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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04 조회수1,719 추천수10 반대(0)

수도자들은 서원을 하면서 3가지 서약을 합니다. ‘청빈, 정결, 순명입니다. 본당에서 수도자들이 오고, 가는 것을 보면 작은 가방이 전부였습니다. 청빈은 세상의 것을 포기하고,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는 표징입니다. 정결은 오직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살겠다는 다짐입니다. 순명은 자신의 뜻이 아닌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렇게 청빈, 정결, 순명은 수도자가 이 세상에 살면서 천상의 삶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됩니다. 성직자들도 서품을 받기 전에 3가지 서약을 합니다. ‘신앙고백, 독신, 순명입니다. 신앙고백은 말씀을 선포할 때 교회의 가르침을 전하겠다는 약속입니다. 독신은 오직 하느님의 일만을 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세상의 것을 추구하는 독신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순명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바치겠다는 약속입니다. 프랑스의 파리 외방 전교회 사제들은 순명으로 조선으로 왔고, 복음을 전하면서 순교하였습니다.

 

수도자와 성직자가 3가지 서원을 하지만 한 가지가 다릅니다. 성직자는 청빈 서약을 하지 않습니다. 세리였던 마태오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듯이, 사제는 교회의 재산과 조직을 관리하게 됩니다. 지금은 자리를 옮기면 가방 2개면 만족하지만 예전에는 자리를 옮길 때면 작은 트럭이 필요했었습니다. 필요한 물건이 많았습니다. 청빈 서약을 하지 않았지만 사제가 소유에 집착하면 복음을 전하는 일에 소홀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복음을 전하는 데는 소유보다는 비움이 더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청빈 서약을 하지 않는 것은 교회의 재산을 투명하게 보존하고, 관리하라는 의미입니다. 처음 본당신부가 되었을 때입니다. 성당의 땅에 집을 짓고 사는 분들이 10명 정도 되었습니다. 매월 임대료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점유를 인정하게 되고, 나중에는 성당의 땅에 대한 권리를 행사 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임대계약서를 작성했고, 모두에게 서명을 받아 임대료를 받았습니다. 후임 신부님은 임대계약서를 토대로 사람들이 이사를 가면 땅을 정리 할 수 있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미주지사의 일을 하면서 3가지를 신경 쓰게 됩니다. 하나는 매주 신문을 제작하는 것입니다. 한국 본사에서 오는 기사와 미주 지역의 기사를 편집해서 신문을 제작합니다. 필진을 섭외하고, 미주 지역의 행사들을 취재합니다. 보람 있고, 즐거운 일입니다. 다른 하나는 직원들과의 관계입니다. 편집, 취재, 회계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기쁘게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매주 월요일은 직원과 후원회원을 위한 미사를 봉헌합니다. 매주 수요일은 편집회의 합니다. 이것도 제게는 큰 어려움이 없는 일입니다. 세 번째는 신문사의 유지와 운영입니다. 지난 2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신문홍보를 거의 갈 수 없었습니다. 신문사의 재정은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이루어집니다. 홍보를 가야 독자를 늘릴 수 있고, 사람을 만나야 후원을 받을 수 있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교무금과 헌금으로 운영되는 본당과는 다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신문사는 복음 전하려는 사명과 운영하려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사제는 본인을 위해서는 건강, 기도, 학식을 쌓아야 하지만, 재정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신자들이 어렵게 낸 헌금과 교무금을 잘 관리하는 것도 사제가 해야 할 직무입니다. 돈은 무조건 멀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쓰일 수 있도록 잘 관리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교회의 재정은 세상의 일처럼 이윤을 창출하는 것만이 목적은 아닙니다. 교회의 재정은 공정하고, 올바르게 운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을 돕고, 선교를 하는 곳에 쓰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신자들의 영적인 성숙을 위한 교육과 피정에 많이 쓰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예루살렘에서 일리리쿰까지 이르는 넓은 지역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일을 완수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나는 그리스도께서 아직 알려지지 않으신 곳에 복음을 전하는 것을 명예로 여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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