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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루카14,25-33)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03 조회수556 추천수0 반대(0) 신고

 

2021년 11월 3일 수요일

[연중 제31주간 수요일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루카14,25-33)

   

1독서<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로마13,8-10)

형제 여러분, 8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것은 예외입니다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완성한 것입니다.

9 “간음해서는 안 된다살인해서는 안 된다도둑질해서는 안 된다탐내서는 안 된다.”는 계명과 그 밖의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그것들은 모두 이 한마디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됩니다.

10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화답송 시편 112(111),1ㄴㄷ-2.4-5.9(◎ 5)

◎ 잘되리라후하게 꾸어 주는 이!

○ 행복하여라주님을 경외하고그분 계명을 큰 즐거움으로 삼는 이그의 후손은 땅에서 융성하고올곧은 세대는 복을 받으리라

○ 올곧은 이들에게는 어둠 속에서 빛이 솟으리라그 빛은 너그럽고 자비로우며 의롭다네잘되리라후하게 꾸어 주고자기 일을 바르게 처리하는 이

○ 가난한 이에게 넉넉히 나누어 주니그의 의로움은 길이 이어지고그의 뿔은 영광 속에 높이 들리리라

 

복음<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14,25-33)

그때에 25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는데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26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아내와 자녀형제와 자매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7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8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공사를 마칠 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느냐?

29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30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

31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가려면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 오는 그를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32 맞설 수 없겠으면그 임금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평화 협정을 청할 것이다.

33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제1독서 (로마서13,8-10)

  

"형제 여러분,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것은 예외입니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완성한 것입니다." (8)

 

사도 바오로는 로마서 13장 1-7절에서 하느님의 자녀라 할지라도,성도는 세상에서는 한 국가에 속한 국민이므로 세상 권위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을 권면했다.

 

이제 이어지는 로마서 13장 8-10절에서는 세상에서의 이웃에 대한 성도의 자세가 사랑에 근거해야 함을 교훈한다.

로마서 13장 8절의 상반절은 사랑의 빚 외에는 어떠한 의무도 해결하지 않고 남겨 두어서는 안됨을 권면한다.

 

사도 바오로는 앞의 6절과 7절에서 공공 부채라고 할 수 있는 세금 문제를 다루었고, 이어서 개인 부채에 관해 언급한다.

 

'빚을 지지'로 번역된 '오페일레테'(opeillete)는 '빚지다', '의무가 있다'를 뜻하는 '오페일로'(opeillo)의 현재 시제 명령이다.

 

고대 희랍어 문헌에서 이 동사는 두 가지 의미로 쓰였다.

목적어를 수반하여 '빚지다'와  부정사를 수반하여 '은혜를 입다'가 그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넓게 보면 금전적 채무 뿐만 아니라 개인이나 국가의 법에 대한 도덕적 의무도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원문에는 '아무에게도'로 번역된 '메데니'(medeni)가 문두에 나와 강조되어 있다.

이것은 성도인 우리가 형제든지 이웃이든지 빚을 지는 것이 좋지 못함을 강조한다.

 

공공 부채인 세금이 연체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고 재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도 빚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무엇이든지 빚진 것은 빨리 갚아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웃에게 진 빚은 빨리 갚지 않으면 불화와 긴장의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일은 사탄에게 훼방할 수 있는 좋은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로마서 13장 8절은 재정적 의미의 빚을 자제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보다 큰 강조점이 도덕적 채무의 허용에 있다고 보는 것이 좋다.

 

사도 바오로는 도덕적 측면을 잘 보여주는 '사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다른 면에 있어서는 채무 관계가 없어야 하지만, 하느님의 백성은 도덕적 측면에서는 서로 베풀고 베풂을 받는 삶을 살아야 하고, 또한 그러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는 강조적 표현을 하고 있다.

 

즉 사도 바오로는 빚을 지지 말도록 권하면서 '서로 사랑하는 것'에서만은 예외를 두고 있다.

 

'서로 사랑하는 것'으로 번역된 '토 알렐루스 아가판'(to allellus agapan)에서 '아가판'(agapan)은 '사랑하다'를 뜻하는 '아가파오'(agapao)의 부정사이며, 중성 관사 '토'(to)와 함께 쓰였다.

 

일찌기 Origenes는 '사랑의 빚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남아 있고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으며, 이것은 우리가 매일 주고 받는 영원한 것' 이라고 했다. 

우리 중에 이 사랑의 채무를 완전히 변제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은 언제나 진행형이고 계속적인 것이어야 한다.

사도 바오로는 현재 부정사 '아가판'(agapan)을 통해 이같은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시며 이것이 새 계명이라고 하셨다(요한13,34-35).

그리고 사도 바오로는 로마서 13장 8절에서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완성한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사랑이 율법의 완성임을 보여준다.

 

여기 '남을'로 번역된 '톤 헤테론'(ton heteron)은 나와 구별되는 이웃에 대해서만 쓸 수 있다.

그리스도의 법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며(1코린10,24), 이웃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것은 율법을 완성하는 통로가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으로 번역된 '호 아가톤'(ho agaton)은 '사랑하다'를 뜻하는 '아가파오'(agapao)에 관사를 가진 현재분사이므로, 진행 중의 동작을 나타낸다.

사랑하는 것은 과거나 미래 시제가 있어서는 안되고, 현재 시제가 될 때에만 가치가 있다.

 

사도 바오로가 여기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인들을 위해 죽으신 그 사랑을 통해 율법을 완성하셨다는 것과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사랑한다면 그들 역시 율법을 완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교회나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들을 완전하게 결합시켜 줄 수 있는 재료는 사랑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가 한결같이 서로를 사랑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사랑하도록 힘써야 한다.

그리고 조건없이 사랑해야 한다.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복음(루카14,25~33)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6~27)

 

루카 복음 14장 26절에서 '미워하지'에 해당하는 '미세이'(misei; hate)의 원형 '미세오'(miseo)는 단순히 '미워하다'(히브1,9)는 문자적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여기에서 '미세오'라는 동사는 셈족어에서 자주 사용되는 과장법적 표현으로 쓰였고, 실제적으로는 '덜 사랑하다' 의미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마태6,24).

 

본절과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마태오 복음 10장 37절에 나오는 '더 사랑하다'는 표현 속에서 그 어떤 대상도 예수님보다 더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본절은 마태오 복음 사가의 표현과 관련지어 볼 때에도, 여기에 열거된 사람들을 실제로 미워하라는 뜻이 아니라, 예수님보다 덜 사랑하라는 셈어적 표현인 것이다.

 

여기서 '미워하다'는 말이 가리키는 '덜 사랑하다'는 뜻은 상대적으로 가장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모든 것에 우선하여 예수님을 사랑하라는 강조적 표현이다.

 

그러나 '마세오' 동사는 위의 의미 뿐만 아니라 '근본적 단절'이라는 뜻도 있기에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본절에 열거된 대상들과 단절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있다는 뜻도 들어 있다.

 

결국 예수님께서는 그 어떤 무엇보다 우선하여 예수님을 따를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제자임을 강조하기 위하여, 오히려 예수님 외에 다른 모든 것을 '미워하라'는 셈어적 과장법을 사용하여 말씀하신 것이다.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루카 복음 14장 27절은 26절에 이어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두번째 조건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고 예수님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짊어지고'에 해당하는 '바스타제이'(bastazei; bear; carry)의 원형 '바스타조'(bastazo)는 '옮겨가다', '참다', '짐을 지다'는 뜻으로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의 고난의 모습을 다각도로 묘사한다.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마태오 복음 10장 38절에서는 '취하다'는 뜻의 '람바노'(lambano) 동사를 사용하고 있으며, 또한 루카 복음 14장 27절의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는 표현 대신에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그러니까 두 구절을 비교해 보면, 마태오 보다 루카 복음사가가 더욱 더 강한 어조로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참된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고난이라도 감수해야 함을 당시 로마 세계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사형 방법이었던 십자가 처형까지 예를 들면서 강조하신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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