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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6. 굶주림에 허덕이는 포위된 사마리아 / 북 이스라엘의 멸망[1] / 2열왕기[1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0-25 조회수633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6. 굶주림에 허덕이는 포위된 사마리아(2열왕 6,24-7,2)

 

이 일이 있고 나서 한참이 지난 후의 나중에, 아람 임금 벤 하닷이 전군을 소집하고 올라와서는, 다시 사마리아를 온 사방에서 포위를 하였다. 사실 여기에 나오는 아람 임금은 사마리아의 포위를 이미 시작한 벤 하닷 2세를 가리킨다(1열왕 20,1과 동일 임금임). 그렇지만 역사학자와 고고학을 다루는 이들은, 하지엘의 아들인 벤 하닷 3세가 이 전쟁을 이끌었다고 보기도 한다.

 

아무튼 그들의 포위가 계속되자, 사마리아는 큰 굶주림에 시달려 나귀 머리 하나가 은 여든 세켈에 팔리고, 비둘기 똥 사분의 일 캅이 은 다섯 세켈에 팔릴 지경까지 이르렀다. 사실 이번의 굶주림은 가뭄으로 말미암은 것과는 달리(8,1 참조), 성읍이 강력한 아람 군에 의해서 완전히 포위가 되어 양식을 구하기 어려운 데에서 왔다. 그리고 비둘기 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부하다. 다만 음식이나 연료, 심지어 소금과 같은 조미료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스라엘 임금이 성벽 위를 지나갈 때, 한 여자가 갑자기 울부짖었다.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그러자 임금이 대답하였다. “주님께서 너를 돕지 않으시는데, 내가 어찌 감히 너를 돕겠느냐? 저 타작마당의 곡식으로 돕겠느냐? 이 성안의 술틀의 포도주로 돕겠냐?” 여기서 타작마당은 곡식을, 술틀은 포도주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면 그래도 이해는 무난하다. 이렇게 임금은 자기 백성을 먹여 살릴 양식이 도무지 없음을 크게 한탄한다.

 

그러면서 임금은 너무나 마음이 아파, 그 울부짖는 여자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 하고 물었다. 그 여자가 대답하였다. “여기 있는 이 여자가 저에게 당신 아들을 내놓으시오. 오늘은 당신 아들을 우리가 잡아서 같이 먹고, 내일은 내 아들을 잡아서 같이 먹읍시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 제 아들을 삶아서 같이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튿날 제가 당신 아들을 내놓으시오. 잡아서 같이 먹읍시다.’ 하였더니, 이 여자가 자기 아들을 감추어 버렸습니다.”

 

어쩌면 이런 끔찍한 일은, 적군에 포위를 당하였을 때에 실제로 수차 일어났다(레위 26,29; 신명 28,53-57 참조). 임금은 이 여자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내 자기 옷을 찢었다. 그리하여 임금이 성벽 위를 지나갈 때, 백성은 그가 속에 자루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처럼 임금은 하느님 앞에서는 자신을 낮추는 표시로 자루옷을 입는데, 남의 눈에는 크게 띄지 않게 하려고 임금의 복장 안에 입었다. 임금이 말하였다. “사팟의 아들 엘리사의 목이 오늘 그대로 붙어 있으면, 하느님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시고 또 내릴 것이다.” 임금의 분노는, 이 성읍을 징벌하는 재앙이 내리도록 예언자가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암사한다.

 

그때에 엘리사는 집에 앉아 있었고, 몇 명의 원로들도 그와 함께 앉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원로들은 하느님의 사람에게 문의하러 와 있던 사람들이다. 바로 그때에 임금이 자기 주변의 어떤 이를 보냈는데, 그 전령이 오기 전에 엘리사가 원로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저 살인자가 내 목을 베려고 사람을 보낸 것을 아십니까? 전령이 오는 것을 보고 있다가 문을 잠그십시오. 문을 단단히 걸어야 합니다. 그를 따라오는 주군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여기서 살인자는 주님의 예언자들과 나붓을 없애게 한 이는 대단히 포악한 이스라엘 임금인 아합을 암시한다. 이렇게 나붓의 살해에 대한 엘리야의 재앙에 대한 예언은 아합의 아들 시대에 닥친다고 되어 있다(1열왕 21,19.29 참조). 곧 아합의 아들 요람의 치세 때를 말한다. 아무튼 엘리사가 아직 원로들에게 말하고 있는 사이에 임금이 그에게 내려와 말하였다. “이 재앙은 분명 주님께서 내리신 것이오. 그런데 이제 내가 주님께 무엇을 더 바라야 한단 말이오?”

 

그러자 엘리사가 임금에게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을 분명히 들으십시오.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일 이맘때에 사마리아 성문 앞에서 장이 열릴 때에, 고운 밀가루 한 스아가 한 세켈, 보리 두 스아가 한 세켈 할 것이다.’” 사실 고운 밀가루 한 스아는 약 6캅이다. 그런데 앞에서 비둘기 똥 사분의 일 캅이 은 다섯 세켈에 팔린다고 하였다. 곧 비둘기 똥 한 캅은 20세켈인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고운 밀가루 6캅이 한 세켈에 팔리고, 보리 두 스아 곧 12캅이 한 세켈에 팔린다고 하니, 사마리아 성읍 안은 먹을거리가 대단히 많다는 뜻이다.

 

그때에 임금을 부축하고 있던 무관이 하느님의 사람에게 비꼬는 투로 말하였다. “주님께서 하늘의 창문을 여신다 한들, 어찌 그러한 일이 일어날 리 있겠습니까?” 이렇게 하늘의 창문을 연다는 표현은, 궁창을 열어 사람들이 살고 있는 땅에 윗물을, 곧 비를 내리신다는 뜻이다. 엘리사가 대답하였다. “그대는 그러한 일을 직접 보게 될 것이오. 그러나 먹지는 못할 것이오.”

 

그때에 사마리아의 성문 어귀에는 나병 환자 넷이 있었다.[계속]

 

[참조] : 이어서 ‘17. 아람군이 진지를 두고 달아남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벤 하닷,사마리아,엘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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