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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힘센 용사라 불렀더니 정말 힘센 용사가 되었다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21-10-31 조회수908 추천수2 반대(0) 신고



 

"힘센 용사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판관 6,12)


위의 말씀은 제가 마음에 두고 새기며 좋아하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천사가 기드온을 처음 만나 주실 때에 바로 "힘센 용사"라고 불러 주셨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때 기드온의 모습은 '힘센 용사'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인들이 씨를 뿌려 놓으면, 미디안족과 아말렉족과 동방인들이 올라와서 땅의 소출을 다 빼앗아 갔고, 그래서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도 미디안족의 눈을 피해 밀을 감추어 두려고, 포도 확에서 밀 이삭을 떨고 있을 때 일입니다.

 

그러니까 밀을 감추어 두려고 포도 확에 숨어서 밀 이삭을 떨고 있는 기드온의 모습이 사실 '힘센 용사'의 모습은 아니었고, 속된 표현으로는 쫄장부의 모습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천사는 그런 기드온을 '힘센 용사'라고 불러주었습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에 나오는 싯구가 떠오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그러니까 주님의 천사가 쫄장부의 모습을 한 기드온에게 '힘센 용사'라고 불러 주었더니 기드온이 정말 '힘센 용사'가 되어 바알 제단을 헐고 아세라 목상을 잘랐으며 그것들을 불에 태워 둘째 황소를 번제물로 바쳤고, 미디안족을 쫓아내는 대단한 장수가 되었으니까요.

 

우리는 이렇게 쫄장부의 모습을 하고 있던 기드온을 '힘센 용사'라고 불러 주신 주님의 마음을 깊이 묵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이웃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며 살고 있나요? "어유, 저 진상, 밉상!" 이런 이름으로 부르면 그는 정말 진상으로, 밉상으로 나에게로 다가옵니다. 우리도 주님의 천사처럼 지금 모습은 진상이고 밉상이지만 진상과 밉상 말고 그의 이름을 '꽃'으로 불러주어 꽃이 되어 나에게 오도록 해 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기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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