다. 예전에 부시맨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시간과 공간에 있지만 부시맨은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공감의 관점입니다. 대중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군대에서는 그런 사람을 고문관이라고 했습니다. 대중의 정서를 초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서에서는 그런 사람을 예언자라고 합니다. 카뮈의 이방인은 어떤 경우인지 생각해 봅니다.

 

노아의 홍수를 생각합니다. 사막과 같은 광야에서 홀로 커다란 배를 만들고 있는 노아는 당시 사람들에게는 이방인이었을 것입니다. 환경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예전에는 이방인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후 위기를 체험하는 요즘 환경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예언자였음을 알게 됩니다. 미국의 서부는 꺼지지 않는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동부는 갑작스러운 폭우로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함께 살아야 할 많은 생명이 사라졌습니다. 즈카리야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즈카리야 예언자를 죽였습니다. 자신들의 뜻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헤로데는 세례자 요한을 죽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하느님의 뜻을 전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는 폭행을 당했다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포도원 소작인들이 하느님께서 보낸 사람들을 때리고, 쫓나낸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하느님의 아들마저 죽인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방인, 고아, 과부, 세리, 가난한 이들을 잘 돌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들도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예언자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회개의 세례를 베풀고, 단식을 하면 좋은 날 사람들에게 불안을 준다고 비판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복음을 전하고, 표징을 보여주었더니 사람들을 선동한다고 비판합니다. 오늘 복음도 그렇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지고, 소경이 눈을 뜨고, 갇힌 이들이 자유를 얻고, 아픈 사람들이 치유되는 현장을 보면서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자렛에서 저렇게 멋진 예언자가 나올 수 없다고 단정합니다. 완고함이 하느님의 아들까지도 마귀의 힘을 빌린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와 같은 완고함은 2021년에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하느님과 함께 하지 않으면 무질서한 삶을 살게 된다고 하십니다. 아무리 잘 지은 집도 3년만 사람이 돌보지 않으면 먼지가 쌓이고, 엉망이 되곤 합니다. 집 앞의 텃밭도 한해만 돌보지 않으면 잡초가 무성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여러분은 가지입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말라 버린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나는 착한 목자라고 하셨습니다.’ 양들은 목자와 함께 있어야 안전하다고 하셨습니다.

 

악한 세력은 힘들고 어려운 일 속에서도 우리를 넘어트리지만, 즐겁고 기쁜 일을 통해서도 우리를 하느님과 멀어지게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일지라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중요합니다. 기쁘고 즐거운 일일지라도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믿음이 중요합니다. 결국 우리에게 주어지는 일들이 우리를 구원에로 이끄는 것은 아닙니다. 율법이 우리를 구원에로 이끄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일들 속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을 찾고,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날 수 있도록 살아가는 우리들의 믿음이 우리를 구원에로 이끄는 것입니다. “주님은 영원히 좌정하여 계시고, 심판하시려 어좌를 든든히 하셨네. 그분은 누리를 의롭게 심판하시고, 겨레들을 올바로 다스리시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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